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신문

22.문두루비법

입력 : 2019-02-07  | 수정 : 2019-02-07

뉴스 원문 정보
원문 : http://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30384
작성 : 밀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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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만의 역사적 불교 콘텐츠 ‘문두루비법’ 복원불사

문두루비법(文豆婁秘法)은 신라와 고려시대에 행했던 밀교의식의 하나로 명랑법사에 의해서 처음 신라에 전해졌다고 한다.
 
명랑법사는 신라에서 태어나 당나라에 들어가 불교를 배우고 문무왕 대에 활약한 초기불교를 대표하는 밀교 승려이다. 당나라의 침공 계획을 들은 문무왕이 방어책을 모색하던 중 명랑법사가 비법을 알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에게 맡기게 되었다. 명랑법사는 임시로 절을 짓고 승려 열두 명과 함께 문두루비법을 봉행하였다. 그러자 거센 바람과 풍랑이 일어 당나라 배가 모두 침몰 되었다고 한다.
 
신라가 당나라와의 전쟁이 진정된 다음에 정식으로 세운 절이 바로 경주에 터만 남은 사천왕사이다. 문두루비법은 불단을 설치하고 다라니경을 독송하면서 국가적인 재난을 물리치고 국가를 수호하고자 행하던 불교 의식의 하나이다. 고려시대에도 국가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문두루비법은 자주 개설되어 개성의 영명사, 금강사, 장경사 등 여러 사찰에 문두루도량이 세워졌다. 한국불교의 특징인 진호국가 기도법이 문두루비법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국난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던 불교의식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국가사회의 안녕과 발전, 국민들의 행복을 서원하는 불교의식으로 행해지고 있다. 
 
문두루비법은 삼국유사에 ‘무진년(668)에 당나라 장수 이적이 대군을 이끌고 신라와 합쳐 고구려를 무찌른 다음, 나머지군사를 백제에 남겨 두어 신라를 쳐서 무찌르려 하자 신라 사람이 이를 알고 군사를 내서 막았다. 고종이 이를 듣고 발끈 화를 내며, 설방에게 명령해 군사를 일으켜 토벌하려 하였다. 문무왕이 이를 듣고 두려워하며 스님에게 부탁하니, 비법을 써서 물리쳤다.’라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문두루비법을 연구하고 복원하여 시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진각종은 신라시대 문두루비법의 의미와 모습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문두루비법 복원 불사는 회당 대종사가 서원했던 밀교를 통한 진호국가불사의 정신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문두루비법은 호국불교의 전통을 계숭하고 있는 우리나라만의 톡특한 불교문화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진각문화전승원에서 2018년 6월 ‘밀교의 진호국가와 문두루법’ 연구발표 불사를 개최하였고, 2018년 10월 26일 경주에서 문두루비법 시연회가 열렸다.
문두루비법을 복원하고 시연할 장소를 결정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기획 포인트였다.
 
1300년 전 신라 사천왕사에서 봉행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경주에서 열기로 하였다. 경주는 불교문화를 기반으로 한 역사의 중심지이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는 도시이다. 이런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도시 경주에서 문두루비법이 시연되어 대중들에게 전달된다면 새로운 불교문화로 큰 획을 긋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과거의 역사와 문화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대중들과 함께 한다면 그것이 바로 축제(祝祭)이다.
 
문두루비법은 불교정신을 계승하면서 축제적인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를 이어주는 새로운 축제문화코드로 가치가 있다.
 
진각종은 밀교 종단이기 때문에 종교 문화의 전통을 찾고 역사를 복원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전통을 만들어 간다는 것에 더욱 큰 의미를 둔다. 문두루비법은 위덕대학교와 경주교구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대중문화로 역사의식과 학술연구를 함께하여 이어나간다면 불교문화와 대중문화를 함께 어우르는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다. 문두루비법이 진각종 문화로 재해석되어 역사적 불교문화가 대중들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 현실적으로 무형적인 콘텐츠를 복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문헌은 자료이고 기록이기 때문에 다시 체계화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형문화적 아이콘으로서 문두루비법은 연구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진각종 종조 회당대종사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지고 시작한 종단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단순하게 문화재의 발굴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과 연결이 될 때 더욱 가치가 있는 것이다. 무형적인 문화재를 발굴해 내고 역사적 사실을 유추하는 과정은 새로운 개념에서 시작해야하는 작업이다. 무형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잠재된 역사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문두루비법을 복원하는 과정은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문두루비법과 진각종의 불사정신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하는 것도 풀어야할 중요한 문제이다. 과거의 역사적 흔적을 찾는 것이 시작이라면 어떻게 연계하여 표현해 낼 것인가는 연구기관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무형적인 문화유산과 역사적 문화콘텐츠를 진각종만의 역사적 콘텐츠로 복원하면서 대중들과 이어줄만한 작업도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불교문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역사화 함께 스며들어 맥이 이어져 내려오기 때문에 일관적이면서도 다양하고 차별화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문두루비법도 밀교문화의 문화적콘텐츠를 대중들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라는 숙제를 남기고 있다.
 
문두루비법 시연을 통해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역사를 복원하여 시연함으로 불교정신의 뿌리를 찾고 불교문화가 한층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진각종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밀교종단으로 불교문화를 이끌어가는 트렌드의 선두에서 새로운 불교역사 만들어가는 문화종단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길 진심으로 서원한다.

연재를 마치며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축제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글을 쓴다는 일이 저에겐 참 어려운 일이었지만, 칼럼을 쓰면서 본인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재미있는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미흡한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과 귀한 지면을 할애해주신 밀교신문에 깊이 감사드리며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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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공연 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