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신문

인생의 여러 선택과 믿음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입력 :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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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30005
작성 : 밀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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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말이 있습니다. ‘회수강이라는 강을 중심으로 똑같은 종자의 귤나무를 심었는데 남쪽에 심은 것에는 당도도 좋고 윤기가 흐르는 큰 귤이 열렸지만, 북쪽에 심은 것에는 탱자가 열리고 말았다는 겁니다. 절대적으로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겠지요. 그처럼 우리 중생들도 누구를 가까이하고, 누구를 멘토로 삼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인생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또 때로는 어떤 서원을 세우고, 어떻게 정진해가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지요.

 

수면 위에 입을 내밀고 뻐끔거리는 물고기의 헐떡거림은 생명을 부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전략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헐떡거림은 쌓아놓고 쟁여 놓기 위한 헐떡거림이며,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자 하는 욕심의 행위가 아닐 수 없어요. ‘동물의 세계라는 TV프로그램을 보신 적이 있지요? 맹수들이 초식동물을 사냥하다가 종종 놓치는 것을 봅니다. 왜일까요? 맹수는 단지 한 끼 식사를 위해 사냥을 합니다. 만에 하나 놓치더라도 다른 동물을 잡으면 그만이에요. 하지만 초식동물의 입장은 다릅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절박한 질주인 거지요.

 

무슨 소원이든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또 뭐든지 만 번만 소리 내어 외우면 그것이 곧 주문이 되어 그 일이 이뤄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바람의 가지 수는 많지만 제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적은 것은, 어쩌면 어느 것 하나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적기 때문이 아닐까요? 천길 벼랑 끝에서 한 발을 더 내딛는 구도자처럼 온 몸을 던져 원한다면 아마도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겁니다.

 

어느 산골에 사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마을에 삼 년이 넘게 비가 오지 않았어요. 왠지 다른 해보다 더 뜨거운 태양 빛 때문에 땅이 갈라지고, 우물이 마르고, 짐승들도 죽어갔습니다. 사람들은 의욕을 잃었고 제일 중요한 신앙도 잃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이 비 오기를 서원하는 기도를 드리자고 사람들을 절에 모았습니다.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었지요.

 

같이 모여서 기도를 마치자 정성이 통했는지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어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사람들은 갑자기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왜냐면 아무도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스님이 하자니까 한번 해 보는 거지 뭐하는 심정으로 왔지, 비가 꼭 올 거라는 믿음으로 온 것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런데 많은 군중 속에서 조용히 미소 짓는 이가 있었어요. 바로 여섯 살짜리 꼬마 소녀였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빨간 우산을 펴들고 엄마, 빨리 오세요!”하고 외쳤어요. 틀림없이 비가 올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우산을 준비했던 겁니다.

 

신심을 지켜나가는 데 있어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바로 의심입니다. 인생은 너무 복잡하고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요. 어떤 길들은 계속 따라가고, 다른 길들은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니 인생의 여러 갈래 길을 마주했을 때, 그 선택은 매우 신중해야 해요. 그러나 일단 선택했으면 내가 가는 길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잘 선택했다는 믿음, 행여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잘 될 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이 확고해야만 상황이 바뀌더라도 흔들림 없이, 의심 없이, 꿋꿋하게 잘 걸어갈 수 있습니다.

 

이 소중한 믿음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불법에 들어왔으면 무종교인이었거나 미신을 믿었거나 타교를 믿었더라도 그것은 잊고 한마음 한뜻으로 신심을 굳게 해야 한다. 병이 나아야 내가 믿을 마음을 내고 서원이 성취되어야 계속 다닐 것이라는 중생심으로 부처님의 숭고한 법을 의심하여 대항하지 말아야 한다.” (3-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