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세상을 살리는 납설수(臘雪水)
“엄매와 나는 앙궁 우에 떡돌 우에 곱새담 우에 함지에 버치며 대냥푼을 놓고 치성이나 드리듯이 정한 마음으로 냅일눈 약눈을 받는다”(백석 '古夜' 부분)
예전에는 동지로부터 셋째 미일(未日)인 납일(臘日)에 내리는 눈을 특별하게 여겼다. 그 눈을 정성껏 받아 녹인 납설수(臘雪水)로 환약을 빚었다. 의서(醫書)에 “납설수는 염병과 모든 병을 다스린다”고 한 데서 생긴 풍속이다.
지난겨울에는 눈이 엄청 내렸다. 폭설과 한파로 인한 사건사고와 피해도 잇따랐다. 자연기후변화는 또 하나의 전쟁이다. 황사, 가뭄, 태풍, 장마, 지진, 폭설과 강추위 등은 분명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안겨준다.
지난 1월 12일 일어난 아이티 지진만 해도 그렇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강진으로 아이티는 폐허더미에서 신음하고 있다. 내전과 쿠데타, 자연재해로 점철된 역사를 가진 가난한 나라 아이티의 이번 지진은 더욱 견디기 힘든 상처이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현장은 참혹하기만 하다. ...
2010-02-11 17: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