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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예절의 나라로 인식되어 고유명사처럼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어져 왔습니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도 우리나라를 “동방의 등불”이라고 칭송하였고, 『대지』의 작가 펄벅 여사는『살아있는 갈대』라는 소설 서문에서 “한국은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라고 했습니다.공자(孔子)를 비롯하여 이런 칭송을 받았던 것은, 우리 민족의 삶 속에 예(禮), 효(孝), 정(情)과 같은 정서가 잠재되어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 예의범절을 통한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 속에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우리 민족의 정신과 고유한 예문화의 모습이 전 세계에 내 놓아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었습니다.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팍팍해진 우리사회는 삶의 주체인 인격, 인성의 균형을 상실하며 윤리의식이 실종된 부끄럽고 혼란스런 상황들이 많이 일어나면서 사회적으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재기되고, 인성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
2015-04-01 09:43:58
효자 호랑이
<효자 호랑이>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한국 전래동화집에 비교적 많이 실려 있는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도서관에서 “삶을 일깨우는 옛이야기의 힘”-신동흔 지음-을 읽으면서 저도 오랜만에 그 내용을 되짚어 보았는데요. 그 내용을 간추리자면 대략 이렇습니다.한 나무꾼이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집채만 한 호랑이를 만나게 됩니다. 생사의 고비에 처한 나무꾼은 자기도 모르게 호랑이에게 다가가 ‘형님’이라고 부릅니다. 오래 전에 어머니가 낳은 호랑이 형님을 이렇게 만났다면서 반가워 하다가 아직도 눈물로 호랑이 형님을 기다리고 계시다는 어머니 이야기까지 해 줍니다. 그날 밤, 눈시울을 붉히며 어머니를 찾아온 호랑이에게 버선발로 달려 나온 어머니는 제 자식 나무꾼을 살리려는 일념으로 모든 분별을 내려놓고 호랑이의 목을 끌어안습니다. 왜 이제야 찾아 왔냐며 ‘아들’을 외치는 어머니를 가슴 깊이 느낀 호랑이는 그 날 이후부터 나무꾼의 형님 노릇, 어머니의 자식 노릇을 합니다. 노루도 물어다 던져...
2015-03-16 10:56:35
중생가
법회 때면 염송하는 서원가, 그런데 정작 그 뜻을 이해하게 된 건 진각종에 입문한 지 5년이 지나서 였다. 나에게 그 때까지 중생가의 의미는 막연하나마 중생가(家)였다. 중생가가 없다는 말은 집없는 빈한한 서민이 많다는 뜻? 아니면 중생을 제대로 다루는 전문가가 없으니 제도하기를 힘써라는 의미? 그런데 보리에는 왜 위(位)이지? 실로 깨달은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뜻? 부끄러운 이야기 이지만 의미의 안개 속에서 그 긴 시간을 지낸 것이다.그런데 그 날 법회 따라 눈에 띄인 한문, 중생무변(衆生無邊)! 중생가는 운율을 만들기 위한 한자어와 우리말의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었던 것이다. 끝이 없다는 의미! 순간 멍 해졌다. 불교의 정신이 메시지의 표현방식에도 그대로 배어 있다니… 읽는 사람을 한계상황으로 몰아넣는 표현의 지혜. 중생에는 경계가 없으니 제도 좀 했다고 나대지 말라, 법문에는 끝이 없으니 좀 공부했다고 우쭐하지 말라, 복과 지혜에도 끝이 없고, 깨침에는 여전히 더할 나위가 있고...
