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죽비소리

참된 빛은 빛나지 않는다
그녀가 6년 만에 돌아왔다. 그것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7박 8일 일정으로 완연한 가을속 경주로. <이야기 치료> 창시자인 마이클 화이트는 “우리의 삶을 이루는 것은 바로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삶의 서사이다.”라고 말했다.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오래전 일이다. 그것도 3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체력장 시험 동기인 특별한 인연이다. 내가 힘겹게 재수하던 시절 나의 고등학교 모교에서 만나 체력장을 같이 치뤘다. 그 인연의 세월이 강산이 3번 바뀌고도 남았다. 그녀는 그 잘나가던 철밥통이라는 공직생활 20년을 채우고, 그녀의 바람대로 멋지게 사표를 던지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녀가 오래전부터 꿈꿨던 삶을 더 늦기 전에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살고 싶었을 것이다. 시민단체서 그리고 대안학교, 동네서점 등 성실히 살되 집착하지 않으...
2023-09-22
경험하고, 말하고, 알고 있는 인연은?
이번 달 이야기는 내 어머니의 생, 노, 병, 사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인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등하게 양부모에게서 태어나 늙고 병들어 돌아가는 것이 삶의 기본 흐름이라 하겠다. 시골에서 녹록지 못한 시절에 태어나 민족의 어려운 시기(6.25)를 경험하고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나 동생들을 업어 키우고 여자로 태어나 간신히 초등학교 문턱을 지나고 이후의 삶은 동생 뒷바라지에 친정 모친을 따라 집안 살림을 돕다 스무 살 중반에 주위의 소개로 아버지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제2의 인생 또 다른 인연을 만나 자신의 인연을 이어갔다.갖춰진 것 없이 살다 보니 모든 일이 버겁게만 느껴지고 매일 같은 일상에서 다른 것을 상상할 수 없던 시절, 녹록지 못한 가정생활, 살림살이, 자녀들 양육도 어려웠지만 생활고에서 오는 아버지의 알코올성 가정폭력과 의처 증상을 참기가 어려워 늘 살얼음을 걷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사고로 친정의 오빠와 남동생의 이른 죽음, 아...
2023-08-30
상대 허물 보지 말고 내 허물을 고칠지니…
‘지혜의 마을’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현명한 스승이 살았다. 그에게는 자신을 몹시 존경하여 헌신하며 따르는 제자가 있었고, 자신도 그 제자를 자식처럼 소중히 여기며 삶의 지혜가 담긴 진리를 성심껏 가르쳤다. 스승의 지도하에 수행에 전념하면서 제자는 스승처럼 되기를 서원하였으나, 배움이 이어질수록 이기적이고 번뇌가 가득한 생각과 감정으로 인해 집중이 흐트러졌으며 지식이 늘수록 더욱 독선적으로 변해갔다. 스승은 이러한 제자의 약점을 바로잡아 주려고 거울을 하나 주며 특별한 선물임을 강조했다. 평범해 보이는 거울을 받아 든 제자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스승은 “이것은 그저 밖에 보이는 것을 비추는 일반 거울과 달리 내면을 비출 것이고, 또한 거울을 소유한 사람의 마음과 특유의 감정을 보여줄 것이니 고향을 다녀오며 이 거울을 현명하게 사용하거라.”라고 말했다.제자는 스승의 선물에 감사하며 고향으로 향했다. 한 달 정도 머물기 위해 고향으로 간 제자는 바로 다음 날 마음이 몹시 흥분된 상태로 ...
2023-08-08
보통 사람과 더 좋은 사람
어느 봄날 그녀가 말했다. “세상에 보통 사람은 많아도 더 좋은 사람은 없다.”라고. 찰나 뒤통수를 내리치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우리 심인당에서 가장 동심에 가까운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 느니 실로 그러했다. 보통 사람과 더 좋은 사람의 기준이 모호하고 다소 주관적이기에 섣불리 정의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내 짧은 소견에도 보통 사람과 더 좋은 사람은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보통 사람은 자신을 먼저 챙기는 사람이고, 더 좋은 사람은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바꿔 말하면 날마다 성장하는 사람과 보통 사람은 조금 다를 것이다.얼마 전 열반에 드신 노보살님은 소박한 꿈이 있었다. 부산서 교화할 당시 인연을 맺었던 보살님이다. 독거노인을 초청해 심인당 마당에서 점심 공양을 대접해 드리는 것이 평소 꿈이셨다. 몇 달 전 보살님의 전화 목소리가 여전히 귓전을 맴돌고 있다. 그 통화가 마지막이 될 줄을 친정어머니를 마지막 떠나보내는...
