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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학교교육이 가야할 길

밀교신문   
입력 : 2025-02-03  | 수정 :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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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인공지능 홍수의 시대다.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소리는 듣기 싫어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얼마 전, 구글에서 학교 업무에 유용한 인공지능 툴이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어서 직접 사용해 보기로 했다. 안내된 웹사이트에 접속해 업무 자료를 업로드하자, 인공지능이 그 자료를 바로 학습하고, 이후 내가 질문하면 해당 자료의 범위 내에서 신속히 답을 제공해 주었다.

 

학교 업무는 방대한 규정과 법령 속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늘 복잡했기에, 마치 내 업무에 딱 맞는 비서가 생긴 것 같아 큰 만족을 느꼈다. 이전에는 의문이 생기면 적절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지만, 이제는 몇 초 만에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기술 발전에는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기계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만큼, 인간의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노래방이 등장한 후로 우리는 더 이상 노래 가사를 외우지 않고, 휴대전화의 보급 이후에는 기억하는 전화번호가 손에 꼽힐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런 단순한 예로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퇴보시킨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일정 부분 불안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목격할 수 있다. 학생들이 책을 읽기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문해력 저하가 화두에 올랐다. 문해력이 떨어진 원인이 정말 디지털 기기 때문인지에 대한 명확한 연구는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바로는 학생들의 문해력이 확실히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부 교육 전문가와 학부모들은 디지털 교육보다는 독서와 읽기, 쓰기 등 전통적인 교육 방식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일부 교과에 적용되는 AIDT(AI 디지털 교과서) 도입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에서 시도되는 혁신적인 시도이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모습이 적지 않아 학교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과연 학생들에게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이 이끄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교육의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보수적인 전통 교육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변화만을 추구하며 서두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로서는 교실의 선생님들이 스스로 판단하며 교육 방법을 결정하고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적절한 가이드라인과 절충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혁명적 기술 발전의 시대에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교육이 최선인지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과 전통 교육 방식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 잡힌 접근이 지금 가장 요구되는 과제일 것이다.

 

신용식/진선여중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