2015-02-17 10:06:39
“.....두고 .....보자”
“두고 보자!”어떤 사연으로 이런 말을 할까요?‘두고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못 봤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상대에게서 어쩔 수 없이 물러서야 할 때,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격분할 때, 속이 답답하고 무언가를 할 수 없을 때에 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긍정보다는 상대를 향한 투덜거림, 상대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과 불평불만이 내포되어 있습니다.무언가를 물끄러미 바라본 경험이 있습니까?물끄러미 무언가를 오래 바라보거나 찬찬히 들여다 본 적이 있습니까?바쁘게 서두르다 보면 참 맛을 놓치게 됩니다.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지나쳤던 것, 모르고 있었던 것, 한 걸음 물러나서 보게 되면 바쁜 일상으로 놓쳤던 부분을 다시 새롭게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나날이 새로운데 새것이 들어온다. 마음이 항상 새로우면 어떠한 것이라도 항상 새로운 것을 맛볼 수 있다.” 실행론 말씀입니다.어제의 하늘과 오늘의 하늘이 같지만 그것을 새롭게 느끼는 순간, 우리는 오늘의 하늘이 어제의 하늘이 ...
2015-01-30 09:56:32
참된 자유인의 초상
자유로운 삶은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이상이다. 자신을 옭죄는 제도와 관습, 타인의 평가로부터 벗어나 삶의 주인이 될 때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외부의 간섭과 제약을 떨치고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참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는 변신 이야기가 등장한다. 큰 물고기인 ‘곤’이 큰 새인 ‘붕’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자유를 성취하는 데에는 변화가 필요하며 용기가 따른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불편하고 비합리적이라고 느끼면서도 규제나 관행이 주는 안정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장자는 자유인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용기’를 강조한 것 같다.‘제물론(齊物論)’에 나오는 ‘호접몽(胡蝶夢)’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에는 장주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 꿈을 깨어보니 자신은 현실 세계의 장주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불필요하게 경계를 짓고 분별하여 사고...
2015-01-12 16:34:33
김광석에 소주 한 잔
음악이 흔해진 세상, 하루에도 수많은 가수들이 반짝였다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우리 가요계의 모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아니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가수들도 있다. 세상을 떠나 다시는 마주할 수 없기에 더욱 애절하고 소중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곁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모르며 지나간다. 최근 신문기사와 인터넷 음반 가게에서 눈에 띄는 소식 중에 고(故) 김광석의 네 번째 앨범 재발매 소식이 있다. 한정판 LP로 발매되는 그의 앨범은 1994년 발매된 후로부터 20년 만에 재발매가 되는 것이다. 필자가 그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1988년에 발매된 그룹[동물원]의 데뷔 앨범이었다. 그 앨범 속에 수록된 ‘거리에서’는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진한 여운을 주었고 그 후로 오랫동안 그의 팬들처럼 나도 그의 음악을 들으며 80년대와 90년대를 보냈다.지난달 나는, 35년의 지난 대구시절을 정리하고 세종시로 이사하면서 많은 사람들과의 멀어짐이 가슴 ...
2014-12-16 17:23:36
한글, 또 하나의 한류(韓流)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존 맨이 한 말이다. 한글은 세계문자올림픽에서 2년 연속 금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우수한 문자이다. 유네스코에서는 한글을 세계의 기록유산으로 지정했고, 과학성, 창의성, 실용성을 두루 갖추었기에 많은 언어학자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한글의 창제 원리와 철학에 대해서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훈민정음은 천지자연의 이치를 담아냈기 때문에 소리와 문자가 조화를 이루고, 이 덕분에 세종 때부터 계층 간의 소통도 더욱 활발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세종대왕이 언어학에 뛰어나고 통합 학문의 자세를 갖추었기에 가능할 일이었다. 그런데, 한글이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글이 말소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표기한 문자이고, 이 때문에 배우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분리해서 만든 음운 문자이므로 문자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를 하기 때문에 음절 문자가 가진 장...
