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신문

만다라 세상(삼십칠존 불보살의 모습처럼)

입력 : 2022-08-30  | 수정 :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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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35432
작성 : 밀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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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녁 불사에 오신 보살님께서 전수님 건의할 사항이 있습니다.”고 하며 우리가 공식 불사 시간에 하는 삼십칠존에 대하여 궁금해하는 교도분들이 많다고 하면서, 자세하게 법문을 해주기를 원하셨다. 정사님과 상의 후 8월 월초 불공 시간 중 한 시간은 내가 집전하면서 삼십칠존에 대한 법문을 하기로 했다. 마침 아사리 과정 교육을 받고 있었고 그 교육과목 중에 금강정경수업이 있어 더욱 용기를 낼 수가 있었던 것 같다. 교재와 총인님이 서술하신 책을 중심으로 공부하여 교도분들에게 더욱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하였고, 가장 중심이 되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한 오불부터 차례대로 법문을 하였다. 오불에서 사바라밀로, 다시 사바라밀의 성격을 가지고 불에서 16대 보살로 연결되는 설명을 하였는데 역시나 오랜 기간 수행해온 교도분들이라 그런지 집중하는 태도로 메모하며 수첩에 기록하는 보살님도 있고, 불사를 마치고 전수님 오랜만에 귀한 법을 들었습니다.” 하는 보살님도 있었다.

 

교도분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순서대로 법문을 하면서 교도분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만다라를 그려 봅시다.”라고 제안을 하였다. 금강계 삼십칠존은 평면적이라기보다는 입체적이라 볼 수 있기에 처음 불에서 보살이 되었다가 다시 보살에서 부처로 오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만다라를 그려 보면 더욱 도움이 될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느 보살님은 만다라 그림의 가운데를 짚으면서 전수님, 법계체성지부터 색칠하면 됩니까?”라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 질문은 바로 비로자나불의 지혜인 법계체성지를 이해하였기에 할 수 있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도분들이 색칠한 만다라의 모습을 카톡으로 보내주기도 하였고 심인당에 가져와서 보여주기도 하셨다. 나 역시도 내가 좋아하는 색을 중심으로 만다라를 색칠해 보았다. 몇몇 보살님들은 몇 장 더 가지고 가서 색칠해보겠다고 하기도 하였다. 확실히 처음보다는 두 번째, 세 번째가 더 색감도 있고 조화로운 모습이 느껴졌다.

 

금강계 삼십칠존을 교도분들에게 법문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진각밀교를 표방하면서도 그것을 교도분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편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 역시도 스승으로서 더 수행과 교리를 겸비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추어야 하지 않나 하는 참회도 들었다. 하지만 교도분들과 함께 만다라를 그려보며 삽십칠존의 모습을 가까이 느낄 수가 있었고, 16대 보살의 하나하나의 모습을 우리들이 다 가지고 있지만 무명에 어두워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으니 16대 보살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하나의 본보기로 삼아 실천해보자고 교도분들에게 제안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금강선재보살은 항상 함께 기뻐하며 칭찬하는 보살이다. 경전 내용 중에 선재, 선재라하는 표현이 많음에서도 알 수 있다. 교도분들 중에도 유난히 감정표현을 잘하며 다른 보살님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그 기쁨을 함께 하고 격려해주는 분은 바로 금강선재보살이다. 일명 리엑션을 잘하는 보살이라는 비유를 하니 교도분들이 더 쉽게 이해하기도 했다.

 

월초 불공이 끝나갈 무렵 시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셔서 급하게 면회가야 하는 일이 있었다. 교도분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전수님, 경황 없으실 텐데 우리들이 심인당 청소를 하겠습니다.” 하시는 것이다. 오후 3시간 염송하고 있는데 보살님들이 각자 자신의 구역을 정하여 화장실 청소와 심인당 청소를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보기 좋았다. 아 이것이 진정한 만다라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 색감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만다라의 모습처럼 스스로 실천하는 교도분들은 바로 상호공양, 상호예배를 하는 삼십칠존 불보살의 나투어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상광원 전수/능인심인당 교화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