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의 제32대 능원 통리원장 선출과 새로운 집행부 구성은 종단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신행 공동체 전체의 신뢰와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새 집행부는 종단의 일체감을 강화하고, 진각성존의 가르침을 현대 사회에 맞게 펼쳐나가야 할 중요한 책무를 맡고 있다. 따라서 그 역할은 단순히 종단을 이끄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비전과 과감한 변화를 통해 신뢰를 강화하는 데 있어야 한다.
우선, 새 집행부는 종단 내 다양한 목소리를 조화롭게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능원 통리원장이 밝힌 ‘위의 뜻을 잘 받들고, 아래 사정을 잘 살피는 종단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서원은 전통을 잇는 가르침을 존중하면서도, 그 가르침이 현시대와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살피는 일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하기에 종단의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세대와의 소통을 통한 협력의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 종단 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갈등과 문제를 이원자주적으로 해결하며, 신교도들 사이에 상호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화합의 지도력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종단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둘째, 답보상태인 포교와 교화의 돌파구는 다름 아닌 현대 사회에서 종단이 지향하는 사회적 역할을 제고하는데 있다. 종교의 역할은 시대의 문제에 대한 도피가 아니라 그에 대한 지혜를 제공하는 데 있다. 새 집행부는 사회적 정의와 시대적 요청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반응하여, 밀교적 해법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리더십을 표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진각의 가르침이 사회적 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젊은 세대와의 소통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불교가 미래 세대에게 전해지기 위해선, 젊은 세대들에게도 매력적이고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소통 방법을 연구하고, 종단 교법에 청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편을 수행 프로그램화하여 새로운 세대가 불교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새로 구성된 종단 집행부는 교법의 체를 바르게 세움과 동시에, 변화의 의지를 갖고, 화합을 기조로 한 리더십을 통해 신뢰 강화와 종단의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용맹을 견지하기를 서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