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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호-늙는다는 것은 지혜의 표상

밀교신문   
입력 :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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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만물의 법칙 가운데 뭇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부드럽다. 그리고 따뜻하다. 들판의 이름 없는 풀도 살아있을 때에는 부드럽기 그지없지만 죽으면 말라서 뻣뻣해지고, 야산의 나무도 죽은 것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딱딱하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의 몸도 살아있다는 것은 적당한 체온이 있어 따뜻하며, 에너지가 흘러 부드럽게 움직이며 활동을 하지만 생명이 다하면 차갑고 딱딱해진다.

 

우주만물의 모든 존재는 시간이 흘러 갈수록 굳어지고 딱딱해진다. 그러나 인간이 가진 마음은 다르다. 어릴 때에는 온통 자기중심이다. 내 것 밖에 모르고 내 것을 위해 싸우고 투쟁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함께하는 법을 배우고 익히며 살아간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굳어지지만 마음은 더욱 유연해지고 넓어진다. 늙어서 주름이 진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넓어진다는 의미이다. 늙어지면 더욱 너그러워지고 지혜로운 언행을 한다. 이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옛날 어릴 적 어른들의 모습인 듯싶다. 요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언론이나 매스컴을 통해 전달되는 우리사회의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을 보면 더욱 그런 것 같다. 너그럽고 열린 마음으로 겸손하고 지혜롭게 비판하고 판단하여 세상일의 본질을 바르게 보고 원만하고 바람직한 해법을 말하는 어른을 찾아보기가 참으로 어려운 듯하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경험이 많아진다는 것이고, 세상이치를 잘 안다는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이치를 잘 알아서 작은 것에 시비를 하지 않고 지나친 욕심도 부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배운 것도 나누어 주고, 얻은 것도 사회나 단체 그리고 자식에게 물려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가진 것도 하나씩 버린다는 것이다.

 

 늙는다는 것은 죽음이 가까워진다는 것이 아니라 더욱 익어가는 것이고 숙성되어지는 것이며, 완숙되어지는 것이다. 사람이 날 때부터 자기중심적으로 태어나서 언제나 이기적으로 살아가지만 늙어갈수록 사회화 되고 공동화 되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친구를 찾고 고향을 찾고 사람을 찾는 것이다. ‘늙는다는 것은 지혜의 표상’이라했던 탈무드의 전설을 말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늙어간다는 것은 지혜가 밝은 장로(長老)가 되는 것이다. 옛날 어른들이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던 어른의 모습은 하나씩 사라져가고 부정적으로 말했던 늙은이의 모습만 보여 지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새겨봐야 할 때이다. 늙음의 가치가 진정 무엇인지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나이 듦의 값을 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시대적 과제가 아닐까 싶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은 물론이고 교육이나 심지어 종교영역에 까지도 어른의 모습이 진정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