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신문

축제와 사람들(12)-도심속 야경 템플스테이

입력 : 2017-09-29  | 수정 : 2017-09-29

뉴스 원문 정보
원문 : http://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26212
작성 : 편집부

조계사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총본산으로 서울 도심 중심지 종로에 위치한 사찰이다. 고층빌딩 사이로 자리 잡은 전통사찰은 외국인들의 눈에는 이색적이고 신기하게 보여 질 것이고, 내국인들도 종로 한복판에 자리한 사찰이라 신비감을 느끼고 있다.

또한 조계사는 연등회를 비롯한 다양한 불교문화행사의 중심지이고, 한국 불교문화의 중심에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조계사에서 진행되는 많은 행사들 중에 야경 템플스테이라는 이색적인 문화행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흔히 템플스테이라 하면 당일이나 1박2일로 사찰에 머무르며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프로그램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조계사 야경 템플스테이는 해질 무렵 사찰을 환하게 밝히고, 다양한 체험행사를 하는 이색적인 템플스테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찰의 문턱을 낮추고 도량을 활짝 열었다.

특히 올해는 작은 음악회를 열어 음악과 함께하는 편안함 속에 감동을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종로 시내는 낮 동안은 볼거리가 많지만, 저녁에는 마땅한 볼거리가 없기 때문에 조계사 야경 템플스테이를 통해 밤에도 관광객들 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체험을 접할 수 있다.

처음 기획은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의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스님은 누구나 찾고 싶어 하고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도량이 되길 바란다는 말씀을 늘 하셨고, 그런 스님의 원력으로 조계사 템플스테이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늦은 시간에도 누구나 마음 편히 올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뜻이 고스란히 담긴 행사이다.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아 설치한 조계사 경내 조명시설이 완공이 되어 밤이면 더 아름다운 사찰로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아름다운 조명으로 도량을 밝혀 밤이 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찾아와서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런 공간에서 펼쳐지는 야경 템플스테이에서는 여름에 연꽃을 보고, 가을에는 국화를 보며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는 작지만 아름다운 축제인 것이다. 작년에는 ‘문화가 있는 야경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으로 6회 정도 행사를 진행했고, 올해는 작은 음악회를 함께 진행하면서 ‘음악이 있는 야경 템플스테이’라는 타이틀로 새롭게 시작했다.

앞으로 동절기를 제외하고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조계사 하면 밤에도 야경 템플스테이를 하는 사찰이라고 홍보도 되고, 사찰이 진행하는 사회공헌 성격의 행사로 수익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에 일반적인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예약 없이 현장에서 신청 가능하고 참가비가 부담된다면 그냥 와서 편하게 구경 할 수도 있다.

음악이 있는 야경 템플스테이는 10월 13일, 25일 그리고 11월 8일 열릴 예정이다. 작은 음악회는 저녁 7시 30분부터 8시 40분 까지 진행하고 매회 대중음악, 클래식, 전통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다채로운 음악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스님과 함께 기도문 읽고 소원지 걸기, 다식 만들기와 차 시음, 전통지화 만들기 등이 준비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스님과 함께하는 차담이다. 일상에 지친 짐을 내려놓고 스님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쉽고 간결한 문장이지만 마음에 와 닿는 기도문을 함께 읽고 직접 소원지에 소원을 써서 사천왕에 거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전통차와 다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차를 시음할 수 있는 부스도 만들게 되었다.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다식 만들기 프로그램도 반응이 좋다. 여러 차례 평가회의를 통해서 무료로 하는 것 보다 질을 높이기 위해 참가비를 받고 진행하는 방향으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다식 만들기는 유료체험 행사이지만, 차는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초기에는 관광객들과 일반인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지금은 불자님들의 호응도가 높아서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고, 고정관람객들도 많이 생겼다. 가족단위로 즐기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평소에 스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야경 템플스테이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조계사 야경 템플스테이는 사찰에서 진행하지만, 종교적인 색을 많이 띄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불교문화 자체가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부담을 주지 않는 편안한 종교이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접근하여 대중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성찰을 하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목적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공연자체도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즐길 수 있고 진리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국고를 받아서 하는 문화사업이기 때문에 종교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다. 우리 문화를 살리는 활동을 하고 있고 가능하면 한국적인 것을 통해 문화를 알리는 일에 비중을 두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좋은 취지로 하는 문화행사이기에 비교적 짧은 시간에 자리매김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야경 템플스테이는 음악과 함께 도심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이자 잠시나마 여유롭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이있다.

조계사는 오감을 행복하게 해주는 도심 속의 사찰로 우리 곁에 한발 더 다가왔다. 누구든 목적을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놀다갈 수 있는 곳으로 차를 마시고, 꽃을 보고, 음악도 들으며 선한 마음을 갖게 되면 좋겠다는 것이 템플스테이를 준비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바람일 것이다.

조계사에 찾아오는 모든 이에게 힐링의 시간이 되고, 편안한 밤에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는 조계사가 되어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따뜻한 행사로 앞으로 발전해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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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공연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