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신문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입력 : 2015-04-01  | 수정 :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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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milgyonews.net/news/detail.php?wr_id=20949
작성 : 밀교신문

수레가 낡으면 녹이 슬고 닳아서 없어지듯이, 석존의 육신도 80세를 마지막으로 세연이 다 했습니다. 열반에 드시기 전, 붓다는 비탄에 잠긴 제자 아난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허물어져 가는 나의 육신에 의존하지 마라.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내가 증득한 법을 등불로 삼아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

붓다의 가르침은 팔만대장경이 되고, 법신(法身)이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붓다를 공경하는 길은 부처의 몸을 형상으로 세워 금동불상에 예배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성품을 밝히고 진리를 깨달아 묵묵히 실천하는 데 있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존재 방식을 법신, 보신(報身), 화신(化身)의 세 가지로 얘기합니다. ‘삼세제불(三世諸佛)’이라고 할 때의 부처님은 보신으로서의 부처님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아미타불, 약사여래, 다보여래 등은 무량겁에 걸친 보살의 수행 결과, 그 응보(應報)로서 얻어진 불신(佛身)이기 때문에 응신(應身)이라고 하며, 또 보신(報身)이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지혜와 공덕을 많이 쌓은 이는 원만하고 청정한 몸을 받는 게 당연하겠지요. 이렇듯 보신은 시방삼세(十方三世) 즉 모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이상적인 불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석존이나 미륵불과 같이 특정한 시대에 특정 지역에 출현하여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육신의 형체를 갖추어 사바세계에 나투신 부처님을 화신이라고 합니다. 천백억 화신이라고 하지요? 그 만큼 많다는 뜻이에요. 주변의 내 인연을 살펴보세요. ‘원수’처럼 나를 괴롭히는 직장의 상사도 어쩌면 내 마음을 더 크고 둥글게 이끌어주는 화신부처님일지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법신부처님은 어떤 부처님일까요? 올림픽 개막식 때의 성화 봉송 장면, 보셨지요? 큰 횃불을 켜 놓으면 수많은 작은 횃불로 불을 댕겨 밝힐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본래의 큰 횃불이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건 아니에요. 하나가 무량이요, 무량이 하나가 되는 거지요.

부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등잔불을 켜는 기름이 다 하면 밝음도 사라지지만, 그렇다고 등잔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육신의 부처는 소멸하지만, 진리의 부처는 그대로인 이치인 겁니다. 이것이 바로 법신의 영원성이죠.

진각종 진언행자들은 법신 비로자나부처님을 교주(敎主)로 하여 신행하고 있습니다. 비로자나는 인도의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로는 ‘바이로짜나(vairocana)’라고 하는데, ‘널리〔Vai〕 비춘다〔rocana〕’는 뜻이 있기 때문에 ‘대일여래(大日如來)’라고 번역합니다.

세상에 태양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끔찍합니까? 지옥이 따로 없겠지요? 그러니, 이 태양이야말로 삼라(森羅)를 존재케 하고, 만상(萬象)을 환히 밝히는 진리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주 진리를 몸으로 하고 있으니 또한 법신 부처님인 거지요.

비로자나부처님은 시방삼세를 초월하여 없는 곳이 없으며, 그 설법은 시작도, 끝도 없습니다. 봄에는 봄 법문을 하고, 겨울에는 겨울 법문을 하지요. 물소리, 바람소리, 가랑비소리……. 만물과 현상이 모두 진리 아닌 것이 없으므로 가까이 내 마음에 있는 자성법신(自性法身)을 먼저 깨달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