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죽비소리

여기는 탐라국, “이 좋은 햇볕 그냥 보내면 죄짓는 거다”
육지에 살 때는 햇볕이 귀하고 고마운 줄을 미처 몰랐다. 나는 영국에 가본 적도 살아본 적도 없지만 내 짧은 상식을 총동원해 영국에 와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햇볕이 없는 날, 비가 오고 흐린 날에는 유독 심했다. 육지에 대한 향수병까지 생겼다. 스코틀랜드의 기후가 해양성기후라는 것을 떠올리며 제주도가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자주 해본다. 시도 때도 없이 흐렸다 맑아지고 비가 오다 개는 날씨 탓에 어디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반드시 우산은 필수다. 그래서 제주에선 햇볕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 “태곳적 사람들도 저녁에 불을 피웠겠지. 춥거나, 허기지거나, 구군가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을 때”라는 김애란의 소설 <바깥은 여름>에 나오는 문장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부처님의 따스한 마음인 등불이 보인다. 그것을 햇볕이라 해도 좋고, 불이라 해도 좋고, 희망의 등불이라 해도 좋다. 인간이기에 인간만이 품을 수 있는 생명의 빛 비로자나의 빛을 최근에 읽은 김애란 소설 곳곳에...
2025-03-25
‘강도~’하세요? “강도”합니까?
세시풍속 중 정월대보름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 참으로 바쁜 하루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더위도 팔아야 하고, 오곡밥과 나물도 먹어야 하고, 부럼 깨기,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잠도 늦게 잦던 기억(눈썹이 하얘진다는 속설)이 나며, 지금은 아니지만 농경사회에 풍요를 빌고 농사일을 준비하는 시기에 영양 보충을 위한 풍속이 아니었을까 하는 지금의 생각이다.옷깃을 여밀 만큼 차가운 바람에 나뭇가지가 서로 흔들리고 부딪히며 새 계절을 준비하고, 땅속에서부터 대자연의 하모니를 알리고, 밖에서도 시간의 흐름을 세상의 눈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계절! 3월! 봄의 시작이다. 우리들의 시간은 새해 불공, 새해 49일 불공, 사이에 두 번의 월초 불공을 회향하는 시기이며, 당체법문(설법)으로 다시 서원, 불공, 정진의 새로움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현재진행형 법문들: 국가, 사회, 지역, 종단, 심인당, 인연, 가족, 개인 등)지난날을 회상해 보면 기억이 어설프다. 불공, 서원, 정진을 왜 했는지....
2025-02-26
을사년에 나에게 던져진 무상의 가르침
을사년의 새해 첫날 친정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모든 것은 항상 하지 않고 인연 따라 변한다.’라는 무상의 가르침을 뼛속 깊이 다시금 새기게 되었다. 포항으로 인사발령을 받게 된 인연으로 오랜만에 친정 부모님과 친정 식구들과 함께 보내며 새해 가정 강도 불사도 하고 덕담도 나누며 단란한 시간을 보냈는데… 몇 시간 사이에 명을 달리하며 우리와는 함께 할 수 없는 다른 세상으로 가신 아버지는 “사람의 목숨이 한 호흡 사이에 달려 있다.”라고 하신 부처님의 말씀을 철저하게 체험하게 하였다. 이 몸도 가족도 재산도 명예도 다시 말하면 지금 내가 지니고 누리는 모든 것들은 영원히 함께할 수 없으며, 인연을 따라 잠시 내 곁에 존재했다가 인연이 다하면 떠나고 마는 것임을 알면서도 때때로 이를 잊고 조금씩 집착을 하면서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친정아버지는 죽음의 순간에 무상의 도리를 몸소 보여주시며 경종을 울려주셨다.‘내일이 먼저 올지 내생이 먼저 올지 모른다.’라는 티베트 속담처럼 삶...
