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에 물주는 사람
우리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에 그 고비를 호되게 극복해 가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우선의 삶을 영위하다 보니 정신이나 마음엔 틈새가 비좁아져 사람다움의 윤기를 잃어가게 되었다. 결국 세상이 삭막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살맛이 안 나고 상대가 왠지 의심스럽고 신뢰감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불신의 풍조가 도처에 산재하게 되어 매사에 신중을 기하지만 결과에 늘 찜찜해 하는 것 같다. 이 모두가 인간성의 상실에서 오는 일이다.
그러나 가만히 삶을 다시 되짚어 보면 인간성의 박토에 거름을 주고 물을 주는 이가 많다고 본다. 이런 것 때문에 세상은 살맛이 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작은 선(善)을 행하는 사람이 그들이다. 이것도 의식적이기 보다 자연발생적이다. 버스나 전철에서 노인이나 장애자, 아기 업은 부녀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가 그들이다. 보기 흉한 쓰레기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는 어린이와 젊은이도 만난다. 또 학생이나 젊은이에게 길을 물었을 때, 손으로 가리키다 말고...
2003-03-18 09:3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