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을 전하는 호랑이 단장님”

편집부   
입력 : 2007-07-16  | 수정 : 200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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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경산 코끼리축구단장 도륜 각자

경산심인당 코끼리축구단장 도륜 각자
‘오~필승! 코리아~, 오~필승! 코리아~.’

축구공 하나에 온 국민의 마음이 모아지고 세계인이 하나가 됐던 2002 한일월드컵. 월드컵의 그 뜨거운 열기는 어린이축구교실이라는 붐을 일으키며 꿈나무를 길러내고 있다. 월드컵이 어린이축구교실을 만들어 냈다면 지난해 위덕대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진각종 통리원장배 자성동이 미니축구대회의 열기는 전국적으로 자성동이 축구단 결성을 일궈낸 것. 특히 경산심인당(주교 증광 정사․경산시 중방동) 코끼리축구단은 자성동이축구단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자성동이 미니축구대회를 계기로 결성된 코끼리축구단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자성일마다 문을 연다. 마치 그 소문을 확인시켜 주가라도 한듯 기자가 찾아간 날 때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를 가르며 신나게 연습게임을 즐기고 있던 코끼리축구단원들은 비가 와서 연습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겠구나 하고 염려했던 마음을 부끄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운동장에서 자성동이들을 향해 세상 가장 사랑스럽고, 대견한 눈빛을 보내고 있던 단장 도륜 각자가 어김없이 함께하고 있었다. 자성동이들과 늘 함께해서인지 천진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던 도륜 각자. 그와의 만남은 옛 스승을 그립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축구를 잘하는 것보다 먼저 인성이 바른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운동하기 전 명상과 예절교육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마냥 넉넉한 웃음만 자성동이들에게 전할 것 같은 도륜 각자. 그런 그가 기본 예절교육을 가르칠 때는 호랑이 단장님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홍 코치는 기술을 전수해주고, 저는 정신을 교육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할까요. 부모가 못하는 교육, 요즘 학교에서 못하는 교육을 누군가는 해야 하잖아요. 귀하지 않은 아이들이 없기에 혼낼 때는 혼내고, 보듬어 줄땐 한없이 보듬어 주고 그럽니다.”

호랑이 단장이란 별칭은 도륜 각자를 향한 자성동이들의 애정심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도륜 각자의 예절교육을 살짝 엿보면 신발 가지런히 벚는 것부터 고운말 쓰기, 인사 잘하기, 정리 및 정돈 등 사관학교를 연상케 만든다. 옛적 호랑이 선생님의 사랑이 그리운 요즘 예절과 축구를 동시에 가르쳐주는 호랑이 단장이 있는 축구단은 전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현재 종합건설업체 대표로 각종 사회활동을 통한 자신의 인생 노하우를, 축구단이란 공동체에서 꿈을 키워가는 자성동이들에게 전해주고 있기도 한 도륜 각자의 지혜로운 교육방식이 있어서인지 1년 정도의 시간동안 자성동이뿐만 아니라 축구를 배우고자 모인 어린이 등 50여 명으로 구성된 어엿한 축구단이 되었다. 지난 연말 시상식을 통해 제1기 코끼리축구단을 배출한 그는 앞으로 초등학생에만 국한된 축구단이 아니라 중,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축구단의 일원으로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꾸려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에게 지금은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어느날 축구연습을 하던 중 한 학부모가 찾아와서는 자신의 아이가 축구를 배우면서 체력도 좋아졌지만 성품이 참 긍정적으로 변해 누구의 지도를 받고 있는지 궁금해 찾아와 보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비단 그 학부모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면서 쑥쑥 자라나고, 공동체 속에서 기본예절을 배우면서 안팎으로 성장하고 성숙해 간 것이다.

이 모든 결실이 “정사, 전수님께서 지난 17년 간 어린이포교에 관심을 쏟아주신 밑거름에 경산심인당 신교도 모두의 뜻이 모아져 만들어진 거죠”라는 도륜 각자는 자신은 그저 모두가 일궈주신 곳에서 역할 하나를 맡은 것 뿐이라고 한다.

