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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위대한 유산

밀교신문   
입력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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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마치 다른 두 기업체를 하나로 합병하여 그들 각각의 원료를 한꺼번에 넣고 하나의 단독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작업은 두 성인이 한 아이를 젖먹이 때부터 성인이 되도록 키울 때 그대로 나타난다. 양육적인 부모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의 하나는 아마도 가족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아이는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빨리 변화하고, 부모들은 이 변화를 받아들인다. 개인뿐 아니라 이 세상도 변한다. 가족들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변화에 가족들이 더 적응적이 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한다. 이러한 가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을 높은 자존감, 긍정적 의사소통, 융통성 있는 가족규칙, 외부사회와의 개방적 연결로 보았다. 그중 자존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 사티어의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정직하고 책임감이 있고 정열과 사랑이 있으며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고, 신뢰와 희망 그리고 생기로 가득 차 있다. 비록 위기에 직면하더라도 이는 한순간이며 해결해야 하는 도전과제로 받아들이고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경험하는 실패도 변화를 위해 시도한 노력의 산물로 받아들인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이 그들을 속이거나 짓밟거나 비난하리라 생각한다. 타인뿐 아니라 가족관계에서도 의무적으로 지내고, 심지어 항상 최악을 예상하고 행동해 최악에 직면하고 만다. 낮은 자존감은 약물남용이나 약물의존, 자해 등의 다양한 문제로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삶이 이런 모습에 이르고 마는 것은 자신의 문제를 터놓고 도움을 요청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권력이나 영향력이 높은 사람도 처음에는 갓난아기였다. 이 세상에 갓 태어났을 땐 인생을 살아본 경험이 없고 자신의 가치를 판단할 저울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나의 가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가치 감정을 전해 주는 유전인자는 따로 없다. 배워서 얻어진다. 바로 이 배움의 최초 학습의 장은 가정이다.

자기가치의 감정들이 개인차가 인정되고 실수가 용납되며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규칙이 융통성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건강하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가치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으로 자존감이 높은 반면, 문제가정의 자녀들은 흔히 자신에 대한 값어치 없음을 느껴 자존감이 낮고, 이들 가정에서는 비뚤어진 의사소통, 융통성 없는 규칙, 같지 않음에 대한 비판, 실수에 대한 처벌이 혹독하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사회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가정에서만은 사랑과 이해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여겨왔다. 바깥 세상에 좀 더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원기를 회복하고 재충전하는 그런 곳이 가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정에서는 이것은 하나의 신화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부모와의 상호작용에서 아이들은 가정 안에서 높은 자존감 혹은 낮은 자존감의 소유자로 성장하게 된다. 아동기에 형성된 자존감은 학령기와 성인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높은 자존감을 가진 아동은 실수를 헤쳐나가는 힘이 있고 낮은 자존감을 가진 아동은 성공해도 끊임없는 의심을 하게 된다. 이렇듯 한 가정에서 한 사람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일은 부모의 몫이다. 부모는 한 인간의 인생에 깊이 관여하는 창조주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세상의 부모님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자녀에게 어떠한 자존감을 유산으로 대물림하시겠습니까?

 

장덕희 교수/위덕대 사회복지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