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제를 지탱하는 바탕에는 ‘마처 세대’가 있다. 마처 세대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라는 의미다. KBS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약 860만 명에 달하는 1960년대생의 은퇴하지 못하는 경제 활동을 다루었다. 이들은 80년대 이후 경제 성장기와 90년대의 IMF 금융 위기를 겪어낸 격동의 세대이다. 배고픈 시기를 견뎌낸 경제 발전의 주역이며, 자녀 교육을 책임졌다. 이제 은퇴 후에도 여유보다는 부모 부양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마다하지 않는 애환을 가지고 있다.
작년 3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577만 명 이상으로 1년 전보다 41만 3,000명이 늘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60세 이상 고령층 인구가 10년 사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순자산의 40% 정도를 60세 이상이 가졌다는 자료도 있다. 이처럼 60년대생은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풍부한 일자리로 안정된 직업을 갖고, 높은 학력에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시대 변화로 일자리·결혼·내 집 마련이 어려운 자녀 세대를 보면서 ‘마처 세대’의 노후 걱정은 이어진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끼칠 경제적 영향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에는 향후 성장률 우려가 담겨있다. 705만 명 가량의 1955~1963년생인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후 더 큰 위기의 물결이다. 954만 명에 달하는 1964~1974년생인 2차 베이비붐 세대가 60세 이상 은퇴 연령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 시기인 11년간 경제 성장률이 연간 0.38% 포인트 가량 낮아진다는 예측이다. 1차 베이비붐(0.33%P) 세대보다 인구가 많아 하락 폭도 더 크다.
성장기의 주역이었던 60대 이상 연령대는 각자 전문 영역이 있고, 경제 활동 역량을 가진 경우가 많다. 높은 교육 수준, IT 활용 능력, 풍부한 경험이 있다. 나이를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일본의 재고용 법제화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60세 이상 인구의 고용 안정으로 경제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능력에 맞는 활동 지원으로 초고령 사회를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