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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밀교신문   
입력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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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음을 뒤로한 채 계절의 화려함을 보여주던 그리 길지 않은 가을이 지나고, 다가오는 새로움을 준비하는 달 12월이다. 이번 죽비소리는 올 8월 말부터 11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개인 법문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시방 삼세 나타나는 일체 모든 사실 들과 내가 체험하고 있는 좋고 나쁜 모든 일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법계의 마음 시험이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이었고, 늘 하는 말처럼 좋아지려고 오는 법이라 달게 받고, 내려놓으라는 가르침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를 그간의 체득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법문을, 당사자의 입장, 지켜보는 이의(상대) 입장을 확연하게 알 수 있는 법문이긴 했지만, 계속 진행 중인 몸, , 뜻으로의 인연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다.

 

법문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교화자 교육 때부터 고생과 고행이 시작됐다. 젊을 때 별스럽지 않게 생각하고 근근이 살아가다, 중간중간 상황들이 있을 때만 해도 그런가 보다 하고 묻어두고 있었는데, 이번엔 과정이 다르게 진행된다. 다리가 땡기고, 허리를 못 펴고, 잘 걷지도 서지도 못하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들고, 황달과 급성간염, 손으로 아무것도 들지 못하는 일상이 자유롭지 못한 몸의 상태이다. 지금도 나머지 인연의 법문은 계속 진행 중이다.

 

법으로 보면 인천에 온지 3년이 지나는 시점이라 3년 치레의 과정인가? 끝인가? 아니면 알아차리지 못한 부분인 인연의 미련인가? 어떤 인연인가를 모르기에, 진리와 현실을 넘나들며 계속 찾는 중이다. 인연의 결은 다르지만 나라는 APEC회의를 경주에서 개최와 더불어 마무리했고, 종단은 진기 80년과 창종 80주년을 준비 중이며, 새로운 32대 집행부는 1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고, 종단의 의결기관인 종의회를 새로이 구성해야 하는 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진기 79년의 갈무리를 어찌하고, 다가오는 진기 80년의 준비를 종단, 심인당, 신교도로서 시작을 어떻게 열 것인가?를 각자 사유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참회] 법문이라면 무슨 법이요? [서원] 인연이라면 어떤 인연이요? [기본법] 업이라면 무슨 업일까요?

 

진각종도라면, 법문은 항상 가까이 곳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하고, 무명을 벗어나야 하며, 지혜는 변함없이 밝혀야 한다. 더 나아가 인연, , 마음을 바루고, 밝히고 깨쳐야 함을 자주로 함이 으뜸임을 모르는 이는 없겠지만, 자신의 법()이라면 무엇을 받아드리고, 내려놓아야 할까요? 법문을 각자에게 물어봅니다. 내가 법문의 당사자라면?

 

지금도 외롭고 힘든 순간을 지나고 있는 당신과, 누군가의 위로마저 지친 당신에게 응원을 전합니다. 당신은 별과 같은 사람이다. 너는 별이다. 남을 따라서 살 일이 아니다. 네 가슴에 별 하나 숨기고서 살아라. 끝내 그 별 놓치지 마라, 네가 별이 되어라. 나는 별이다.

 

나는 오늘도 살포시 놓여진 인연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지혜 밝기를 서원해 봅니다.

 

석인 정사/덕화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