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이야기, 기억 속에만 머물렀던 수행의 자취들을 한데 모은 ‘수덕유사’가 출간됐다.
이 책은 덕숭총림 방장과 수덕사 주지,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한 설정 스님의 구술을 바탕으로, 근현대 한국불교사 연구의 권위자인 김광식 교수가 2년여에 걸쳐 20여 차례의 면담과 채록을 통해 완성됐다.
특히, ‘수덕유사’는 기존 문헌에서 다 담지 못했던 수행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비사(秘史), 수행자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원력까지 생생하게 담아내어, 덕숭문중의 정신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덕숭산의 큰스님’ 에서는 경허 스님을 중심으로 근대 선불교의 부흥 과정을 조명하며, 2부 ‘덕숭산과 인연을 맺은 스님’에서는 수덕사와 정혜사, 견성암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행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금봉, 춘성, 동산, 경봉 스님 등 당대 불교계를 이끌었던 인물들뿐만 아니라, 묘근스님과 법희, 일엽, 선복, 선경, 수연, 수범, 만성, 수옥, 만선, 지명, 본공, 덕문, 정화, 응민, 법성 스님 등 비구니 수행자들의 삶도 함께 조명되어 있다. 마지막 3부 ‘수덕사의 현대사’에서는 시대의 격랑 속에서도 수행 전통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부록에는 만공 스님의 항일정신과 관련된 구술과 문건이 수록되어 있어, 수행자이자 시대의 지성으로서의 면모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설정 스님은 간행사를 통해 “기록이 없으면 아무리 위대한 삶과 업적도 세월 속에 묻히게 된다”며 “이 책이 후학들에게 수행의 지침이자 거울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