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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하세요? “강도”합니까?

밀교신문   
입력 :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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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 중 정월대보름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 참으로 바쁜 하루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더위도 팔아야 하고, 오곡밥과 나물도 먹어야 하고, 부럼 깨기,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잠도 늦게 잦던 기억(눈썹이 하얘진다는 속설)이 나며, 지금은 아니지만 농경사회에 풍요를 빌고 농사일을 준비하는 시기에 영양 보충을 위한 풍속이 아니었을까 하는 지금의 생각이다.

 

옷깃을 여밀 만큼 차가운 바람에 나뭇가지가 서로 흔들리고 부딪히며 새 계절을 준비하고, 땅속에서부터 대자연의 하모니를 알리고, 밖에서도 시간의 흐름을 세상의 눈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계절! 3! 봄의 시작이다. 우리들의 시간은 새해 불공, 새해 49일 불공, 사이에 두 번의 월초 불공을 회향하는 시기이며, 당체법문(설법)으로 다시 서원, 불공, 정진의 새로움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현재진행형 법문들: 국가, 사회, 지역, 종단, 심인당, 인연, 가족, 개인 등)

 

지난날을 회상해 보면 기억이 어설프다. 불공, 서원, 정진을 왜 했는지. 그냥 내 맘대로 했던 것 같다. 업이 동하는 대로 물론 스승님의 지도도 있었지만, 세세한 기억은 없고 다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생활을 지배하듯 몸, , 생각 따로인 듯 가물가물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지난번 이야기처럼 몸, , 뜻이 일체가 되지 않았고, 불공, 서원, 정진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였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간의 수행과 신행의 차이를 생각해 보니 자기반성(참회)과 자기비판(불공)이 상대보다 자신에게 너무 관대하고 너그러웠다는 사실을 사유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수행의 깨달음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는 데라는, 물론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면이 있을 수 있고, 개인적, 지말적이라 할 수도 있고 꼭 그러한 것은 아니건만 강도의 내용이 몸, , 뜻을 함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스스로 부끄럽지만, 우리심인당에 다니는 ○○○양의 강도부 내용을 있는 그대로 실어본다.

 

*대상: 전 세계의 평화와 우리나라의 안녕을 위하여 진호국가 불사합니다.

 

*사유: 화합을 통해 세상이 평안해지고, 소통의 중요성과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아는 자가 리더가 되며, 타인의 고통에 무감하지 않은 사회가 되길, 미움보다는 이해해 보려는 노력에 더 가까워지고, 불편한 진실 앞에서는 용기를 내는 사람이길, 가진 걸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며, 마음이 풍요롭고 넉넉한 사람이 되길, 끊임없이 배우고, 깊어지는 공부를 하며, 때때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는 좀 더 멋진 어른이 되길, 그러기 위해 이제는 1인분의 삶이라도 온전하게 책임지는 독립된 삶을 살길 서원합니다.

 

요즘 황가람이라는 가수가 부르는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랫말 중에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라는 가사에서처럼 스스로 빛이 나는 기다림과 최선으로 성숙한 진언행자가 되길 부족하고 남지 않지만, 오늘도 스승으로서 나름 강도해 봅니다.

 

석인 정사/덕화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