2025-02-03
여기는 탐라국,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길을 잃는다
30년 전 우리의 신혼여행지는 제주도였다. 첫날 어느 호텔인지 기억에 없지만 10년 뒤 제주도에 다시 오자고 언약을 했었다. 그 말이 씨가 되어 10년을 훌쩍 뛰어넘어 30년 뒤, 올 11월 27일 제주 식재심인당으로 발령이 나 아예 살게 되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은가. 내가 인연 지은 대로 받는 것일 터인데, 인연 짓지 않고 우연히 형성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요 몇 년 사이 아니, 결정적 계기는 아사리과 제주 졸업여행 때였다. 만약 기회가 닿는다면 제주도에서 마지막 교화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품었었다. 제주도로 결정하게 된 더 결정적 계기는 모 선배 스승님께서 울릉도로 떠나시는 것을 보고 많은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제주 온 첫날은 비가 내리고 날씨도 차가웠다. 첫날 밤을 새우며 나는 다시 태어났다는 심정으로 이전과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비심 가득한 일상으로 거듭나기를...
2024-12-27
이젠 지금 시대에 맞는 ‘불공’, ‘서원’ 좀 하시면 안 될까요?
누군가는 설래임에 기다렸을 가을이 지나고 있고, 하지만 누군가는 오지 않았으면 하는 계절! 정리하기 좋은 겨울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일반적으로 책을 보면 머리말이나 시작하는 말로 글을 시작하고, 말의 시작은 자기의 철학과 어원적 근거/의미를 가지고 대화를 이어 나가듯, 우리는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항상 불공을 하고 있지만, 일상이 법이요 가르침인데, 수행 중에 선입견/아상, 오해/편견만 없다면, 불공/서원이 우리들 마음이나 생각처럼 어렵고 힘든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것이 법이라는 마음이다. 거시적이거나 거창한 것이 아닌 일상의 브이로그처럼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면 그것이 법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고, 누구나 석존의 고행처럼 처음부터 신행과 깨침이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안에 서원이 어려웠을 뿐, 세상의 어려운 일은 없다고, 개인적으로 인과 이치에 맞는 사유의 나래와 행법의 나래를 펼 수만 있다면 바른 실천이 아닐까? 꼭 경전 속의 가르침이 아니더...
2024-11-28
성스럽고 영적인 삶을 완성하는 인생의 한 자락인 죽음
중년으로 접어들고 보니 죽음이라는 단어가 예전처럼 그냥 지나쳐지지는 않는다. 나를 비롯한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늙고 병들고 죽는 이 흐름을 벗어날 수가 없다.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근원적인 화두여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 다 알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죽음은 태어남과 함께 존재하는 손등과 손바닥같이 떼어낼 수 없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죽음이 따라오는 태어남에는 기쁨과 환희를 느끼면서, 다양한 죽음의 사연을 만나면 아직도 슬픈 마음이 생긴다. 더욱이 최근에 접한 죽음의 사연들, 지인이 밤에 자는 중 심정지로 사망했는데 혼자 살고 있어 며칠이나 지나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아들의 대학 선배는 임관한 후 복무 중에 실족사로 세상을 떠났고, 연세에 비해 건강이 양호한 편이셨던 시어머님께서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셨다.어릴 때부터 몸이 허약했던 나는 늘 죽음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막연히 죽음을 생각했고, ‘죽음이 다가오면 죽으면 그만이지’라는 약간은 ...
2024-10-30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 번뇌를 벗어나는 길이다. 많은 사람이 어떤 목표를 성취한 상태를 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버리기 연습>의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는 말했다. 감정을 억압하거나 표출하지 말고 한발 물러서서 알아차림하면 번뇌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올해 들어 6월부터 9월까지 내가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더위에 지쳐서도 그랬을 것이고, 정말 바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는 참담했다. 오직 더위가 빨리 물러가기만을 기다리는 소박한 원이 있었을 뿐이다. 무기력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끈질긴 비루한 일상이 반복되었다. 기후위기 앞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는가의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은 내겐 너무 추상적이고 이상적 먼 나라의 이야기로 인식될 뿐이다. 가장 실질적으로 손쉽게 실천할...
2024-10-02
새로운 시작은 날 설레게 한다.
아스팔트가 축 늘어진 엿가락처럼 말랑해지는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의 시작과 무더위가 식어 일교차가 시작되고, 이슬이 내리고 밤이 길어지는 계절 9월이다.이번 달에는 지난 5월 말에 있었던 나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병원에 가는 그날도 어김없이 아침에 심인당에서 시간을 보고, 오후에 전수님과 같이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갔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중 이름을 부르기에 의사를 만나 1차 문진을 하고 난 후 심전도, X-ray, 혈압을 체크한 후 다시 만나 문진 중 큰 병원을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말하기에 아 네! 하고는 나오며 전수님과 같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큰 병원을 가라네! 그래요? 별일 없겠지뭐! 하고는 다음 날 아침 소견서를 가지고 차례를 기다리는 중에 기본 검사 결과를 가지고 의사를 만나니, 오늘 오후에 바로 입원하시고, 내일 시술하시죠. 아예! 오후에 입원한 후 필요한 정밀검사를 몇 가지 더 했다. 기본 검사를 다시 하고 심전도, 심장초음파를 ...