2023-06-29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우리는 흔히 나는 살면서 크게 죄 지은 적 없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불교의 경전에는 우리 사는 이 세상은 마음 쓰고 움직임이 죄 아님이 없다고도 하고, 우리들이 무시 광대 겁으로 부터 몸과 입과 뜻으로 지어 모은 허물이 수미산과 같다고 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우리가 보통 죄라고 하는 것은 꼭 남들이 다 알게 되고 사회적으로 처벌받는 것만을 생각하니 그렇겠죠. 그러나 불교에선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모든 것을 업이라고 하며 모든 업에는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스스로 지은 모든 말 행동 생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우리는 스스로 한 일을 다 기억하지 못하고 때로는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만 기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원치 않는 결과가 나타나면 억울해하기 쉽습니다.예를 들어 길을 가다가 거미줄에 걸려 있는 잠자리를 보고 잠자리가 불쌍해서 잠자리를 거미줄에서 떼어내서 살려 줬다고 하면 이것은 온전히 선한 일일까요? 잠자리의 입장에선 생명의 ...
2023-05-30
연등 아래에서
부처님오신날과 진각밀교의 가르침을 전해 주신 종조님오신날이 있는 오월, 참으로 우리에게는 기쁜 달이고 축제의 달입니다. 여기에 걸맞게 거리와 사찰, 심인당 마당과 도량에 우리들의 서원이 듬뿍 담긴 형형색색의 연등이 자태를 뽐내며 장엄세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살님들과 각자님들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찬탄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불을 밝힌 연등 아래에서 서원을 세운 적이 있나요? 간절한 소망으로 부처님을 자신이 사는 나라로 이끈 소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진 경험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그 기억이 났어요.한 소녀가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을 만나고 싶은 강렬한 열망을 갖고 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아버지께 도시락을 갖다 드리는 길에 부처님을 만났답니다. 그 순간 자신이 만나기를 열망하던 분임을 알아차린 소녀는 심부름을 마친 후 꼭 법회를 들으러 오겠다고 약속하며 자신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기를 요청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왕을 비롯한 도시의 귀빈과 철학자...
2023-05-02
사랑 한 스푼, 감사 30그램
나의 회복 탄력성은 어디까지인가. 나의 한계 또한 어디까지인지? 회복 탄력성의 사전적 의미는 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시련과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고 한다. 어떤 불행한 사건이나 역경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의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여기(here)와 듣다(hear)는 영어 발음이 같다. 대인관계의 성공 여부는 지금 여기서 잘 들을 수 있는 경청능력과 공감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이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공간이라도 사람마다 각자 다른 감정과 생각, 그리고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이고, 거기서 어떤 새로운 의미를 발견했는지를. 수행자의 눈이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 남들이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을 보는 것이고, 듣지 않으려 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3월 나의 한계는 뚜렷했다. 회의 도중 가슴에 분(憤)이 맺힐 뻔했다. 마음의 ...
2023-03-30
그땐 그랬지
첫 시작을 알리는 글을 지면을 통해 쓰려니 쉬 쓰이질 않는다. 설렘과 어색함 사이에 딱히 떠오르는 것도 없이 오늘 나의 하루를 되돌아본다. 이젠 몸에도 익숙해지기도 하련만 알람 시계 소리에 게슴츠레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며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는 몸을 일으켜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오늘도 심인당으로 소리 없이 내 자리를 찾아 앉고서는 숨을 고른다.새로운 계절의 흐름 속에 의식을 찾으려니 처음 진각종을 알아 가던 시절이 떠오른다. 다소 생소하기도 하고 기존의 형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어리둥절했던 모습과 경험하지 못하던 의례(의식)들 모든 것이 낯설었다. 더욱이 어려웠던 것은 심인당에서 수행하는 보살님 각자님들의 모습이었다. 왜냐면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아는 척을 했을 텐데 아는 척을 하는 분이 없었다. 내가 다른 종교적인 삶을 살다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더욱 냉소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심인당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궁금했던 것은 불상이 없다는 것과 본존을...
