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과 열정 그리고 젊음의 ‘열창’

편집부   
입력 : 2007-10-22  | 수정 : 2007-10-22
+ -

만나고 싶었습니다-J&B소올

“J&B소올은 찬불가를 좋아하는 청년불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연의 소중함을 새겨가면서 찬불가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알리는 찬불포교동호회랍니다.”

2004년 8월 22일 음악을 좋아하고 찬불가를 사랑했던 진각종 서울청년회원 8명이 동아리를 구성했다.

이렇게 찬불가를 통해 보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찬불가문화신행을 조직한 양 기둥은 진각종 창종60주년 기념사업회 구장현 기획팀장과 바라오페라단 김양희씨다. 그후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종단 내 뿐만 아니라 불교계에서 널리 이름이 알려진 ‘J&B소올’(Jin-gak New Buddhist band of Sound-Holic).

찬불가하면 왠지 근엄한 분위기에서 울려퍼져야 될 고정화된 관념을 J&B소올은 과감히 허물어 버림과 동시에 찬불가가 지닌 고유의 묘미 또한 젊은 불자들의 신심으로 대신했다. 그들의 지난 4년여 시간을 거슬러 보면 아름다운 청년불자들의 신심과 열정으로 새로운 문화포교의 장을 열어왔음을 곳곳에 전한 음성공양의 흔적으로 쉽사리 알 수 있다.

일요일 오후 노래연습이 한창인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진각종 총인원 내 무진설법전 문틈 새로 흘러나오던 노랫소리에 잠시 발길을 멈췄다. 혹 연습에 몰입하던 리듬을 깰까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여러 번 무진설법전에서 흘러나오던 흥겨운 소리에 귀 기울이긴 했지만 연습하는 모습을 실제로 본 것은 그날이 처음이다.

“연습을 실전처럼” 한다는 말처럼 모두가 진지하게 열창하던 모습에 공연을 보고 있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연습 중이던 곡이 끝나고 인사를 나눈 단원들의 모습은 무대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천진함과 넉넉하고 정겨운 편안함이 있었다.

80여회 공연… 신행생활도 ‘으뜸’

30여명의 단원들 ‘연습을 실전처럼…’
자체 연습실 마련 꿈이 현실되길 서원

1기 단원 8명으로 시작된 J&B소올은 현재 4기 단원까지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말 5기 단원모집을 앞두고 있다.

연습은 총인원 무진설법전과 서울 성동구 도선동 밀각심인당(주교 회정 정사) 자성학교에서 매달 2회 공식적으로 하고 있지만 거의 매주 일요일 오후마다 연습공간을 번걸아 가면서 노래실력함양은 물론 단원간의 우애와 화합을 도모해 오고 있다고 했다.

찬불가가 좋아 모인 그들의 심성은 구태여 표현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심을 엿보면서 인연의 소중함을 가슴에 새겨가는 그 모습은 고운 심성을 지닌 사람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음악이론 전반에 대한 지도는 물론 J&B소올 단원들을 다독이는 어머니이기도 한 김양희씨는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아!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라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창단이후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J&B소올의 어머니로 자리를 빛내 줄 그는 “찬불포교에 늘 몸담아 왔지만 J&B소올 지도를 맡아오면서 이런 것이 바로 가장 자연스런 포교의 첫걸음이지 않을까 싶었다”며 “불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친구가 처음엔 단원들과 어울려 노래 부르면서 찬불가가 좋아지고 그냥 언젠가 자연스레 불교를 자신의 종교로 삼는 포교가 되어지더라”고 한다.

j&b소올2번.jpg

찬불가를 중심으로 문화봉사를 실천하고자 했던 J&B소올은 그동안 군법당, 산사음악회, 교도소, 지하철, 거리공연을 비롯해 청년법우 결혼식 축가, 시각장애인동요앨범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장소와 각층의 사람들 앞에서 80여회 공연을 하는 동안 열정과 신심을 다해 찬불가와 찬불가요를 선사해온 것이다.