2014-12-02 17:12:07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일전에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이지요. 모 장관후보자의 청문회에 나온 의원 한분이 이렇게 물었습니다.“후보자께서는 무신불립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순간 당황한 후보자께서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인지 뒤에 배석한 보좌진에게 물어보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무신불립(無信不立). 다 아시겠지만 신뢰를 잃어버리면 설자리가 없다는 뜻입니다. 당시 이 후보자는 여러 가지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신뢰를 잃어 버려 더 이상 설자리가 없기 때문에 이쯤에서 자진해서 물러나는게 좋지 않겠나 하는 뜻을 에둘러 표현 한 것이겠지요.그 모습을 보면서 참 딱하기도 하고 한 나라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중도 낙마하고 말았지요.그 후에 이 말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찾아보았더니 논어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이었습니다.공자의 제자 자로가 스승에게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하고 물어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첫째는 족식(足食). ...
2014-11-17 10:10:20
가을, 돌아봄을 위한 계절
가을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 흐르고 있다. 뜨거웠던 계절이 식고 낙엽들이 거리를 구른다. 푸른 하늘은 더 깊어지고 짙어졌다. 몇 장 남지 않은 달력은 마음을 더 서글프게 한다. 울고 웃던 기억들을 뒤로 두고 낙엽들을 모두 날려 보낸 저 거리의 나무들처럼 차가운 바람 속에 홀로 남아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숨차게 급하게 달려왔으나 영혼의 가슴 한구석은 텅 비어있다. 초연히 맞이하는 스스로에 대한 여행, 바로 가을이라는 계절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의미이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고 또 지나간 시간 속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가을은/김기만 가슴 속 옹이로 남은 추억 세월 따라 나이를 먹는지 몰라 나이테 하나 더 건너고 달리는 하늘 끝을 당겨 덮고 누우면 언제나 시리게 삐져나온 발목 가고 없는 것들로 차려진 저녁 만찬 가로등 지글거리며 지독한 그리움 한 무덤 모아 태우는 냄새 가을은견딜 만큼만 그립다 말 것이고 시집[건조주의보2007/문학의전당] 잊고 지...
2014-10-31 11:03:23
사람아 사람아
“사람아 사람아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예전 어른들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니고 사람이 사람다운 짓을 해야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참으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어려운 세상인 것 같습니다.사람다움이란게 무엇일까요. 곰곰 생각해봐도 선뜻 대답이 생각나지 않지만, 도리를 알고 양심을 가지고 살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아픔을 같이 나누며, 약자를 도울 줄 아는 마음을 내는 것이 사람다움이 아닐까요. 얼마 전 우리 사회에서 발생한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이나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일병 사건을 보면 살해 수법이나 가혹행위가 너무나 잔혹하고 비인간적이어서 전 국민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그 사건의 가해자들을 보면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사람의 도리를 모르는 인간을 어찌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예전에 우리 어른들은 비록 학교 교육은 많이 받지 못했어도 늘 사람은 사람의 도리를 하고 ...
2014-10-02 08:59:47
희망은 어디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나
“약속은 깨라고 있는 것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하지만 이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아주 끔찍한 이야기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세월호 참사 후 넉 달이 더 지났다. 무엇이 얼마나 변했을까. 참사 후 많은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이 약속을 했었고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규명을 약속했었다. 그 약속은 유효기간이 있는 음식과 같은 것이었나. 한쪽에서는 유가족이 단식을 하고 있고 반대쪽 정치판의 여당 쪽에서는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야당은 국민들로부터 야합정치라는 손가락질을 피해갈 수 없게 되었다. 기소권과 수사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을 주장하는유가족들은 정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일까..떳떳하다면 기소권과 수사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을 수용 못 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사법체계가 흔들린다는 여당의 모 의원의 입장은 설득력이 없으며 전례가 없다는 말 또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참사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
2014-09-01 09:55:15
우리는 왜 노벨상을 못 받을까?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고 당부하는 데 비해, 유대인 부모들은 ‘선생님께 질문 많이 해!’라고 말한다. 유대인을 생각하면 번쩍 떠오르는 단어가 ‘창의력’이고, 알버트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고 전 세계 부의 15%를 거머쥐고 있다.이러한 기적은 어디에서 나올까? 유대인과 우리의 교육 방법을 비교해보면 의문의 실마리가 풀린다. 유대인은 묻는 교육을 하며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갈수록 경쟁력을 발휘한다. 이에 비해 우리는 듣는 교육을 하며 하나의 정답만 찾는 데 집중하므로 단기적인 성취에 머물러 버린다.유대인의 공부 방법 중에 ‘하브루타’라는 것이 있다. 하브루타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며 논쟁하는 교육 방법이다. 하브루타의 원리는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질문을 유도함으로써 뇌를 자극하고 사고력을 높이는 것이다. ...