2023-02-27
지혜있는 자는 자비가 많다.
계묘년 새해가 밝아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다. 검은 토끼를 상징하는 올 한해는 유순하고 착한 성품으로 부지런한 일상을 가꾸어 나가는 것을 비전으로 삼아서 살아가되 그 삶의 방향은 지혜로운 쪽으로 펼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떠오른 부처님의 전생이야기가 있다.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에서 부처님은 토끼의 몸으로 살면서 경전과 계율의 법을 듣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라 한 끼 식사로 공양을 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습을 보여주신다.이 이야기를 곱씹어 보면 부처님의 무상정득정각인 지혜는 결국 전생의 토끼와 같은 엄청난 자비심의 수행을 수많은 생을 통해 반복하였기에 성취할 수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즉 부처님은 중생에 대한 엄청난 자비심이 있기에, 탐·진·치에 병든 중생들에게 그 근기에 맞는 지혜의 법문을 통한 약방문을 제시하여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중생들의 가장 큰 병은 자비심의 부재로 인하여 많은 오해가 생겨나고, 이로 인...
2023-01-31
계묘년 새해, 너에게 묻는다.
지난 한 해, 돌아보니 그 어느 해보다 바빴다. 돌이켜보면 실속 없이 바쁘기만 했지 나는 여전히 공허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쳇바퀴처럼 심인당에서 심인당으로 심인당에서 서울 아사리교육까지 그 와중에 코로나까지 겹쳐 무엇 하나 제대로 야무지게 해내지 못했다. 그 공허감의 정체는 공부를 핑계로 보살님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었다. 그 누구는 공부를 ‘자기 삶을 연구하는 과정, 자성을 찾는 과정’이라 말한 바 있다. 나는 매일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른 사람이기를 원했다. 어쩌면 분별심은 깨달음으로 가는 최대의 걸림돌이라는 것을 알기엔 내 수행이 너무 부족했다. 지도무난(至道無難)이요 유혐간택(唯嫌揀擇)이니, 단막증애(但莫憎愛)면 통연명백(同然明白)이라. 참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미워하고 사랑하는 차별심이 없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 3조 승찬스님의 <신심명>에 나오는 말씀이다. 나는 한때 사람은 애증으로 산다고 믿었다. 너와 ...
2022-12-29
의식전환
12월이 되면 허전해진다. 매년 반복되지만, 올해는 유독 더 그런 것 같다. 무언가를 많이 한 것은 같은데 남아있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시간은 흘러만 가는데 올해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조급함이 앞서는 때이다.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를 가리킨다. 어찌 되었건 시간은 지났으니 허기를 채우려 식탁 앞에 앉는다. 12시에서 시간이 흐르면 오후 1시, 오전에서 오후로 아침의 일과가 끝나고 이제 오후의 일과가 시작되는 때에 우린 힘을 비축하기 위해 영양을 섭취한다. 이는 오전에 써버린 힘을 다시 비축하여 쓰기 위함이다. 어떤 경계의 지점에서 무엇을 축적해 놓았느냐에 따라 당연히 넘어갈 수도 있고 넘지 못하고 막혀 버릴 수도 있다. 우리의 의식의 경계도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에 다른 모든 것이 생긴다. 없어지고 새로 시작되는 것 같지만,경계를 넘기 위해 써버린 것은 다음을 위해 필요한 영양분이 된다. 몇 년 전 큐브를 좋아하지 않던 나에게 아들이 큐브를 사달라 했다. 낭패였다. 두뇌...
2022-12-01
계행의 생활화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자.
