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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소중함을 노래하다
경상도 사투리로 스님을 '시님'이라고 부르는 할머니와, 그를 '할매'라고 부르는 스님이 있다. 조계종 용지암(경남 합천)에 사는 팔순의 공양주 할머니 보살과 승려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젊은 주지스님 간의 이야기다. 스님과 할머니는 한 절에 머물면서 서로를 의지하는가 하면, 때로는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며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다. '우짜든지 내캉 살아요'(공감)는 저자인 도정 스님이 할머니 보살과 함께 했던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면서 얻은 호응과 공감에 힘입어 펴낸 인연의 소중함을 노래한 것이다.도정 스님은 이 책에서 '가르침 없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스님과 공양주 보살의 소박한 일상 속에서 한적하고 고요한 산사의 사계절 풍경을 비롯한 소소한 나눔의 정을 느끼게 한다. 사람 사는 냄새 진하게 묻어나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는 재미를 더해주는 덤이다. 스님은 기쁠 때나 슬플 때만 가슴에 눈물이 차는...
2014-08-04 15:04:09
"본래 자기모습을 찾아라"
"바깥에 있는 부처는 설사 석가와 미륵일지라도 참 부처가 아니라고 하셨다. 법신불, 보신불, 화신불도 참 부처가 아니요, 오직 자성불 만이 참 부처라 이르셨다. 부처님의 49년 가르침은 다른 중생이 아닌 오직 바로 지금의 나에게 깨달으라고 말씀하신 것이라 하셨다."'자기에게 돌아 오라'(심성일 엮음·침묵의 향기)의 역자가 3년 여간 불이법문을 설한 한 스님의 가르침을 엮은 책에 있는 말이다. 그 스님은 조계종 대덕사(부산시 동래구 구만덕로)에 주석하며 인연 있는 공부인을 지도하고 있는 춘식 스님이다. 춘식 스님은 10대 후반에 '육조단경'을 읽고 발심해서 출가한 다음 설봉학몽대선사와 그의 법제자인 금산지원선사의 뒤를 잇고 있는 스님이다.춘식 스님의 가르침은 한 마디로 "바깥의 모양에 속지 않고 본래 있는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이 진정한 깨달음이며 참된 불교"라는 것이다. 자기 바깥에서 부처를 찾아 헤매거나 작은 깨달음에 멈추지 말고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기를...
2014-08-04 15:03:07
해월 스님 구도·깨달음 이야기
"장좌불와에 들어간 지 한달 만에 지독하고 무서웠던 수마와 싸워 잠을 항복 받았다. 수행자 해월은 지극히 고요한 상태에 들어간다. 번뇌망상을 만들어 마음 안으로 집어넣으려 해도 지극히 고요한 평화는 곧 번민을 흡수해 평화를 노래하는 전령사로 만들었다."한 수행자가 깨달음의 마지막 한 고개를 넘기 위해 지구에 내려와 고난과 고통을 받아들이며 수행하고, 마침내 자성관음(自性觀音)을 발현해 깨달음을 이루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원력을 갖춘다. '소설 군야'(석암 스님·비움과소통)는 이 같은 픽션과 논픽션을 동원해 자유인 해월 스님의 구도와 깨달음을 이야기로 풀어낸 구도소설이다. 저자인 석암 스님이 프롤로그에서 "그것은 바로 나의 꿈이기도 하였다"고 밝힌 바대로 저자는 구도의 길을 해월 스님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미래를 내다보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한 수행자가 열심히 정진해 그 깨달음으로 세상을 교화하고 아름답게 장엄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며 나라와 부모, 그...
2014-07-15 15:54:56
원형논쟁 종지부 찍을 연구서
진실이라고 굳게 믿었던 이야기가 실체 없는 허상, 곧 마야(Maya)일 가능성이 높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국보 제24호 석굴암과 동해의 아침햇살 이야기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소설가 겸 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는 성낙주 석굴암미학연구소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신화와 현실이 충돌할 때는 신화를 접어야 한다고…. 성 소장은 "실체 없는 신기루를 정수리에 이고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맹목의 믿음과 찬사만으로는 결코 진실을 담보할 수 없다. 무조건적인 예찬이 이야기를 진실로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신화와 환상에 가려진 석굴암의 맨 얼굴을 찾아서'라는 부제가 붙은 '석굴암, 법정에 서다'(불광출판사)는 석굴암 복원공사 50주년을 맞아 펴낸 석굴암 원형논쟁의 모든 것을 담아낸 종합연구보고서다. 1964년 7월 1일 준공된 문화재관리국의 석굴암 복원공사는 일제가 석굴암에 남긴 상흔을 씻어내는 일종의 씻김굿이었으나 원형논쟁이라는 거센...
