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사설

제730호-플라스틱 재앙도 우리의 업이다

밀교신문   
입력 : 2019-04-22 
+ -

이런 언론 보도를 보셨나요? “죽은 고래의 뱃속에서 40Kg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다는 기사”, “플라스틱 조각이 뱃속에 가득차서 죽은 알바트로스(가장 높이 난다는 새)의 사진자료.”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인 것은 플라스틱 쓰레기였던 것이다.

 

한국환경공단의 2014년 자료에 따르면 매년 1만 마리 이상의 바닷새와 10만 마리의 상어, 거북이, 돌고래 등이 플라스틱을 먹고 죽는다고 한다.

 

110여 년 전 위대한 발명품이던 플라스틱은 분해에 500여 년이 걸리기에 재앙이 되었다. 지금 태평양에는 한반도 7배 크기의 쓰레기가 섬처럼 떠다니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고 경고 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새를 죽이고, 굴 같은 해산물이 오염되고, 해양 포유동물의 몸에 축적되어, 결국 인간의 입으로 들어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

 

국내 연구원에서 튼튼한 생분해 비닐봉지 개발했고, 플라스틱 분해효소 연구의 성과도 있지만 분해 속도는 매우 느리고 이미 발생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완벽한 대안은 아직 없다. 그렇다면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실천방안 영순위는 오염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고쳐보자고 마음먹는 인식개선일 것이다.

 

이른바 플라스틱 챌린지에 모두 동참하자. 플라스틱 잔 대신 텀블러나 머그잔을 쓰고, 비닐 봉투 대신 에코백을 쓰고, 유색 페트병을 퇴출하고 생분해 플라스틱을 사용하자.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첫째, 빠른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기업들이 앞장서기 바란다. 덜 쓰고 덜 버리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제품 생산을 줄이고, 재활용 제품 생산을 늘려야 한다.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해 운동화를 만드는 아디다스가 좋은 사례이다. 그리고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처럼 전 세계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중단하는 친환경 기업들을 응원하자.

 

두 번째는 생활 속의 실천이다. 소비자는 플라스틱류 사용을 줄이고,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깨끗하게 배출해야 한다.

 

셋째,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동참하자. 유색 페트병을 2021년까지 퇴출할 것이라고 하고, 4월부터 전국의 대형마트·슈퍼마켓에서는 일회용 비닐 봉투 사용이 금지되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업이 되어 돌아온 플라스틱 재앙을 자원 순환 시스템으로 씻어내 보자. 인과론도 운명 결정론이 아닌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하는 것처럼, 비록 과거의 업이 큰 잘못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지금 좋은 인을 짓는 실천을 한다면, 지구의 오염을 늦추는 연이 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과를 만날 수 있다.

 

비닐을 버리면 비닐 먹은 생선으로 돌아오지만, 소비자가 안 쓰면 기업은 안 만드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끝으로 이제 우리 마음속에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생각도 같이 버리자.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자. 조동화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