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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 차 향기여! 해와 달을 품고 있네

밀교신문   
입력 : 2025-07-09  | 수정 :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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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학 지음·불광출판사 펴냄·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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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이자 다인으로 살아온 원학 스님이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의 다경(茶經), ‘다부(茶賦))’를 풀어쓴 해설서를 출간했다.

 

를 즐기지 않더라도 차에 대한 글을 한 가지 꼽아보라고 하면 대부분 초의 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을 언급한다. 이는 다성이라고 불리는 초의 선사가 지은 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초의 선사가 지은 것이 유일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차에 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글은 초의 선사의 것이 아니다. 그보다 340여 년 앞선 조선 전기, 한재 이목(1471~1498)이 지은 다부(茶賦)’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부를 다인(茶人)이자 수행자인 원학 스님의 눈으로 새롭게 풀어낸 해설서다. 오랜 시간 차를 마시고 가르치며 살아온 스님은 이 글에서 학술적 해석을 넘어서 삶의 향기를 전하려 한다. 한문에 능한 학자의 눈이 아니라, 차를 삶의 벗으로 삼아온 이의 시선으로 다부를 다시 읽고 오늘의 언어로 옮긴 것이다. 차를 수행의 일부로 받아들였던 선사(禪師)들의 전통과 차를 벗 삼아 노래한 한재의 사유는, 이 책에서 하나의 맥으로 이어진다.

 

수행자이자 다인으로 살아온 원학 스님이 한재 이목의 다부를 처음 접한 것은 2001, 다회에서 우연히 다부에 대한 강의를 맡게 되면서였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스님은 다부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러나 1년 반 동안 다부를 강독하며 점차 이 글이 담고 있는 사유의 깊이와 맑은 정신세계에 사로잡혔고, 언젠가 이 글을 제대로 옮겨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품게 되었다.

 

이 책은 차를 수행의 한 방편으로 받아들이고 삶 속에서 실천해 온 저자가 그간의 다생활(茶生活)에서 체득한 성찰의 기록이기도 하다. 단순히 한문을 현대어로 옮기고 해설한 것이 아니라, 차를 통해 삶을 배우고, 사람을 대하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수행자의 눈으로 풀어내고 관련 시문과 고사를 보완하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