2014-07-15 15:53:48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 영문 법어집 출간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영문 법어집 ‘Finding the True Self’(참나를 찾아서)를 출간했다.진제 스님의 이번 영문 법어집 출간은 ‘Open the Mind, See the Light’(마음을 열어 빛을 보다)에 이어 두 번째이다.이번 법어집에는 부처님의 정통법맥을 잇고 있는 79대 법손인 진제 스님의 바른 참선법이 오롯이 담겨 있어 한국의 정통 간화선을 배우고자 하는 서구인들에게 훌륭한 수행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진제 스님은 이번 영문 법어집을 미국과 유럽의 유수의 대학과 주요 도서관에 기증하여 한국의 간화선 수행법을 전 세계에 널리 선양할 계획이다.진제 스님은 “동양정신문화의 골수인 한국의 간화선 수행법을 전 세계에 널리 유포하여, 종교의 참된 가치인 인류의 정신문화를 고양함으로써 지구촌에 참된 평화가 깃들고, 인류에게 영원토록 행복한 삶을 영위케 하려는 목적으로 출간하게 되었다”며 영문 법어집의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법어집은 간화선과 바른 참선 수행법에 대한...
2014-07-04 11:25:03
불교논리학적 접근법
일부 학자들 간에서 논장, 즉 아비담마 삐따까는 붓다의 직설이 아니라 후대 논사들 철학적 사유의 산물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니까야와 아비담마의 철학과 그 전개'(와타나베 후미마로·김한상 옮김·동국대학교출판부)는 이 같은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또 아비담마가 경장에 나타난 토론형식의 직접적인 발전이며, 붓다 당시에도 제자들은 논리적 전개과정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마음, 마음작용, 물질, 열반에 관한 붓다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분석했을 것이라고 서술하면서 초기 부파불교와 불교논리학에 있어서의 접근법을 보여준다.'아비담마철학의 기원을 밝힘'과 '대화형식의 발전' 등을 다루고 있는 이 저작물은 모두 2부 12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비담마철학의 기원을 가장 오래된 니까야와 단편적인 산스크리이트판본, 한역대장경 등과의 비교를 통해 각기 다른 부파의 접근법으로 비교분석하고 있다. 고영섭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겸 한국불교사연구...
2014-07-03 17:05:43
민낯 같은 붓다의 실상
한 인물의 생애를 다룬 전기적 저작물은 사실에서 비켜나 다소 과장되거나 미화되기 십상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이나 유명 인사들의 영웅담일 경우 신화처럼 부풀려지는 예도 흔하다. 그래서 민낯 같은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기록물이 아니라면 원형 그대로의 실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붓다순례'(자현 스님·사진 하지권·불광출판사)의 저자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가 책 머리말에서 붓다의 전기가 차고 넘침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마음으로 썼다는 요지의 말을 하면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새로운 붓다를 만나다"라고 한 것은 이 책이 쓰인 요체를 밝힌 것이다. 인도 바라나시의 다메크스투파는 붓다의 첫 설법을 기념한 탑이 아니라거나 사리불이나 목건련은 사람 이름이 아닌 별명이며 동아시아에서 시무외인으로 알려진 수인이 인도의 인사법이라는 것 등 그동안 잘못 알려진 것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다는 말로 저자는 붓다의 생애관련 서적홍수 속에서도 이 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
2014-07-03 17:04:41
삶을 변화시키는 15가지 성찰
