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진각종 통리원장 능원 정사 “황금유대 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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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39678작성 : 밀교신문
한중일 3국의 불교지도자들이 10월 1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우의빈관에서 ‘초심을 잊지 말고 미래를 함께 열어나아가자-신시대의 한중일 불교우호교류에 관해서’란 주제로 국제학술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종단협의회 차석부회장 능원 정사(진각종 통리원장)는 기조연설을 통해 “이번 대회는 30여 년의 역사와 25차례에 걸친 중한일불교우호교류회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그 의미를 깊이 새기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이정표를 세우는 뜻 깊은 자리”라며 “오늘 이 자리에서, 새로운 중·한·일 3국 불교의 친선교류를 모색하며, 황금유대 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편이 논의되고 실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명성 스님은 “역사적 전환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지금, 우리는 '초심을 잃지 말고 미래를 함께 창조하자' 라는 주제로 부처님의 지혜에서 비롯되어 역사의 긴 강을 건너온 '황금 유대'를 찾아 이어가고자 한다”며 “우리 모두 첫 중한일 불교우호교류대회의 '우호, 협력, 평화'라는 본래의 서원을 항상 기억하며 부처님의 지혜를 등불로, 중생의 복지를 염원으로, ' 황금유대'를 다리로 삼아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여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일본 조동종 영평사 부감원 하라다 미쓰노리 스님은 “지금까지 한중일 우호교류회의를 돌이켜보면 삼국은 일관되게 불교의 자비와 평화의 정신을 지키고 교류를 통해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였으며 훌륭한 우정을 맺고 인류의 평화와 발전, 그리고 번영에 귀중한 공헌을 했다”며 “앞으로도 선현들의 황금의 인연을 모범으로 계승하고 또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하겠습니다. 미래를 향해서 상호방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우호교류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간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한국측에서 조계종 원걸 스님(해인사 승가대학 교수사), 종단협 상임이사 관효 스님(법화종 총무원장), 중국측에서 중국불교협회 부비서장 호파한청 스님, 곽망창 라마, 해외교류위원회 부주임 본성 스님이 주제발표를 했다.
학술강연회 이후 3국 불교계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한중일 3국 불자들은 조박초 대덕이 제기한 ‘황금유대’ 초심을 되새기며 부처님의 ‘무연대자, 동체대비’라는 본심을 이어받자”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법의 근본을 굳건히 다진다 △대중들의 내면 건강에 주목한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촉진한다 △인류운명공동체를 함께 구축한다 등 네 가지 다짐을 통해 세계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중생의 복지 증진에 함께 노력하기 했다.
한편, 3국 불교대표들은 18일 저녁 8시(현지시간) 교류위원회의를 열고 내년에 열리는 제26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회의 한국대회 예비회담을 오는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다음은 진각종 통리원장 능원 정사 기조연설 전문
존경하는 중국·한국·일본 3국의 불교지도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선지식과 불자 여러분.
제25차 중한일불교우호교류회의 중국대회가 오늘 중국 북경 광제사와 우의호텔에서 열리고 있음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법석에서 우리는 세계평화기원법회와 함께 국제학술강연회를 열고, ‘초심을 잊지 말고 미래를 함께 열어 나아가자—새로운 중·한·일 3국 불교의 친선교류’라는 주제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서로의 우의를 다지고, 우정을 나누며, 우애를 돈독히 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3국 불교의 지속적인 교류를 위한 뜻깊은 기회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는 30여 년의 역사와 25차례에 걸친 중한일불교우호교류회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그 의미를 깊이 새기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이정표를 세우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현실에 발을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힘찬 첫걸음이 필요합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원동력이 필요합니다. 인류의 진화도 틀을 깨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변화는 지난 역사와 경험을 바탕으로, 부단한 노력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과거를 외면하지 않고 배우며, 그 속에서 새로움을 도모하고 성취하려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초심을 잊지 않는 길입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새는 날아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토끼는 달려서 동굴로 돌아가며 여우는 죽을 때 머리를 살던 굴이 있는 언덕으로 향한다고 했습니다.
(조비반향(鳥飛反鄕) 토주귀굴(兎走歸窟) 호사수구(狐死首丘) 한 장상수(寒將翔水) 각애기소생(各哀其所生)) 중국 전한시대 회남자(淮南子)의 설림훈(說林訓)에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중한일불교우호교류회의를 이야기할 때 ‘황금유대’라는 표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표현은 과거 조박초 당시 중국불교협회장이 동북아 불교의 협력과 우의를 상징하며 제안한 것으로, 이후 3국 불교계가 함께 발전시켜 온 중요한 개념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듬해인 불기 2537(1993)년, 일본 불교계가 중국불교회 성립 40주년을 축하하며 중국 불교계를 초청하였고, 한국 불교계 대표도 축하를 위해 일본을 방문해 3국 불교계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조박초 회장은 세 나라의 불교문화가 국민을 잇는 ‘황금유대’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3국 불교의 발전과 긴밀한 교류를 통해 동북아의 평화를 이루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러한 서원은 결실을 맺어, 불기 2539(1995)년 제1회 중국(북경)대회를 시작으로, 중국·한국·일본을 오가며 매년 대회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늘까지 단 한 번도 흐트러짐 없이 지속된 이 역사의 원동력은 3국의 우의와 우정, 그리고 우애로 맺어진 황금유대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소셜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첨단과학의 글로벌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지구촌 공동체의 길을 걷고 있는 지금, 필요한 것은 물질과 과학만능시대를 넘어서는 정신문명의 구현입니다. 황금유대로 이어진 중·한·일 3국 불교계의 새로운 미래 여정도 여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과학이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사회 전반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미래의 마법사’라 불리며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하겠지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배척이 아니라 적극적인 활용 속에서, 지혜롭고 건강하게 이를 이용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변화를 마주하는 과정에서도, 인간관계의 중심에는 존중과 배려, 공감과 나눔이 있어야 합니다. 과학만능시대라 하더라도 인류의 공존과 공영을 위해서는 불교적인 자비정신으로 무장한 관계 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오늘 이 자리에서, 새로운 중·한·일 3국 불교의 친선교류를 모색하며, 황금유대 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편이 논의되고 실천되기를 서원합니다.
중국 북경=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