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지의 시대적 구현을…

편집부   
입력 : 2007-08-20  | 수정 : 200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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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문화포교를 말한다


한국불교는 문화의 신세기를 맞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인터넷의 비약적 발전, 교통망 발전으로 인한 거리와 시간의 단축, 글로벌화되는 삶의 영역확대는 한국사회 뿐만아니라 한국불교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의 경우 불교문화사업단, 행사기획단 등과 같은 문화전문조직을 일찍부터 구축함과 더불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과 산사음악회같은 현대적 문화콘텐츠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불교계는 문화로써 이 땅에 새롭게 자리하기 위한 정진을 한층 기울이고 있으며, 타 종교계 역시 이와 같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생활불교, 실천불교’의 기치를 내걸고 출발한 진각종은 창종60주년을 맞아 문화포교라는 새로운 화두를 들고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우리의 새로운 자리를 살펴보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창종60주년 기념사업 중 문화분야의 여러 기념사업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문화포교는 현 시대근기에 맞는 포교방편
  
종단 문화포교를 말하려면 먼저 종단문화, 다시말해 진각문화의 정체성 확보와 개념정립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진각문화는 진각종지를 시대적으로 구현하는 유․무형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범위와 영역이 대단히 방대하다 할 수 있으며, 이 글에서 모든 영역을 다루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진각문화가 가진 요소 중 포교적 관점에서만 접근하고자 하며, 수행과 포교 그리고 종단과 사회라는 종단문화의 이원상대적 측면을 다루고자 한다.

진각종은 한국 근대불교사에 있어 여러 가지 의미를 확보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분명한 것은 불교의 본지를 현 시대적으로 바르게 구현하여 위축되었던 한국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살려낸 점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재가불교운동, 도심포교운동, 불공의 정례화, 경전의 한글화, 양악식 서원가 보급, 어린이 불교학교 설립, 사회교육사업의 적극적 전개, 한국불교의 세계화 시도 등 여러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종단 문화포교는 이렇게 철저한 시대적 관찰과 대중의 눈높이 연구라는 교화이념의 틀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최근 종단포교는 미래의 방향성을 놓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것은 세대 중심의 종단 포교조직이 기호중심의 사회조류를 수용하지 못함과 더불어, 종단 본연의 대승적 수행분위기가 퇴색되고 수행과 실천의 연결고리가 점차 단절되어가고 있음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종단의 문화포교는 바로 높아져가는 신교도의 의식수준과 기호 ? 여가 등 일상의 생활을 면밀히 관찰하고, 수행을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새로운 신행의지를 갖게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인들이 종단 신행활동에 쉽게 접근하게 함으로써 진각의 가르침을 바르게 전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기념사업 속에 담긴 문화포교의 방향
  
종단은 그간 포교, 교육, 복지의 3대 종책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창종50주년과 회당 대종사 탄생100주년을 기점으로 문화포교의 중요성이 실질적으로 대두되었으며, 이제는 기존의 3대 종책에 문화를 더해 4대 종책의 기조를 설정해나가고 있다. 따라서 종단 문화포교의 역사는 10년 남짓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종단의 문화적 위상은 여러 불사를 통해 인정받고 있는데, 아직 초창기이다 보니 대외행사와 투자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창종60주년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역량을 내부적으로 승화하고 포교적으로 활용하는데 많은 관심을 경주하고 있다.

교성곡 ‘회당’과 ‘혜초’와 같은 창작연주물의 보유, 일곱 차례의 회당문화축제를 통한 울릉도 성지 내 종단 이미지 제고, 장엄등의 독보적 기술보유와 봉축문화 활성화, 문화복지연대와 같은 대외적 문화채널 확보 등은 지금까지 종단의 대표적 문화성과로 기록된다. 종단은 이를 통해 현재 향후 종단 문화기획과 문화포교불사를 위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함께 구축하였다고 할 수 있다.

창종6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종단은 문화를 통한 대외적 위상강화와 내부적 기반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레 전망해본다.

종단은 문화포교 활성화를 위해 1차적으로 문화포교 시스템에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①전문가와 일반인(신교도)이 공유하는 동호회 개념 등의 새로운 문화포교 기반마련 ②종단과 사회를 넘나드는 부가가치성 문화콘텐츠 개발과 이를 위한 문화전문조직 육성 ③중앙과 교구가 연대하는 대중문화포교행사 개발과 문화거점 확보 ④제반 종단문화콘텐츠의 온라인화와 단계별 신교도 교육프로그램 마련 등은 종단 문화포교시스템을 이루는 네 축이라 할 수 있다.

기념사업은 이 네 축의 분화이며, 중장기적은 안목에서 그 성과가 가시화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새로운 포교의 패러다임으로서 종단발전의 축이 됨과 동시에 한국불교의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할 것이라 굳게 믿는다.
앞서 말했듯이 종단의 문화포교는 진각종지의 시대적 구현이다. 따라서 문화포교의 정체성은 종단의 60년사를 올바르게 정립하는데 있다. 따라서 교법과 교학의 심화와 종행정 시스템의 개선, 스승양성과 교육, 그리고 사회적 활동역량 강화는 문화포교의 활성화와 더불어 함께 논의되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다시 말해 정체성없는 문화포교는 바람 앞에 흩어지는 모래성과 같다는 것이다. 급변하고 있는 시대적 환경을 감안할 때 선후과제를 정리하고 궁극적 목표를 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투자적 안목을 높여가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종단은 회당 대종사의 탄생의 인연부터 그러했지만 항상 시대적 변화를 당체로서 실감했다. 그리고 항상 진언행자들은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올바르게 깨닫고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필자의 부족한 생각이지만 지혜로운 여러 스승님과 진언행자 모두에 의해 더욱 다듬어져 진각종지 실현을 위한 씨앗으로 문화포교가 자리하길 바라면서 글을 맺는다.

구장현 창종60주년 기념사업회 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