불교의 가르침이 방대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흔히 팔만대장경이니, 팔만사천법문이니 하는 말들이 단적으로 표현된 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방편설법이니, 대기설법이니 하는 말이 있는 것처럼 사람과 장소에 따라 그때 그때의 가르침이 다르게 들리고, 차이 나게 표현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무리 많고 방대한 가르침이 있다 할지라도 핵심 내용을 알고 보면 대의는 쉬 파악된다.'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곽철환·불광출판사)는 이에 대한 길라잡이라 할 수 있다. 법문이나 경전의 한 구절 한 구절을 모아 단락을 만들고, 단락과 단락을 모아 한 편의 글이 되기까지 쓰고 읽기를 반복하며 저자가 배우고 익히며 실천해온 부처님 가르침의 고갱이를 정리해 놓은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저자가 "불교는 자연과학처럼 바깥 대상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는 내관(內觀)으로, 고에서 열반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라고 말한 것은 울림이 있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4-06-18 16:15:35
전국 152기 마애불 답사보고서
원효 스님이 손톱으로 그렸다는 사성암(전남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길) 마애여래입상, 학이 부리로 쪼았다는 성불사(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불사길) 마애석가삼존 십육나한상 및 불입상과 만일사(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흥4길) 마애불, 베틀바위의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남 창녕군 고암면 감리 마애여래상, 대통령으로 환생했던 경남 김해시 진영읍 장방로 봉화산 마애불, 한국의 둔황석굴로 자리하고 있는 골굴암(경북 경주시 양북면 기림로) 마애여래좌상…. 마애불에는 이처럼 각종 인연과 사연, 전설이나 설화가 깃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 산재해 있는 마애불 152기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한편 찾아가는 방법 등을 꼼꼼하게 정리해 놓은 종합보고서이자 답사기가 있다. '마애불을 찾아가는 여행'(유동후·토파즈) 저자가 5년 여간 발품을 판 결과물이다.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천년 세월 비바람을 맞으며 누군가의 ...
2014-06-18 16:14:20
자야바르만 7세 행적따라…
'도시의 사원'이란 뜻을 가진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에 있는 거대한 사원이다. 한해 40만 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찾아들기도 하는 곳이다. 이 앙코르와트와 인근 유적의 비밀을 앙코르제국의 대왕 자야바르만 7세의 행적을 따라가며 찾아가는 역사·전기소설이 발간됐다. 올해 2월까지 주캄보디아대사관 총영사로 지냈던 이형종 외교관이 쓴 '소설 앙코르와트'(비움과소통)다. 802년부터 1430년까지 인도차이나를 호령한 앙코르제국은 30여 명의 왕이 권좌에 올라 통치했다. 이 제국에서는 왕위계승의 원칙이 확립되지 않아 왕이 교체될 때마다 분열과 피로 물든 전투가 반복됐다. 통치중인 왕을 살해하거나 치열한 전투를 통해 경쟁자를 물리치고 등극한 왕들은 자신의 치세를 드러내기 위해 신들에게 바치는 거대한 사원과 건축물을 남겼다. 그 중에서 자야바르만 7세는 캄보디아인들이 꼽는 최고의 왕이다. 그는 1120년대에 태어나 1181년에 왕으로 등극하고 1219년경 사망한 것으로 추...
2014-06-02 18:02:21
발을 내밀어야 미래가 있다
"시계는 시간을 정확하게 가리켜야 한다. 그래서 결코 멈출 수 없다. 시계의 이런 속성이 우리네 인생과 많이 닮아 있다. 인생 역시 시계처럼 멈추지 않고 인과를 정확하게 따르며 진행되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주위에서 인과를 거스르려는 이와 만나는 경우가 있다. 인과를 거스르는 것은 있을 수도 없지만 혹여 있다 해도 그것은 더 이상 인생일 수가 없다. 고장난 시계가 더 이상 시계로 기능할 수 없듯이."('시계의 철학' 중에서)조계종 고시위원장이자 반야불교문화연구원장으로 있는 지안 스님이 '일구고, 기르고, 거두고, 나누는 마음의 일에 관한 단상들'을 묶어 엮은 '마음의 정원을 거닐다'(불광출판사) 중에 있는 이야기다. "산 속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던 어느 날, 생존경기를 벌이고 있는 현대인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었다. 그 무엇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제삼자의 입장을 분명히 지키면서, 누군가의 승리나 패배를 바라는 대신 경기를 벌이는 양쪽 ...