부처님은 우리에게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라고 하시며, 괴로움의 원인이 갈 애이고, 그 소멸을 위한 행동기준으로 유익한 선법의 실천과 해로운 불선법의 소멸을 제시해 주셨다. 즉 선법은 탐·진·치 삼독의 제거를 통해 성취한 맑은 지성인 지혜와 함께하며, 나와 남을 모두 사랑하는 순수한 감성인 자비. 자애와 함께 공생하는 것이기에,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우리는 지혜와 자비를 증득할 수 있는 선법의 구체적인 실천 조항인 십선계를 마땅히 수지하고 실천해야 한다.계를 지킨다는 것은 자신의 도덕적 소양을 계발하여 인격을 완성하는 길인 동시에 이웃에 대한 최고의 이타행인 봉사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계의 수지는 부처님 제자가 되는 첫걸음이며, 인격완성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출발이 되며, 종국에는 불교의 궁극적 목적인 열반을 얻게 하는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계의 실천은 먼저 우리 자신 내부의 덕성을 함양하게 하고, 결...
2022-11-03
뼈아픈 후회, 기꺼이 견뎌내라
은연중 내 무의식에 “사람이 얼마나 변변찮으면, 자기관리도 제대로 못 하고 코로나에 걸리나.”라는 부정적 생각이 자리했었나 보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고야 말았다. 아슬아슬 피할 수만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고 싶었다. 코로나에 걸리면 변변찮은 사람이 되고, 자기관리 못하는 사람이라는 신념이 있었으니, 철통방어는 기본이었을 것이다. 잘못된 신념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온전히 코로나에 뚫려버렸다. 불행한 일일수록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그것도 나에게 닥쳐오리라는 예상을 했겠는가. 한 달 가까이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후유증은 상상외로 오래갔다. 그사이 슈퍼항체가 생기기는 했을까. 의심스러웠다. 신문지상을 오르내리는 2, 3차 감염됐다는 보도를 연일 접할 때마다 심기가 불편했다. 코로나19 이상반응 때문에 1차 백신 접종밖에 못 한 터, 철통방어니 뭐니 운운하기에는 방역을 충실히 따르지 못한 대가가 이 정도에 그쳤으니, 얼마나 감사해야 될 일인지. 코로나에 걸리기 한 달 ...
2022-10-05
보름달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 하면 생각나는 건 보름달이 뜬 밤에 소원을 비는 것이다.각자의 소원들이 다 있겠지만 그 소원들이 이루어지려면 인연을 잘 지어 나아가야 한다. 인지어서 과받음은 우주만류의 법칙이다. 마음에 새기고 말만 내뱉으며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보름달에 빈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자와 거지를 나누는 기준은 물질의 많고 적음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자리에 따라서도 부와 가난은 또 나누어진다.외형적으로 호화찬란하다고 해서 마냥 좋다고는 할 수 없다. 내면의 마음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가가 중요할 때도 분명있다.태양과 달은 지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은하계 속에서 빛을 내뿜어 우주를 밝히는태양, 나머진 그 빛을 받아 다시 세상을 간접적으로 비추는데 불교에선 이 태양의 능력을 일러 법신이라 한다. <진각교전>에 ‘법신불은 본래있어 보리심에 비유하고 화신불은 닦아나니 보리행에 비유한다.’ 그리고 ‘법신불은 태양 같고 화신불은...
2022-08-30
말은 본성(本性)이고 인격(人格)이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구슬땀은 소리 없이 흐르고, 여름빛이 짙어지는 따가운 햇살에 밤낮을 가리지 않는 매미 소리는 한여름 무더위와 겨루기라도 하듯 점점 더 요란해지며 여름 절정을 알려줍니다. 강렬한 햇빛에 더욱 신이 난 열정적인 매미들의 합창은 내리쬐는 태양처럼 쨍쨍하기도 하고, 한여름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처럼 시원스럽기도 합니다. 우리는 눈으로 사물을 보고 관찰하면서 자신의 안목(眼目)으로 취사선택하여, 보고 듣고 말합니다. 상대방의 표정을 읽기도 하고, 말투나 마음 씀씀이나 행동을 보고 ‘이렇다, 저렇다’라고 말을 많이 하는 경우도 생기고,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판단이 서면 일부러 줄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언제나 ‘말’을 합니다. ‘삼사일언(三思一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말을 할 때는 신중하게 여러 번 생각하고 해야 함을, 말이란 항상 조심해야 하며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잘 사용하면 어려운 일도 해결할 수 있음을 뜻하는 ‘말의...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