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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용서하며

밀교신문   
입력 :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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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봉 지음·불광출판사 펴냄·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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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봉 스님의 수필집 '사랑하며 용서하며'1979년 초판 출간 후 1991년 증보판에 이어 33면 만에 복간판으로 재탄생했다.

 

20235, 불교 출판계에 향봉 스님 열풍이 일었다. 1980년대 법정 스님, 오현 스님과 함께 사랑하며 용서하며로 필명을 드날렸던 향봉 스님이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을 펴내며 44년 만에 컴백한 것이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진입해 수개월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스님이 겪어온 삶의 역정과 치열한 구도기 속에서, 진리와 한몸이 되어 살아가는 자유인의 삶이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 것이다.

 

담백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문체는 여전했다. 향봉 스님의 글은 눈물방울 두어 방울로 표현된다. 유쾌하게 이어지는 문장을 따라가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다가도, 어느새 가슴이 먹먹하고 절절해진다. ‘눈물방울 두어 방울적시지 않고는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급기야 독자들은 1979년 초판 이후 60만 부 이상 팔려나간 사랑하며 용서하며를 소환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향봉 스님의 투명한 진솔함이다. 그 어느 것도 숨김 없이 소위 맞짱을 뜬다. 수행자의 체면이나 위선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자유와 깨달음에 대한 갈망과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비의 마음만 있을 뿐이다. 책의 마지막 장인 염화실 탐방에서 당대의 큰스님들, 경봉·구산·고암·서옹·성철·월산·월하·우화·운허·춘성·탄허·향곡·향봉·혜암 스님을 찾아가 울부짖듯 가르침을 묻는 장면들도 인상적이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