2024-08-28
행복은 셀프(self)입니다!
만약 지금 여름철 더위와 장마철 습기에 지쳐 짜증이 막 나려고 한다면 빨리 차별 희사와 차별 염송을 하면서 바로 생각을 바꾸어 보세요. 짜증을 내면 더 더워지니까 ‘여름이란 본디 이래야 제맛이지’ 하면서 더위를 핑계 삼아 빙수나 시원한 수박을 맛있게 먹어보세요. 그러면 입도 즐겁고 기분도 좋아져서 더위를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또한 훈습이 된 나의 진심을 잘 다스려서 인욕의 공덕을 지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구나라고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합장하여 보세요. 그러면 몸도 마음도 덜 지치고 편안해질 것입니다.예를 들어 ‘불만’이라는 글자를 바꾸어 읽어보면 ‘만불’이 되는데, ‘만불’은 우리나라 돈으로 환전하면 대략 1,300만 원 정도입니다. ‘불만을 만불로 바꾸니 1,300만 원이나 되네.’라고 한 생각 바꾸면 그 순간 생각이 전환되어 부정적으로 가는 생각의 흐름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생각은 기분과 말과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부...
2024-07-31
나, 숲속 도서관을 만나 행복했노라고
5월 30일 산내 숲속 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짧고도 눈부셨다. 오래전부터 꿈꾸어 왔던 길이다. 가는 곳마다 크지는 않았지만 소박하고 아담한 작은 도서관을 꾸려왔었다. 경주에 와서 비로소 온전한 시절 인연이 무르익었나 보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산내 화랑의 언덕 전망대 1층을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숲속 도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도서관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은 시리도록 지난한 고행과 섬김의 길이었다. 그러나 누군가는 말했다. “도서관 일을 하면서 그렇게 행복해하는 사람들은 처음 봤다.”고 말이다. 숲속 도서관을 개관하던 날, 고행하신 여러분들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하고 벅차올랐다. 내 생에 언제 또 이런 영광스런 날을 맞으랴 생각하니 눈시울마저 붉어져 있었다.도서관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간서치(看書痴·책만 보는 바보)라 스스로 칭했던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에세이스트 이덕무의 일생이 떠오른다. 그는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에서 평생을...
2024-07-01
전환점 또 다른 시작과 출발!
지난 3월에는 인연, 업, 마음에 대한 준비, 채비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지금! 누가 참회, 서원, 불공, 정진, 회향(은혜)하고 있는지를 질문했었는데 기억에 얼마나 남아 계신지에 대한 질문을 드리면서 이번 6월에는 시작, 출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1년 중에서 6월을 스포츠 경기에 비유하면, 종교와 스포츠는 유사점이 많은데, 야구와 축구로 비교하면 야구는 기독교와 같다고 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응원하며, 많은사람들의 관심속에 꾸준히 발전해 가지만, 불교와 같은 축구는 국가대표 경기할 때 모든 사람이 들떠 있지만, 경기가 끝나고 난 후 사람들의 마음은 금방 식어버리죠. 매년 행하는 부처님오신날 연등회에 불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환호하지만, 연등회가 끝나고 나면 흩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출발에서 반환점이 될 수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생각해 보면 남아있는 에너지로 새로운 출발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지금이란 마음과 동시에, 새로운 힘을...
