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공감(共感)하는 여백(餘白)
희미해지는 여름의 기억 틈새로 시월의 향기가 스며들어 어느새 옷자락에 가을이 채색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풍요로움의 계절, 결실의 계절인 가을은 마음을 풍요롭게도 하지만 왠지 잔잔한 마음의 아련함, 그리움이라는 정서가 더 어울리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계절에 우리의 감정도 규칙적으로 되풀이되곤 합니다. 계절에 따라 생활의 모습이 변하고, 생활의 모습이 변하면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에도 변화가 옵니다. 깊은 산사에서 새벽에 울리는 범종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나요? 깊은 산사의 범종의 울림에 여운이 퍼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여유롭고 편안하게 합니다. 아주 작고 여린 소리와 긴 침묵의 순간에 숨죽이는 더 큰 감정의 떨림을 느낄 수 있고, 가느다란 손가락의 미세한 동작 하나에서도 조그마한 떨림을 느끼며, 가슴을 저미는 느낌을 알 수 있는 우리의 감성은 내면에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인 ‘여백’이 있기 때문입니다.여백(餘白)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
2015-10-15 1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