“자성동이들을 지도하면서 스스로 많은 걸 배웁니다. 고운말 쓰라 하고, 정리 잘하라 지도하면서 저 자신이 그러지 못할 때 아차 싶어 반성하게 되고….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기에 매주 자성일이 기다려지고 그들이 보고 싶어진다”는 말을 하는 동안 도륜 각자의 눈가에는 부모의 사랑, 스승의 사랑이 함께 머물러 있었다.

주말 약속은 이제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그. 그렇게 축구단에 열정을 쏟으면서 신심이 더욱 깊어졌다는 도륜 각자는 자식 응원하러 온 부모나 친구 응원하러 온 어린이들이 저절로 심인당에 발길을 하게 되는 것을 보고 “이게 바로 자연스러운 포교가 되겠구나” 싶어 비교도 자녀들의 축구단 입단을 적극 장려한다고 한다.

코끼리축구단에는 지금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은 학생이 무려 7명, 지난 겨울방학에는 가족여행도 마다하고 혼자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축구연습을 하러온 어린이도 있었다고 한다. 코끼리축구단의 이런저런 추억거리를 꺼내는 그에게선 ‘저 정말 행복한 사람이죠?’라고 하는 무언의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현재 코끼리축구단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원동력에는 도륜 단장 이외에도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홍해병 코치와 여산 금강회장, 득증 바라밀회장의 끊임 없는 격려와 후원, 매주 영양 뜸뿍한 점심 식사를 만들어 주는 보살님들, 각종 자료관리를 맡은 중방유치원 노미자 원감선생님 등 자성동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쳐갈 수 있도록 심인당의 모든 신교도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성실하게 하다보면 지혜는 저절로 부처님이 주시는 것 같아서 큰 걱정도, 어려움도 없다는 도륜 각자의 믿음은 경산심인당 신교도 전체가 한마음이지 아닐까 싶다. 자신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이 포교라고 여기는 그는 포교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도, 행하는 것도 아닌 것처럼 축구단을 반짝 유행하는 일회성으로 만들지 않고자 출석부, 축구단 지원서 등 소속감 부여를 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그의 열정은 도륜 각자의 주위 친구들에게도 전해져 유니폼이며, 축구공, 간식 등의 후원을 비롯해 도륜 각자를 만날 겸 운동장을 찾아 자성동이들을 응원해주기도 한단다. 코끼리축구단을 상징하는 귀여운 초록색 코끼리 마크도 도륜 각자의 회사 부원이 제작한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게된 것도 그의 원력이 있지 않았다면 코끼리축구단의 이름이 지금처럼 눈부시지 못했을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젊은 시절부터 어렵게 공부하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그. 아름다운 그의 마음이 인(因)이 되어 경산심인당 코끼리축구단이란 연(緣)을 만나 인연의 꽃이 활짝 피어난 것이리라.

지난해 제1기 주장을 맡아 행진연습에 목청을 올렸던 허정군은 “단장님이 아무리 엄하게 하셔도 저희를 생각하는 단장님의 마음 다 느껴요. 그래서 저를 비롯해 아이들 모두 단장님처럼 되고 싶어해요”라며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살짝 전한다.

얼마나 행복한 단장인가!

자성동이들이 귀가할 때 염려스러운 것 외에 다른 어려움은 없다는 그의 말 속에 담긴 따뜻한 사랑을 이들도 늘 느꼈던 것이다. 그는 행진 시 찬불가를 응용한 노래 만들기란 과제를 두고 있다고 한다. 그가 만들어 낼 행진가가 벌써부터 고대된다.

누군가에게 일억천금을 준들 코끼리축구단을 향한 도륜 각자의 열정과 그 따뜻한 눈빛을 담아낼 수 있을까? “일회성으로의 축구단으로 생각한 적은 없어요. 우리 코끼리축구단은 어린이 포교의 장으로서만이 아니라 축구를 통해 이들이 더욱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높일 수 있고, 미래 축구 꿈나무를 배출해내는 자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앞으로도 매주 열릴 코끼리축구단의 연습경기. ‘경산! 경산!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국가대표 선수도 나올 것이고,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 될 것으로 믿는 도륜 각자의 믿음에 동감 한 표를 던진다.

경산= 백근영 기자 m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