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만남’의 길 열어야…

편집부   
입력 : 2007-07-02  | 수정 : 200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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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덕대를 명문으로 만드는 길)


박희택/위덕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진각100년의 책무감으로 우리는 진각60주년을 맞고 있다. 진각100년이 되는 2046년이면 위덕대는 정확히 개교50주년이 된다. 이같은 시간대를 의식하면서 진각60주년에 위덕대의 길을 생각해본다. 오늘날 지구촌은 IT과학기술(정보화)과 연동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물결이 모든 영역을 제일(齊一)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대학도 실용주의적 효율성과 기능성 위주로 재편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보화와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을 치유하는 인간화의 요청, 효율과 기능을 넘어서는 지혜의 추구가 또 다른 추세를 이루어가고 있음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바로 이 점에서 특별한 설립취지와 건학이념을 지닌 위덕대는 ‘위대한 만남’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원리가 안출된다고 하겠다.

위대한 만남이란 지혜와 인간화의 시대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만남이며, 이웃을 내몸처럼 위하는 연민에 민감하고 그들을 행복(복지)상태로 이끄는 이타의 삶을 살게 하는 만남이다. 우리 위덕대는 이 위대한 만남의 길에서 개교50주년을 맞기를 서원한다. 위덕대에 인연하면 위대한 만남을 갖게 되어 지혜와 인간화의 시대에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위덕대의 본원적 정체성이며, 성찰과 비전의 초점이다. 위덕대-위대한 만남의 길은 다음 네 갈래가 하나로 합치되는 지점에서 대로(大路)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첫째, 주체의 행복이다. 위덕대가 위대한 만남의 길을 열어가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구성원이 행복해야 한다. 위대한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당사자는 다름아닌 바로 위덕구성원이며, 이렇기에 위덕구성원은 위덕발전의 주체로 불리워야 마땅하다. 대학은 세상에서 가장 복합적인 조직이다. ‘쓰레기통 모델(garbage can model)’로 명명될 정도이다. 설립종단, 법인, 관(官)과 산(産), 지역사회와 지역고교, 교수, 직원, 재학생, 졸업생 등을 관계당사자로 한다. 관계당사자 중 1차적 주체로 규정할 수 있는 존재는 교수와 직원이다. 이들이 행복할 때 대학발전은 가능해진다. 재학생은 이들의 행복을 먹고 자라는 나무이다. 주체의 행복은 대학발전의 첫째 가는 조건이자 대학발전 지표 중의 지표이다.

저명한 경영이론에 의하면 조직발전은 버스에 태울 사람을 태우기만 하면 대부분 이루어진다고 한다. 아무나 태워놓고 조직발전을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 하였다. 위덕10년사를 살펴보건대, 한때 버스에 태우지 않아야 할 사람을 태웠다는 내외의 판단이 구조조정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였으며, 현재도 폐(廢)학부 규정이 명확하게 있는 상황이다.

구조조정과 주체의 행복은 반드시 모순되지 않는다. 폐학부의 교수라 할지라도 대학기여도가 인정되면 교양학부 등에 적을 두게 하여 신분의 안정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분안정을 비롯한 주체의 행복을 보장하는 정책이 포퓰리즘일 수는 없다. 연장선상에서 위덕발전의 1차적 주체인 교수와 직원에 대한 균형잡히고 섬세한 복지정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유념할 사실은 주체의 행복에 결코 엄청난 예산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문화를 통한 통합이다. 리더들은 흔히 전략을 말하는데, 그 이전에 주체의 행복과 문화를 통한 통합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위대한 만남의 길을 열어가는 위덕발전의 주체들은 문화로 통합되어야 한다. 분기 내지 반기별로 전 교직원이 경주 남산같이 아름다운 곳을 오르고 내리며 지역봉사활동을 아우르고, 소박한 음식을 나누며 위덕을 말하는 문화가 있으면 한다. 연말에는 가족동반의 검박하면서도 격조있는 위덕문화제가 시상과 곁들여 펼쳐지기를 바란다.

간고한 현실을 직시하되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도 문화에서 나온다. 무엇을 잘 하고 있는지 또 잘못하고 있는지 말할 수 있는, 진실이 들리는 분위기 또한 문화를 통한 통합이 있을 때 조성될 수 있다. 힘을 동원한 규율이 아니라 통합적 문화에 기반한 기강은 위대한 조직을 만드는 핵심요소 중의 하나이다. 문화가 없는 자율은 자유방임이 되기 십상이다. 문화를 통한 통합이 있을 때 자율적 기강과 신바람과 자긍심이 흐름을 형성한다.

셋째, 지혜의 전략이다. 오늘날 이 땅의 대학들은 대체로 효율과 기능의 강화를 위한 경쟁력 위주의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물론 이 점은 냉혹한 대학현실 속에서 대단히 주요하다. 하지만 우리 위덕대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지혜의 전략을 구사하여야 하겠다. 이것은 자기혼돈의 사회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또 어떻게 자신을 변화시켜 나갈지 알게 하는 이치의 교육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지혜의 전략은 위덕교육 시스템의 최적화로 이어지기에, 지혜의 전략은 위대한 만남과 직결된다.

위대한 만남을 위한 기초교과목인 ‘심학과 실수’, ‘불교와 사회’, ‘대학생활설계’류의 교과목은 더 개발되고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진정한 글로벌 인재는 지혜의 눈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환동해권 중심대학을 향한 특성화전략 또한 ‘환동해권 리더십센터’ 같은 기구를 통해 재학생들의 사회진출교육과 지역공무원의 재교육을 지혜의 관점에서 동시에 추진할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센터는 위덕발전의 1차적 주체에 대한 체계적인 연찬을 교육수당을 주면서 연중 실시하는 것도 중시해야 한다.

넷째, 실행을 통한 성취이다. 실행력이 관건이다. 주체의 행복, 문화를 통한 통합, 지혜의 전략은 과단성있는 실행을 고무한다. 실행없이 성취가 있을 수 없다. 실행에는 철학과 원칙이 한쪽 바퀴가 되며, 의논과 팀웍이 다른 바퀴가 된다.

위덕대는 거시적으로는 회당교육불사 완성의 차원에서 대학부설 초등학교(특수학급 포함) 설립을 포부로 가져야 한다. 포항캠퍼스와 북한캠퍼스에 대한 연구도 해야 한다. 균형평가(BSC)에 기초한 단위조직별 책임경영제, 지나치게 분절화된 교육조직과 행정조직의 그룹화, 관리팀의 신설을 통한 그린-클린 캠퍼스 건설 등은 위대한 만남을 뒷받침하고 성취하는 실행의 주과제들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