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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법신

밀교신문   
입력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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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부처님은 언제나 끊임없는 법문으로 꾸준한 바른 정진의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염송 정진을 하고 있노라면, 마음에는 잔잔한 윤슬이 펼쳐지고, 여여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니, 아마 중학생 때였던 것 같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날은 마음이 무겁고 복잡했습니다. 교복을 입은 채 두류공원을 지나고, 학교를 지나,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걸음이 멈춘 곳은 심인당이었습니다. ‘심인당에 가서 전수님을 뵈면, 뭔가 해답이 있지 않을까.’ 그런 간절한 바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와 자성일마다 함께 걸었던 익숙한 길, 그 길은 저를 자연스럽게 그 곳으로 인도했습니다.

 

당시 심인당은 장엄불사 중이어서 지하 자성학교에서 불사를 봉행하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전수님께서는 늘 그러하셨듯이 그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어찌 왔는지 묻지도 않으시고, 따뜻한 미소로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마침 저녁불사 시간이었는지, 전수님께서는 급히 죽비를 치셨습니다. 마음속에는 묻고 싶은 것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지만, 저는 조용히 불사에 함께 했습니다. 경전을 독송하고 염송을 이어가다 보니, 혼란스럽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았습니다.

 

그 때 전수님께서는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는 말씀과 함께 <자성법신> 경구를 들려주셨습니다.

 

<1절 자성법신>

비로자나부처님은 시방삼세하나이라.

온우주에충만하여 없는곳이없으므로

가까이곧내마음에 있는것을먼저알라.

 

내 안의 부처님, 자성법신을 굳게 믿고 행하라는 그 말씀은 생생히 마음에 담아 있습니다. 심인당까지 홀로 걸어왔던 어린 마음을 법으로 어루만져 주셨던 전수님의 깊은 불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염없이 울고 싶던 답답했던 마음은 어느새 잦아들고, 당장 해결되지 않는 일이라 할지라도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며칠 뒤 자성일이었습니다. 오후 정진을 하시던 엄마를 기다리며 옆에 앉아 염송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마음을 내가 들여다보고 있음을 깨닫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스스로 참 흐뭇했습니다.

 

다가오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자성 부처님을 다시금 정성으로 마음에 모시는 불사의 공덕과 복덕을 함께 누리시기를 서원드립니다.

 

반야지 전수/불정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