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말쯤 아들이 갑자기 기부 붕어빵을 팔아보고 싶다고 하였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으니, 아들이 운영하는 게임 커뮤니티에서 얼마 전 기부를 해보니 너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고 또 시중에 있는 붕어빵이 너무 비싸고 맛이 없어서 본인이 한번 맛있게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런 봉사활동을 심인당 차원에서 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심인당 홍보도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 그 말을 듣고 정사님은 곧 연말이라 새해불공, 49일 불공도 해야 하는데 번거롭고, 아들이 혼자 준비하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입장에서 반대를 했다. 의견에 일치가 안되는지라 당체법문을 보았다.
생각보다 법문이 좋아서 잘될 거라고 정사님을 설득했다. 그러고는 붕어빵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 직접 반죽을 인터넷을 찾아보고 만들었다. 또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서는 붕어빵 전용 팥이 아닌 저당 팥을 사용하였다. 또한 시중에서는 잘 안 파는 누텔라, 피자, 고구마 크림치즈 등 고급 붕어빵 메뉴도 만들었다.
시작하기 전 일주일 불공을 마치고 붕어빵 부스를 열었다. 첫날과 둘째 날은 서울에서 아들 친구들이 내려와서 도와주었고, 지나가시는 행인분들도 맛보시라고 무료로 드리기도 하며 다음에 지나가실 때 와주시라고 홍보도 하였다. 그랬더니 그분들이 정말로 다시 오셔서 다들 싸고 맛있다고 하면서 사 가셨다. 사 가시는 분들의 성향도 다양했다. 모양이 찌그러지고 식은 붕어빵도 청년이 혼자서 굽느라 바쁜 걸 보시고 본인이 직접 담아가시는 분도 있고, 천막 앞에 서서 공짜로 드시고 가시는 분도 있다. 삼 일째는 아들 혼자서 구웠는데 벌써 단골이 생겨서 문 여는 시간에 맞추어 오시는 분들도 생겼다. 또 인스타그램에 진행 상황과 사진을 올리니 그것을 보고 부스 마감하는 시간 전에 오시는 분들도 계셨다.
한편으로는 새해 49일불공이 시작되니 낮에 3시간을 해야 하는데 오전에는 천막치고 오픈을 도와주고 오후에는 마감 정리와 설거지하는 일들이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버겁게 느껴졌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몸은 피곤해도 붕어빵이 맛있다고 해주시고, 차 타고 지나가다가 일부러 차를 세우고 기부만 하고 가시는 분들도 계셔서 힘이 났다. 그리고 6년 동안 있으면서 초파일에 떡 돌릴 때도 뵙지 못한 이웃 염색집 원장님과도 담소를 나누고, 여기가 사찰이냐고? 건물이 절 같지 않다고 물어도 보시고, 불교를 좀 아시는 분은 옴마니반메훔이 무슨 뜻이에요? 하며 물어보는 이웃도 있으셨다. 기대 이상으로 심인당이 홍보되고 있었다.
하루는 옆집 사장님이 큰소리로 “빵장수 왜 안 와요?” 물으시길래 “오늘은 안 하는 날이니 다음 주 월요일에 사가세요.” 라고 대답해 드렸다. 붕어빵 덕분에 이웃집 사장님과 가벼운 대화도 부담없이 나누며 더욱 친해지게 되었다. 손님들이 남녀노소 다양하게 오시는데 어르신들은 마치 동네 사랑방에 오신 듯 잠시 아들과 대화도 하시고, 노점 앞에서 서로 대화도 하시고 지나가시다가도 잠시 들렀다 가신다. 심인당 앞이 길거리 전체의 중심이 된 느낌이 들었다. 아들은 개인 아르바이트와 함께 4일간은 붕어빵 봉사하느라 하루 14시간씩 온전히 서서 일하는 데도 즐겁고 행복하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첫 교화 발령을 받고서 즐거운 마음에 초등학교 앞에 가서 공책과 색연필, 크레파스를 아이들에게 돌리고, 심인당 알린다고 법의 향기 책자를 동네에 매달 200부씩 돌리던 나의 모습이 겹쳐졌다.
1월 달력에 ‘나날이 새로운 데 새것이 들어온다. 마음이 새로우면 어떠한 것이라도 항상 새로운 것을 맛볼 수 있다.’라는 종조님 말씀처럼, 생각이 새로워야 새로운 인연이 찾아오고 심인당도 발전이 되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멀리 서울에서도 주문과 함께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그 또한 감사드린다.
승수지 전수/항수심인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