2014-06-02 18:01:31
진정한 출가정신을 그린 소설
"출가를 하여 삭발을 하면서 그(물소 가죽으로 만들어 금장식 은장식을 한) 신을 버리고 맨발이 된 것이었다. (중략) 이후 여든 살이 넘어 열반에 들 때까지 만천하의 인민들에게 올바른 길을 가르치기 위하여 내내 험한 길을 걸어 다닌 그 맨발을, 싯다르타는 지금 수제자 카샤파에게 내보이고 있는 것이었다."한승원 소설가의 장편소설 '사람의 맨발'(불광출판사) 프롤로그에 있는 말이다. 한승원 소설가가 그린 '사람의 맨발'은 길 위에서 태어나 길 위에서 열반에 든 싯다르타의 발이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생화(生化) 같은 삶과 실천행을 주문하는 출가정신이다. 그래서 소설은 출가에 초점을 맞추고 주인공도 깨달음을 얻기 전의 이름 싯다르타로 일관된다.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출간된 '사람의 맨발'은 작가가 영혼의 스승인 석가모니부처님의 삶을 써보고 싶다는 오랜 염원에서 나온 소설이다. "여행 중 와불의 맨발을 볼 때마다 붓다의 맨발이 의미하...
2014-05-15 13:47:55
"웃기 때문에 즐거워진다"
"웃으면 화가 풀리고 한 번 더 웃으면 인생이 풀린다."'인생아, 웃어라'(갤리온)는 불교방송 라디오 '아침풍경' 진행자이자 청년출가학교 지도스님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영 스님의 속 시원한 인생상담사례 33가지를 담았다. 원영 스님의 인생상담은 편파적이라고들 한다. 무조건 속상해 하는 사람 편에 서서 이야기를 듣다가 도저히 그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면 "대신 욕해 줄까?" 하고 나선다. 이처럼 무작정 나서기, 아무리 사소한 고민이라도 잘 들어 주며 맞장구 쳐주기, 사건을 해결해주겠다며 설쳐대기…. 화가 나있고 속상해 하는 이들이 스님을 대하며 마음을 내려놓고 한 번이라도 웃기를 바라는 세심한 배려에서 저지르는, 편파적이기보다는 차라리 과감하거나 오버하는 표현이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 근거는 원영 스님이 직접 들려준다. "저는 힘들고 지친 가슴을 안고 찾아온 사람들이 저로 인해 웃을 수 있다면 욕도 서슴지 않을 작정입니다. 화가 나고 억울하고 속...
2014-05-15 13:46:10
‘수행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 책 펴내
이주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달리는 스님으로 알려진 진오(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 스님이 ‘수행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리더스 북)를 펴냈다.진오 스님은 절 대신 길 위를, 목탁 대신 운동화를 택한 채 남다른 구도의 길을 가고 있다. 진오 스님이 달릴 수 밖에 없었던 인연은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받고 머리 한 쪽을 잘라내야 했던 베트남 청년 토안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토안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모든 만남이 그에게는 하나의 화두였던 셈이다. 그는 달리면서 1킬로미터당, 100원, 200원의 후원금을 받는다. 그리고 이 후원금이 모여 이주민노동자들, 이주민여성들, 통일(탈북)아이들의 쉼터를 만들고 먹거리를 만드는 데 쓰인다. 때문에 스님에게 달리기는 달리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머리로 하는 자비보다 몸으로 행하는 자비가 더 어렵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그에게 있어 달리기는 기도이며 구원이고, 종교에 다름 아니다.이 책의 제목에...
2014-05-08 16:51:19
평온과 안식 찾아가는 수필
"글 쓰기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내가 아닌 남이 되어 잘잘못을 가려 평온함을 찾습니다. 쓰는 일은 호된 매가 되어 꾸짖고 때로는 안식처가 되어 지친 나를 안아줍니다."백승분 수필가가 최근 펴낸 수필집 '소리길을 따라서'(수필미학사·12,000원) 책머리에 밝혀 둔 말이다. 백승분 수필가의 글 쓰기를 엿보게 하는 말이다. 글 쓰기로 자신을 객관화하고, 그래서 자신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암시로 보인다. 그러한 글 쓰기 속에서 평온함을 찾게 되고, 그곳이 때로는 안식처가 되어 새로운 글 쓰기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수필을 창작하는 백승분 수필가의 정신까지도 읽게 해주는 말이다."어머니의 삶이 허수아비를 닮았다.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눈비를 맞는 건 예사였으리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날이 어디 하루 이틀이었으며 어느 하루 편히 귀잠 든 날이 있었을까. 노쇠한 육신이 허수아비의 남루한 옷차림과 무엇이 다르랴. 지금도 자식들...
2014-04-30 19: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