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신문

축제와 사람들-19 수국사 나눔 음악회

입력 :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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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29691
작성 : 밀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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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사 나눔음악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 참여한 분들과 함께 축제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한다. 언제나 무대를 빛내주시는 장사익선생님과 축제를 함께 준비하신 수국사총무 석범스님과 봉사로 행사에 참여하신 수향화보살님과 멋진 무대를 보여준 이하윤(경희대학생)양을 모셨다.

 

이상종=축제란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 편이다. 저마다 축제에 대한 생각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다양한 답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 다른 답들은 하나같이 정답이고 저에게 또 다른 질문이 되기도 한다. 음악회도 하나의 축제이고 그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축제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장사익=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축제이다. 우리 삶은 늘 행복하고자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런 삶을 좀 더 즐겁게 하고 고달픔을 위로하는 것이 바로 축제라고 생각한다. 자연 속에서 잠시나마 세상일을 잊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소리꾼으로서 노래는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삶의 이야기이자 축제의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석범스님=축제는 살아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놀 수 있는 것, 웃을 수 있는 것,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축제의 본질이다. 음악회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행복한 마음을 갖는다면 축제이고, 음악을 들으며 즐거우면 축제이고, 만나서 이렇게 차를 나누는 것도 작은 의미의 축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종=스님의 의견에 공감한다. 축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렇게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특히 이번 나눔음악회는 나눔이 주제인 만큼 큰 의미를 가진 행사였다. 자원봉사로 참여하신 수향화보살님께는 음악회가 성공적으로 끝나 자부심도 있을 것 같다.

 

수향화보살=처음에는 사찰에서 상업적인 행사를 한다는 오해로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고 힘든 부분이 있었다. 티켓 판매수익을 현장에서 전액 기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눔을 공감해주시고 와서 즐기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이상종=하윤양의 무대를 보고 어린나이지만 노래에서 관객을 끄는 힘이 느껴졌다. 기존 가수들과 결이 다른 매력과 가창력을 가졌는데 무대에 올랐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이하윤=길거리 버스킹같은 공연과 사찰의 무대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산사음악회 무대에서 섰을 때는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감싸주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더 편안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이상종=그렇다면 다행이다. 음악공연은 환경적인 변수가 많다. 가수의 개인적인 음악적 색깔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획자입장에서는 대중적인 것을 요구하고 할 수밖에 없다.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고 기획자 입장에선 풀어야할 어려운 숙제일 것이다.

 

장사익=가수들은 저마다 자신의 음악철학을 가지고 있고 무대에 서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고 선곡을 한다. 기획자는 가수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조율하고 서로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도 나름대로의 레퍼토리를 가지고 최대한 무대와 공연의 성격에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한다.

 

이상종=서로 배려하고 조율하라는 좋은 말씀 새겨듣겠다. 선생님의 노래에는 한국적 정서가 짙게 배어있는 것 같다. 그 한국적 정서 바탕에서 불교적 정서도 느껴진다.

 

장사익=예전에 국악을 배우면서 불교음악을 접하고 참 좋아했다. 범패라든지 절의 종소리를 배경으로 노래를 하고 싶었다. 특히 사찰에서 부르는 노래는 어떤 무대보다도 편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불교적 성격이 노래에 스며들게 된 거 같다.

 

이상종=그런 정서적 공감은 음악적 치유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노래를 들으며 누군가 마음의 아픔을 달래고 위로받는다면 노래하는 사람으로 보람을 느낄 것 같다.

 

이상종=하윤양은 무대에 오르기 전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이하윤=앞으로 그런 가수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할 것이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하지만 막상 무대에 올라가서는 그냥 무대를 즐긴다. 본능에 충실하며 노래에 집중하는 편이다. 남들이 보는 내 모습을 표현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다.

장사익=어린나이에 그런 음악 철학을 가지고 있다니 대견하다. 노래는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감정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잘 부르는 노래가 아닌 교훈과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한다.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공감하고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 소통하는 것이 노래의 힘이다. 음악으로 소통하고 음악으로 치유하는 것이 바로 음악회를 하는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이상종=대중과의 소통은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의 영원한 화두일 것이다. 대중과 함께 했을 때 의미 있고 살아있는 축제일 것이다. 끝으로 수국사 나눔음악회의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한 말씀씩 하시며 이 시간 마무리 하겠다.

 

석범스님=대중과의 소통은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무대를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계층을 어우르고 언어와 문화차이를 뛰어넘는 음악이라는 것을 통해 즐거움을 전할 수 있는 것이다. 축제가 시간이 흐르면 문화가 되고 문화가 시간이 흐르면 전통이 되는 것이다. 수국사 나눔음악회가 회를 거듭하여 문화가 되고 전통이 되길 바란다.

 

수향화보살=나눔음악회가 구산동 주민들의 참여로 좀 더 대중적으로 한발 더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사찰행사가 아닌 지역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여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하윤=보편적인 연령대별로 접근할 수 있는 컨텐츠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층을 끌어들일 만한 음식이나 흥미있는 볼거리들도 좀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

 

이상종=축제는 준비하는 사람,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사람,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소통과 공감의 문화이다. 각자 맡은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여 축제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개인적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나눔음악회라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으로 만남을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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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공연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