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족상담을 공부하면서 인터넷에서 교수님이 추천하셨던 여러 사례를 찾아보니 안타까운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사례 중에서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 이혼의 위기 상황을 상담했던 부부들은 그렇게 되기까지 서로가 자신의 탓을 하기보다는 아내는 ‘남편 탓’, 남편은 ‘아내 탓’을 하면서 갈등을 겪으며 매우 힘들어하고 서로의 장점은 아예 보려고 하지도 않고 단점만을 더 크게 보고 그것을 ‘상대방이 고쳐 주었으면 하는 조건 전제하에 결혼생활을 유지해 보도록 노력을 해보겠다.’라고 상담자나 조정자에게 이야기했다. 그런 사례들을 보면서 지옥이 정말 멀리 있지 않고 처해있는 그 상황이 바로 지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종조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실행론 211쪽 제18절 <현세 극락> ‘법신부처님은 극락세계로 옮기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사바세계를 극락세계로 만들려고 한다. 극락이 십만 억 국토 밖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극락은 내 마음 가운데 있다. 탐진치 모든 번뇌 망상이 곧 십만 억 국토와 같다. 탐진치 모든 번뇌를 끊는 것이 십만 억 국토를 넘어 극락으로 가는 길이다. 죽어서 극락 가려 하지 말고 부모가 낳아주신 이 몸을 가지고 극락 갈 인(因)을 지어야 한다. 사람들은 불교가 인식하기를 다만 사후극락만이 있는 줄 알고 현세 극락 되는 방편을 전혀 몰랐던 것을 이제 내가 설한다.’라는 구절과 실행론 287쪽 제8장 제1절 <상대 허물과 내 허물> ‘(마)서로 상대 허물을 보게 되면 자기 허물은 보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곧 지옥 아귀 축생이다. 선악을 아는 것은 남의 허물을 흠잡기 위한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을 고치기 위한 것이다. 남의 허물을 보지 말고 장점만 배워야 한다.’ 또한 실행론 290쪽 <자과를 참회하라> ‘내가 먼저 참회해야 한다. 마음을 바루는데 몸이 발라진다. 원망심을 바꾸어 은혜심을 가지고 집착심을 바꾸어 평등심을 가져야 한다.’의 내용까지 살펴보면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문제의 부부 들 중에서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던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면서 용서를 구하며 앞으로 자신의 잘못을 고쳐보겠다고 했을 때 극적으로 화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인생을 고해라고 하듯이 인생을 살다가 보면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힘든 일도 나에게 올 수 있고 억울한 일도 닥쳐올 수 있다. 특히나 가족으로 만나게 되는 인연은 소중하고 지중한 인연이다. 종조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실 수 있었던 것도 자녀들을 안타깝게 먼저 보내고 그 인과를 알게 되고 은혜의 소중함과 지중함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초기 교당명을 ‘참회원’으로 할 정도로 항상 참회를 강조하였다. 지금도 우리 진각종의 공식 불사시간 순서에 참회가 세 번이나 들어가 있다. 매일 정송을 하면서도 교리참회와 회향참회를 한다. 종단 초기에는 심인당에서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함께 나와 발로참회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들었다.
가족상담을 공부하면서 나 역시도 많은 참회가 되었다. 교화를 하면서 바쁘다는 이유로 정말 가까운 내 가족에게 소홀하고 말을 함부로 했던 것은 아닌지, 내 자식이라고 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내 기준과 잣대에 맞추어서 그렇게 따라오지 못했을 때 진심을 냈던 일들도 있었고 ‘가족이니까 어떤 상황도 이해해 주겠지.’ 했던 마음도 들었던 것 같다. 타인에게는 배려하고 조심하면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에게는 상처를 주었기에 나 자신도 상처를 받는 것이다. 이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결국 나 자신의 행복, 지옥과 극락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힘들고 지치는 상황에 닥쳐도 긍정의 마음으로 잘 받아들이고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면 그것이 바로 극락 세상인 것이며 매일 부정적인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다 ‘세상 탓’ ‘남의 탓’을 하면서 원망의 마음으로 사는 삶은 바로 지옥이다. 그 삶을 선택하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다. 결국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밝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의 삶을 지혜롭게 만들어 나가자.
상광원 전수/의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