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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래 진금(眞金)입니다

밀교신문   
입력 :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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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2018년 무술년 한해가 저물고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밝아옵니다. 매일같이 지는 해이고 매일같이 뜨는 해이지만 늘 이맘때면 새로운 의미를 새기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염원이 가득합니다. 세간에서는 2019년 기해년 새해는 ‘황금돼지띠의 해’라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의미와 희망을 이야기 하곤 합니다.
 
돼지는 새끼를 많이 낳아 집안 살림을 늘려주므로 전통적으로 부를 상징하는 동물이고, 기해년 천간의 ‘기’는 황색에 해당되기에 금을 상징하며 재물을 불러온다고 합니다. 재물운과 복이 많이 들어오는 속설에 따라 출산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늘어날 출산에 대비하여 키즈·영유아 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황금돼지 캐릭터 관련 상품을 가지고 다니거나 집안을 꾸며 ‘복’을 잡으려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유통업계는 벌써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결혼도 많이 하고 출산율도 높아진다면 국가적으로는 정말 황금돼지의 기운을 듬뿍 받는 결과가 되겠지요. 기해년 새해에는 이렇듯 복을 잡고 행운을 차지하려는 모든 사람들의 염원이 모두 다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유머강사의 재미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합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참으로 밉살스러운 사람이 있지요. 누구던가요? ‘자기 자랑하는 놈!’ 입니다. 그러면 그보다 더 밉살스러운 정말 미운 놈은요? ‘잘난 놈이 잘난 척하는 놈!’ 이라고 합니다. “진짜 금에는 도금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이미 금이기 때문이죠!” 그렇지요. 진짜 금인데 그 위에다 도금을 덕칠덕칠 하게되면 본래의 모습이 망가지고 영∼볼품없는 모습이 되기 십상입니다.
 
우리는 어떠한가요? 부처님 가르침대로라면 우리들 모두는 이미 본래 금이었습니다. 불순물이 전혀 없는 100% 완전 순금이었지요. 그런데 먼지가 쌓이고 때가 끼게 되면서 본래의 모습을 망각한 채 본래 금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지요. 회당 대종사께서도 그것을 ‘본각(本覺)’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본래 진각심인이 구족한 것이 본각이다. 본각을 구족할지라도 깨치지 못하면 범부요, 비록 깨침이 있을지라도 닦지 못하면 또한 범부이다. 비록 본래 금일지라도 백 번이나 풀무에 단련하지 않으면 진금이 되지 못하니, 한번 진금만 되면 다시 변하지 않는 것과 같다.”(실행론: 2-2-2) 그렇습니다. 우리는 닦고 닦아서 본래의 모습만 드러내면 됩니다. 원래가 진금이었기 때문에 그 위에다 덕칠덕칠 금칠을 한다든가 도금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칫하면 참으로 볼품없고 세상에서 가장 미운 놈이 되기 십상이지요. 내가 잘났다는 생각[아상], 남을 업신여기는 생각[인상], 좋은 것은 내가 하고 나쁜 것은 남에게 미루는 이기심[중생상], 분별 차별하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마음[수자상], 이 네 가지를 사상(四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상을 가지는 것은 금빛으로 떡칠을 하는 모습입니다. 잘난 놈이 잘난 척하는 꼴불견이지요. 잊지마셔요. 우리는 본래가 잘난 존재입니다. 진금(眞金)입니다. 
 
돼지띠 생의 장점들만 들어보겠습니다. ‘정직하고 솔직·단순하며, 아주 강인합니다. 침착하고 이해심 있는 돼지띠 생은 친구들의 잘못들을 용서할 수 있는 성실하고 선량한 사람입니다. 재산을 훌륭하게 사용하는 사람이고, 자비심이 많아서 사회활동과 자선사업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황금돼지띠의 해’에 재물과 복을 동경하며 황금돼지의 행운만 쫓지말고 황금돼지의 이러한 좋은 모습들을 닮아가는 실천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본래의 나의 모습인 진금을 드러내고 황금돼지의 행운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이렇게 지구별에 살고 있을까요? 모두의 본향(本鄕)은 어디어디 OO동이 아닙니다. 도솔천, 극락세계가 우리들의 고향입니다. 그래서 내가 진정 그리워해야 할 고향과 돌아갈 본가(本家)는 상락아정(常樂我淨)의 극락세계입니다. 그 곳은 십만 억 국토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살아 숨쉬는 바로 지금 이곳입니다. 본래 진금이었음을 자각하고 그 모습만 드러내면 됩니다. 이것이 현생의 부모가 낳아주신 이 몸을 가지고 나의 본향으로 돌아갈 인연, 극락 갈 인연을 만드는 것입니다. 진기73년, 기해년에는 진언행자 모두가 ‘황금돼지의 행운’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본향으로 돌아갈 인연들을 만들어 나가길 서원하겠습니다. “옴마니반메훔”
 
보성 정사/시경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