2024-05-29
종조님의 첫 죽비소리가 울려 퍼진 초전법륜지를 다녀오며…
심인당을 서울에서 부천으로 이전 한 후, 작년에 이름을 실상에서 부천으로 변경하게 됐다. 이를 종조님께 신고하고 법계에 헌공하는 의미를 담아 울릉도 금강원으로 신교도분들과 함께 1차 성지순례를 다녀왔었다. 3박 4일 동안의 순례길에서 우리는 종조님의 숨결과 체취를 느끼며 더 친밀해졌고 각자의 사생활도 자연스럽게 내어놓으며 서로를 좀 더 내밀하게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에, 올해 포항 기계면에 자리한 초전법륜지로 향하는 2차 성지순례에서 종조님이 열어주실 또 다른 인연을 생각하며 첫날 숙소인 경주 산내 심수전으로 이동했다. 심인당 이전 1,000일 불공(10월 회향) 중이라 순례길을 떠나는 마음이 남달랐고 또한 심수전을 홍보하는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우리의 일정을 촬영하게 되는 색다른 경험도 한다니 왠지 종조님께서 부천심인당 신교도분들의 정진력을 인가해 주시는 것 같아 그 순례의 발걸음이 신이 났다. 첫 휴게소에서 화상으로 고통받는 어린 아기를 위한 기부에 동참하면서 우리의 순례...
2024-04-29
중생은 부처님을 통해 말하고 싶어한다
한 작은 아이가 연꽃 길을 헤치며 씩씩하게 걸어가는 꿈을 꾼 것이 30년 전의 일이다. “한때 우리 자신이었던 아이는 일생 동안 우리 내면에서 살고 있다.”고 프로이트는 말했다. 시공간을 초월해 누구나 내면에 상처 입은 내면 아이가 살고 있다.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그래서 외롭게 내버려둔 채 안아 주지 못했던 외로운 아이가 있다.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있다. 때로는 삶이 우리 계획과는 다르게 다른 길로 인도한다면 아마 그것은 십중팔구 그 길은 자신의 가슴이 간절히 원한 길일 수도 있다.올해 갑진년 새해대서원 불공은 아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간절함을 넘어 지독한 절박감으로 느껴졌으리라. 평소와는 다르게 3시간 정진을 통해 서른쯤에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살 때가 되었다는 강력한 계시의 메시지(법문)를 받았을 수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 동안 취준생이었던 아들은 간간이 해외자원봉사 활동만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종단의 청소년단체인 비...
2024-03-28
다 준비되셨습니까? 다 준비하셨습니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작은 일이 든 큰일이든 삶의 희망,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한다. 일상적인 삶의 준비는 열심히 하지만, 진리(무위)적 입장에서 각자의 인연, 업, 마음의 준비를 등한시하는 모습이 보일 때면 때론 애처로울 때가 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새해맞이 불공을 기점으로 원년부터 우리 종단에서는 신년이 되면 새해(대서원)불공, 새해49일(7자성)불공, 두 번의 월초불공과 동시에 새로운 새해의 살림살이를 살아간다. 지·수·화·풍 사대의 움직임을 통해 지난해를 살고, 동지를 전후로 생명력 있는 계절의 움직임을 우주는 소리 없이 자연을 준비하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도 채비를 통한 참회, 서원, 불공을 할 때가 아닌가 싶다.(설익음을 벗어난 농익은 과일처럼) 모든 법은 인연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인연에 따라오고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상태에서 무심코 다가오는 법을 받고 실천할 것이 아니라, 이젠 법의 채비 자기신행(信行)의 준비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현시대에는 ...
2024-02-27
진실한 삼밀행을 위하여…
오래전 환경칼럼에 기고된 “사람 사회가 나무숲 절반만 닮았더라도”를 읽으면서 나무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무언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아 마음이 한동안 먹먹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아름답고 장엄한 자연의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자연이 전해주는 가르침을 알아차리며 나 자신의 좀 더 나은 삶, 즉 삼밀행을 하는 데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환경칼럼에서 알게 된 사실이다. 여름철에 광합성을 하지 못하게 조치한 전나무를 그 옆에 있던 자작나무가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양분 일부를 나누어 주는 것이 실험을 통해서 밝혀졌다. 그리고 가을철 자작나무가 잎을 떨군 다음 실험했을 때는 거꾸로 전나무가 자작나무로 양분을 전달해 주었다. 침엽수라서 여전히 잎을 달고 있는 전나무가 광합성을 멈춘 자작나무로 영양분을 나누어 준 것이다. 신비로운 나무들의 이타심에 추워진 날씨마저 순간 잊어버릴 정도로 마음이 훈훈해지고 몸도 덩달아 따뜻해진다. 칼럼니스트가 쓴 칼럼의 제목처럼 우리 사람들도 나무숲 생태의 ...
202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