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떴다! 보살]폭력이 웬 말인가

정유제 기자   
입력 : 2002-02-28  | 수정 : 200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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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속도로 건설로 훼손될 국립공원 북한산을 지키기 위해 1000일 정진 중이던 비구니 스님들이 아침예불을 마치고 난 이른 시각에 건설업체 용역원들로부터 성폭력에 가까운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공사중단으로 입은 '눈덩이' 같은 손실액을 무기로 내세워 시민, 사회, 환경단체들의 반대에도 아랑곳 않고 공사 강행을 위해 자행된 건설업체의 날벼락을 맞은 꼴이다. 2 수행 스님, 그것도 비구니 스님을 여염집 부녀자 취급하듯, 입에 담아서는 안될 언행을 서슴지 않은 용역원들의 몰상식한 행위에 사태의 심각성은 더할 수밖에 없다. '삼보'가 유린당한 훼불행위에 불자들의 참괴는 분노를 넘어 원망심으로 들끓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쏟아지는 원성이 말해주고 있듯이…. 조계종 총무원도 종단차원에서 강력 대처할 것을 방침으로 정하고 건설업체에 엄중 항의하는 한편 재발방지 약속과 공식사과를 요청하고 나섰다. 3 스님들이 북한산을 지키기 위해 기도 정진하는 것이 사찰의 수행환경만을 염두에 둔 외고집이 아니라, 무차별 개발을 방지하고 뭇 생명과 자연을 살리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기에 삶의 편리성이나 이용 가치성 만을 앞세운 환경파괴 행위는 분명히 재고돼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 폭력행위에 대한 건설업체의 정중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은 더욱 분명해야 하며 2천만 불자들에 대한 참회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