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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밀교신문   
입력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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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으며, 어떤 사람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도 배울 점은 있다.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면 거기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으로, 선한 사람에게는 선한 것을 배우고, 선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타산지석으로 삼아 잘못을 고치는 것, 그것이 바로 배움이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배움이 있다. 배움은 학교나 교육자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 세상은 거대한 학교이며,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교육자인 동시에 학습자다.

 

인생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서로를 가르치고, 배우고 또한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제2의 인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 곳이다. 평생을 통하여 체득한 지혜와 지식을 공유하는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수강료나 강사료는 없으며 강사와 스태프 모두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 인생 학교에 등록한 학생들은 자기가 지닌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주고, 자신은 또 다른 사람에게서 배운다. 내가 아는 것은 가르치고 모르는 것은 남들에게 배우는 것이다.

 

배드민턴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배드민턴 레슨을 하고 있다. 레슨토픽은 수강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거나 수강생들이 직접 정한다. 수업할 내용의 동영상을 예습하고 레슨에 임하며, 훈련 후에는 잘못된 부분을 상호평가한다. 그리고 레슨일지를 작성한 후, 영상을 복습하고, 또 반복연습을 통해 동작을 몸에 익히며 즐겁게 연구한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표면적 의미 그대로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가르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니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배드민턴 레슨을 위해 그립도 고쳐 잡는 등 나 스스로 기초부터 다시 점검하고, 관련 동영상 수백 편을 분석하고 정리하고 연습하다 보니 나 역시 실력이 늘었다. 그러니 실은 내가 그분들을 가르치고 있다기보다는 공부하고 배우고 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말이 내 경우에 딱 들어맞는다 하겠다.

 

정부가 배움을 지원하고 있다. 배움을 이어나가고 훈련받을 수 있도록 권장해 주는 제도로 내일배움카드제가 있다.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하면 인당 200만 원 한도로 설정한 계좌가 생성되고 그 안에서 많게는 전액, 적게는 60%까지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뿐 아니라 우리가 배우려고만 하면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든 배울 수 있다.

 

배움에는 나이나 때가 있는 것도 아니다. 무덤에 눕는 그 순간까지 배움은 어떤 형태로든 주위를 맴돌 것이다.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은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퍼드 대학 연설문에서 인용한 말이다. 이 말은 멍청하게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으라는 메시지이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배우는 것을 멈추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결국 인간은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 나가야 하는 존재다. 서로를 가르쳐주고 함께 배우며, 그 과정을 최대로 즐기고 성장의 기쁨을 공유하는 삶을 모두가 설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방건희/전 진선여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