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이 당선됐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반년 만에 실시된 대선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됐다. 아무도 예상하지 않은 계엄으로 헌정질서는 혼란에 빠졌고 국민은 좌절했고 고난을 겪었으며 결국 분노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의 혼란과 추락한 국격을 우리 손으로 다시 일으키는 저력을 전 세계에 확인시켜 주었다.
새로운 대통령은 “국민의 위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제게 주어진 큰 책임과 사명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대통령 앞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숙제가 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대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며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든 영역에서 엉킨 실타래처럼 겹겹이 쌓인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 상황도 지혜와 국론을 모아 대응하지 않으면 헤쳐 나가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순히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그치지 않고 주한미군의 감축 등 한미동맹의 변화를 주려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국론 결집을 통해 동맹을 강화하고 국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사회 전반에 절제와 포용이 사라진 극단적 분열에 빠져 있다. 분열과 반감, 편견과 혐오에 빠져있는 사회는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고 그것을 극복하기도 어렵다. 마음과 귀를 열고 상대자의 말을 듣고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은 정파를 떠나 모든 국민의 이해를 얻어야 국정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고 원만한 국민의 결집도 기대할 수 있다.
제21대 대통령의 취임 일성은 국민 통합이었다. 국회 취임 선서를 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이 대통령은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도, 보수의 문제도 없다”며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했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라고도 다짐했다. 또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를 국민 앞에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전 내내 “반쪽에 의지해 나머지 반쪽을 탄압하고 편 가르는 ‘반통령’이 아닌,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의 불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통령은 특정 지지 세력의 대표자가 아닌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 국정 최고책임자다. 국민 모두의 진지한 통합을 이끌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가 당당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