잊지 못할 추억은 지난 4년의 시간 모두가 포함되겠지만 단원들은 제1회 정기공연 때가 가장 뜻깊게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지금까지 단원들끼리 가장 많이 싸우고 많이 울었던 공연이면서 또한 가장 많이 배우고 진정으로 J&B소올이란 이름으로 하나 된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김양희씨와 구장현씨가 J&B소올의 양 기둥이라면 1기부터 현재까지 회장의 임무를 맡아오면서 동생단원들을 보살펴 온 혜경씨는 “청년불자 찬불동아리하면 모두가 가장 먼저 J&B소올을 머릿속에 떠올렸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한결같은 그들의 열정과 신심이라면 절로 모든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이름이 되지 않을까? 많은 단원들 가운데 J&B소올 활동을 하면서 찬불가와 음악에 대한 관심이 증대돼 1년 전부터 실용음악과로 재입학하기 위해 준비 중인 수연씨는 J&B소올 무대를 책임지는 실력으로 ‘새하얀 들길’이란 찬불가를 풍경소리에 녹음하는 등 이미 빼어난 실력을 검증받기도 했다.

무대에서 열창하던 모습과 달이 수연씨는 평소에 말이 별로 없다고 한다. 모든 물음의 답은 대부분 웃음으로 대신할 정도로 수줍음도 많은 수연씨의 다양한 음악활동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J&B소올의 귀중한 자산 첫 번째는 30여 명의 단원이고 두 번째는 두곡의 소장곡이다. 한 곡은 지난해 창작서원가공모에서 선정된 김보룡 작사, 김양희 작곡의 ‘아름다운 세상’, 또 한 곡은 김양희씨가 9월 12일 대만에서 열린 세계창작찬불가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은 ‘마음의 등’이다.

그리고 틈틈이 마련한 기금으로 마련한 거리공연장비 등 꾸준히 찬불포교의 서원을 보다 크고 넓게 펼쳐가기 위해 노력해왔던 그들의 이야기는 불교의 미래가 밝을 수 있는 이유를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기에 충분했다.

J&B소올에는 누구보다 후배를 아끼고 잘 챙겨 준다는 제1기 기환, 준택씨가 또 있다. 1회 공연 후 군입대를 하게 됐던 준택씨는 “전역 후 다시 단원으로 들어올 수 있을까 염려했었는데 후배단원들이 먼저 챙겨줘서 예전의 그 마음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리고 J&B소올을 통해 포교된 종연씨는 “처음에는 너무 생소해서 쉽게 다가갈 수 없었는데 누구의 권유가 아닌 사람에 의해서 그 벽이 허물어져서 좋았다”며 “아직도 배워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학 입학 후 신행생활에 뜸했다는 종호씨는 “J&B소올 활동을 하면서 심인당에 더 잘 나가게 되고 끊어졌던 신행생활도 하게 되었다”며 “노래실력도 물론 향상되었지만 서로간의 친밀감을 통해 대인관계를 원만히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미소가 어여쁜 J&B소올의 막내 윤경씨는 입시를 앞둔 학생이다. 그러기에 J&B소올 단원 언니, 오빠들의 올해 서원 중 하나는 윤경씨의 합격이라고. 그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녔지만 김양희씨가 늘 강조하는 ‘우리’란 하나의 개념 속에서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 버렸다.

_j&b소올사진%20(3).jpg

J&B소올의 앞으로 계획은 그들만의 연습실을 갖는 것과 J&B소올 이름으로 찬불가 앨범을 발매하는 것, 그리고 입시 준비 중인 수연씨와 윤경씨의 합격기원이다.

연습실이 마련되고 나면 J&B소올 중창팀 외에 J&B소올 댄스팀과 밴드팀을 구성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연 진행 및 문화복지연대, 진각복지재단 등과 연계해서 문화봉사를 펼쳐 나갈 계획이다.

현재 11월 3일 진선여고 수능 100일 불사 축하공연을 준비중인 J&B소올은 그들을 필요로 하는 어느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찬불가를 선사할 것이라고 한다.

2004년 8월 인연과 사랑으로 시작된 J&B소올. 그들만의 젊고 깊이 있는 찬불포교 활동을 펼쳐 오면서 향기로운 법음을 전해오고 있는 음성공양은 몇십년이 지나도 시방세계 곳곳에서 전해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백근영 기자 m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