2014-08-18 10:18:07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하루는 토끼가 도토리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때 낮잠을 즐기던 토끼의 이마위에 도토리가 떨어졌답니다. 깜짝 놀란 토끼는 벌떡 일어나서 세상에 무슨 난리가 난 줄 알고 막 달음질을 치기 시작했답니다. 그러자 그 숲속에 있던 다른 동물들도 덩달아서 무슨 큰 일이 일어 난 줄 알고 영문도 모른채 토끼의 뒤를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왜 달리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방향의 끝이 절벽인지도 모르고 숲속 동물들은 서로 먼저 갈려고 온 힘을 다해 한 방향으로 내달렸습니다.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그 숲의 왕 사자가 그대로 두면 모두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같아 ‘게 섯거라’하면서 앞을 가로막았습니다.그리고 동물들에게 왜 그렇게 달려가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다들 옆에 친구가 달려서 자기도 달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찾아보니 처음 달린 친구가 토끼였습니다.사자가 토끼에게 달린 이유를 물어보니 낮잠을 자고 있는데 하늘에서 뭔가 떨어져서 놀라서 달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
2014-08-04 17:26:13
커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
커피가 좋아서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한 것이 작년이었다. 지나고 보니 자격증 취득이 주는 것은 그저 작은 결과물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하나의 추억이며 경험이었구나 싶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모여 커피를 알아가는 과정은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30시간의 짧은 과정은 그야말로 커피라는 거대한 몸통에서 새끼발가락을 만져 보는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었다. 세계에서도 눈에 띄는 커피 소비국이 되었고 골목마다 카페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주거지 반경 1,2 킬로미터 안에 과연 몇 개의 카페가 있을까 궁금해서 어느 날 세어보니 예상 이상으로 많은 카페들이 있음에 놀라기도 했다.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날로그 시절을 그리워하듯이 압축된 몇 백기가의 음악을 자동차에, 또 휴대폰에 담고 다니지만 그 배부른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가끔씩은 LP가 가득한 음악다방에 앉아 지난날의 추억이 담긴 노래 한 곡을 신청하고 인스턴트 커피가 아닌 원두커피 한 잔을 홀짝이다 보면 새삼...
2014-07-16 10:04:01
나무의 말을 들어 보렴
갈맷빛 녹음이 넘실대는 초여름이다. 가만히 있어도 불안하지 않고 가진 것이 없어도 모든 것을 품은 듯하다. 요즘 휴일 아침에 앞산 고산골로 가는 습관이 생겼다. 들머리에서 출발해 오르막을 20분 정도 달리면 약수터가 나온다. 이곳은 등산객들이 목을 축이고 가는 곳으로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 도착하면 물 한 잔 마시고 ‘다정한 내 친구’로 이름 붙인 참나무를 껴안는다. 나무에 심장을 댄 채 꼭 껴안고 5분 정도 있으면 나무가 나직이 말을 건네 온다. 그렇게 나무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맑은 물로 헹궈낸 듯 머리가 맑아지고 평온한 느낌이 전신을 휘감아 돈다.나무는 서로 어우러져 살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고독한 밤을 즐기며 이겨내고 비바람, 눈보라도 온몸으로 받아낸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맑은 공기를 선물하고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또 봄이 오면 잎을 틔우고 때가 되면 고운 꽃을 피워내며, 절정의 순간에는 미련 없이 꽃을 버려 풍성한 열매를 돌려준다.이렇게 나무는 우리가...
2014-07-03 13: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