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은 개인의 재산을 빼앗고 심리적 고통을 주며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악마의 범죄다. 금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3,242억원에 달했다. 2022년부터 정부합동수사단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집중 단속하면서 피해액은 2021년 7,744억 원에서 2023년에는 4,472억 원으로 감소 했지만, 다시 증가하고 있다. 전화를 통한 보이스피싱 이외에도 문자를 통한 ‘스미싱’, 소셜미디어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로맨스 스캠, 금융기관을 가장한 이메일로 클릭을 유도하는 ‘피싱’이나 ‘해킹’ 등 다양하다.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41억원을 털린 의사 관련 뉴스가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범죄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범죄 수법이 조직화되고, 지능화된 역할극에 누구나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속지 않은 게 아닙니다! 내 차례가 오지 않은 것뿐”이라는 광주경찰청의 보이스피싱 근절 캠페인의 섬뜩한 문구는 사실적이다.
‘경제적 살인’이라고 불리는 피싱 범죄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흔한 범죄 유형인 권력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전화가 와도 당당해야 한다. 신종 택배 사칭, 자녀나 지인 사칭 등에도 속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수사기관은 공문서를 절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메신저로 보내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특히 현금·가상자산 등을 요구한다면 100% 사기다. 바로 전화를 끊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일단 휴대폰에 악성앱이 설치되면 본인 휴대폰으로 거는 전화는 모두 조직원에게 연결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신종 AI(인공지능) 피싱에 대비하여, 영국의 한 이동통신사가 보이스피싱범을 상대하는 'AI 할머니'를 선보여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처럼, 엉뚱한 이야기로 보이스피싱범을 지치게 만드는 것도 대응 방법이 된다.
혹여 피해가 의심된다면, 일원화된 창구로 즉시 신고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신고는 국번없이 112번, 인터넷은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이트로 하면 된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중요한 민생 현안이다. 정부에서도 한 번의 신고로 사건처리부터 피해구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여 국민의 슬픔을 보듬어 주고,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