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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현재의 수행(修行)?

밀교신문   
입력 :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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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더위, 큰 더위를 넘어 장마와 삼복을 지나, 오늘이 가장 시원한 계절, 여름이다.

 

여름이 되면 늘 스치는 모습이 있는데, 종무 생활 말에 교화자 교육을 받기 위해 종단으로 들어오던, 그리고 교육받던, 그래서 수행하던 모습이. 그중에서도 더운 계절 교화자 교육 때 정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땀이 뚝뚝 흐르고, 수마를 견디고, 선풍기 바람이 마냥 고마움의 행복을 느끼던, 그 시간이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선배 스승님들께는 송구하지만 벌써 20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듯한 세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런데 그때 하던 수행과 지금의 수행이, 어떤(진리, 세간의) 차이가 있을까? 어떤 변화를 가져 왔을까? 그때의 마음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그냥 그 나이 때의 마음이었을까? 아니면 간절함이 1이라도 있었을까?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려는 간절함은 무엇이었을까?

 

교화 초기 선배 스승님들의 한여름 정진하실 때 땀띠가 났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었다. 모든 것들이 다 중요하지만, 하던 것, 해 왔던 것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밝히고 깨치는 수행이 필요할 때이며, 자주·자주력이 주가 되어야 함에도, 지금도 의뢰, 의지하는 신행에 머무르는 현실을 사유하면, 지금 시대에 맞는 실천과 수행의 과제를 제 조명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는 진각 80, 100년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교화의 포인트를, 언어적 유희라 할 수도 있겠지만, 동등하게 시대에 맞는 교화에 포인트를 주어야 할 때라고, 왜냐하면 계속 한 곳에 포인트를 맞추면 그 이상의 방편을 펴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행하면서 진각종도라면 누구나 실천강목의 가르침이 완벽한 신행의 바탕이 돼야 함이 당연하지만,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실천해 왔다면, 지금은 시대에 맞는 방편을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복지전수의 예를 들면 삼밀행과 희사로서 복덕지혜 구족하게 부지런히 닦을지요에서 삼밀행과 희사로서 부지런히 닦아왔으니, 복덕지혜 구족하게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대가 지금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다. 그렇다 한들 기존의 수행을 등한시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매너리즘에서 벗어난 이치에 지혜가 밝은 선택과 집중이, 이제는 수행의 실천적 에너지를 모아야 할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다.

 

강성용 선생의 쇼츠를 인용하면 저 개인적으로나 자신에게 매일 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고, 학생들에게도 수업 중 가끔 이야기하고, 특히 수행론이 강한 불교 같은 전통에 가까운 분들에게 자주 드리는 말씀인데, 인간이 뭔가 특별하다거나, 위대하거나, 대단한 것이, 뭐라도 있다면 저는 그것을 자기의 경험의 무게를 이겨 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특히 자기가 겪은 불교가 불교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한 번쯤 자신에게 질문할 수 있는 불자가 인간적이라 생각한다.”라는 이야기처럼, 지금이라도 일상에서 얼마든지 활용해 나갈 수 있는, 지금 시대에 내가 경험한 것이 아니면 말하지 않는, 결코 가볍지 않은 말의 무게에 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나는 지금 무슨 수행을?

 

석인 정사/덕화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