뉴스 > 학술

“정교분리의 탈신화 필요한 시점”

편집부   
입력 : 2009-09-28  | 수정 : 2009-09-28
+ -

이창익 교수, 종교평화 세미나서 주장

이창익 교수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현종 스님)와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세영 스님손안식)가 827범불교도대회 1주년을 기념해 ‘불교와 국가권력, 갈등과 상생’을 주제로 9월 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종교평화를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창익 한신대 연구교수가 ‘정교분리, 종교를 떠난 종교의 마지막 흔적’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많은 이들이 정교분리를 ‘종교의 정치적 중립’이나 ‘종교에 대한 정치적 불간섭’이나 ‘국가에 의한 종교교육과 종교활동의 금지’나 ‘국가에 의한 특정종교의 우대와 차별의 금지’등으로 해석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정교분리가 일차적으로 공공영역으로부터의 종교의 제거였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근대국가 형성과정을 살펴보면 정교분리는 ‘공적 공간의 종교적 중성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종교가 지닌 애매한 위상으로 인해 종립학교와 종교단체에 대한 세금공제, 공립학교에서의 예배과목 문제, 특정종교에 의한 공공자금 활용 등의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정교분리는 역사적 산물이며, 나아가 필연적으로는 해체되어야 할 역사적 현상”이라면서 “우리에게 가장 먼저 요청되는 것은 ‘정교분리의 신화’를 탈신화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정교분리는 정치와 종교가 분리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가가 종교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을 유지시키지만, 정교분리는 정치와 종교의 벽을 설정해 종교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지 결코 그 해답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끝으로 “정교분리가 종교를 떠난 종교가 남긴 마지막 유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정교분리의 신화를 해체할 때 우리가 바로 그 지점에서 종교와 정치의 관계문제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w_img_6520.jpg

이날 세미나에서는 △종교와 정치권력, 역사적 전개와 교훈 △불교와 정치권력, 최근 100년간 한국에서의 전개와 문제점 △불교와 정치권력(2) 등 3개의 섹션에서 총 11개의 논문이 발표됐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