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수행과 불사의식(佛事儀式)

밀교신문   
입력 : 2025-11-27  | 수정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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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불사의식은 정성이 최우선이다. 법신 비로자나불은 생명<인간(人間)>을 소중히 하면서 삼라만상<공간(空間)>으로, 일월성신<신간(時間)>으로 당체설법을 금강지권인을 결하고 염송하시는 성스러운 모습으로 보이셨다.

 

당체설법은 직접적인 법과 간접적인 법으로 설하신다. 직접적인 법은 중생은 들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다. 간접적인 법은 삼라만상을 통하여 보여주는 법이다. 이 법도 지혜가 밝은 자는 바로 알 수 있지만, 그러하지 못한 사람은 듣지 못한다. 들으려면, 반드시 비로자나불로부터 위신력을 가지 받아야 한다. 부처님의 위신력을 가지 받는 제일 좋은 시간이 새벽<인시(寅時)>이다. 1,000일 이상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새벽에 정성으로 정진하면 혜안이 열리고, 다시 거듭 1,000일 하면 법안이 열리고, 평생으로 변함없이 하면 자연히 좋은 습관을 성취하여 세세생생에 해탈의 세계에 안주하게 된다.

 

싯다르타 태자는 6년 고행하는 중에 피골이 상접(相接)한 경지에 이른다. 그러나 정성이 부족함을 알고 강을 건너 아무도 출입하지 않은 원숭이 숲으로 들어간다. 이를 본 마왕 파순이 놀라서 방해하는 법문을 보이지만, 태자의 마음을 흔들지 못하고 항복하였다. 태자는 샛별이 가장 빛날 때<인시초(寅時初)> 정성을 모은다.

 

1선정에 들어 마음 깊이 자리한 욕망과 악을 초월하는 기쁨을 증득하였다. 선정에서 나와 제2선정에 들어 마음 깊이 자리한 성냄을 가라앉히고 고요함에 따라 마음 통일의 기쁨을 이루었다. 선정에서 나와 제3선정에 들어 지금까지 증득한 기쁨까지도 초월하고 정념의 즐거움을 느꼈다. 선정에서 나와 제4선정에 들어 즐거움도 괴로움도 근심도 기쁨도 없는 평온하고 청정한 경지에 도달하였다. 다시 제4선정에서 나와 제3선정으로, 2선정으로, 1선정에 들었다. 이와 같이 3번을 반복하여 정성을 다할 때, 청량하던 샛별의 빛이 사라지기 직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Aum)”의 소리를 듣고 시성정각(始成正覺)하여 비로자나불이 되었다. 동시에 이 땅은 비로자나불의 화장장엄세계로 변하였다. 다만 중생이 근기가 낮아 불세계를 보지 못할 뿐이다.

 

하나의 작은 씨앗도 땅에 떨어져 시절을 수순하며, 싹이 돋고 가지를 불리고, 잎과 꽃을 피운다. 다시 꽃을 버리고 열매로 회향한다. 비 오고 바람 불어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정성으로 목적을 달성한다. 이것이 비로자나불이 본래 면목으로 보여주는 당체법문이다.

 

진언수행자는 당체법문에 수순하면서 보살행을 행한다. 자비로 보시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계를 지키며, 편안한 마음으로 인욕하고 굳건한 마음으로 정진하며, 정성으로 염송하고 지혜를 열어간다. 육바라밀을 성취한 다음 자비희사 사무량심으로 일체중생에게 회향한다. 이것이 <화엄경>십바라밀 성취이다.

 

진각성존께서 육바라밀 가운데 선정을 염송이라 하셨다. 이 말씀은 정성의 중요함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물론 육바라밀은 하나하나마다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현교는 유상불(有相佛)이므로 자연히 정성을 다한다. 먼저 몸을 청결히 한 다음, 보시물을 준비하며, 불전에 나아가 다소곳이 합장하고 공양물을 올리며, 간절히 서원하며 정성으로 불공드린다. 집에 돌아올 때까지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

 

무상불(無相佛)을 교주로 육자진언을 수행 본존으로 하는 심인도량은 무상불도량이다. 출입을 가벼이 하며, 희사할 때는 구하는 마음뿐이요, 참회할 때는 문자 외움에 급급하고, 법문 들을 때는 재미 삼아 듣고 깨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며, 염송할 때는 시간만 생각하며 입으로만 한다. 염송을 마치고 금강정유가삼십칠존예를 봉독하면서 귀명한다는 의 뜻을 모르고 형식으로 합장한다. 특히 밀교의 불공은 상호공양이다. 부처와 수행자는 같은 불성을 지녔으므로 서로서로 공양한다. 그러나 수행자는 윤회하는 업신(業身)을 가지고 있으므로 몸과 마음을 낮추어 깊은 예로 하여야 평등 공양이 되며, 청정심을 바탕으로 정성을 다하여야 진실한 상호공양이 이루어진다.

 

업식으로 이루어진 중생 몸은 한 번의 정성으로 상호공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성을 다하는 현교도 108, 1080, 3000의 법으로 불공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밀교의 상호공양은 더욱 정성이 필요하다. 7, 3자성, 49, 100, 1,000, 10년을 정성으로 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익혀온 숙세업을 바꾸려면, 1,000일 이상 정성이 필요하다. 하나를 바꾸는데 정해진 의식에 수순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더 큰 것을 성취하려면 10년의 정성이 필요하다. <화엄경> 선재동자가 보리심을 발한 후에 53선지식을 찾는 최고의 정성을 보이는 장면은 이를 뜻한다.

 

무상불의 불사는 반드시 정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육자진언을 수행본존으로, <실행론>을 모본(模本)으로 일상생활에서 보살도를 실천하는 진각종은 비로자나불로부터 위신력을 가지 받는 새벽 정송부터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그 마음으로 낮 불사, 저녁 불사의식에 수순하여야 한다. 낮 불사 첫 시간은 진호국가불사, 둘째 조상과 부모를 위한 추선 추복불사, 셋째 일체중생을 위하여, 넷째 회향 불사이다. 저녁 불사 역시 첫째 진호국가불사로 이루어진다. 이 법은 진각성존께서 깨달은 육자진언의 묘리인 지은보은(知恩報恩)법의 실천이다. 진각성존께서는 <법불교>를 출판하신 후, 불사시간 첫 시간에 진호국가 사종수법 중의 하나를 반드시 행하셨다.

 

모든 불사의 시작은 국은에 보답하는 불사로 시작하셨다. 국가를 진호하는 목적을 지닌 인재불사이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진각성존께서 보여주신 법은 지켜야 한다. 이 법이 교를 흥왕하게 하는 기본법이다.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긴 시간을 정성으로 염송하면서 시간 지켜라.” 하는 불사법에 수순하여야 한다.

 

진각종 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