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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신문 344호 사설

지현 주필   
입력 : 2001-08-17  | 수정 : 200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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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의 긍정적 효과 정부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할 모양이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해 대체적으로 정부와 노동계는 찬성하는 입장이고, 재계에서는 아직 우리 경제의 회복이 불투명한 상태이므로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재계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지만 생산성 효과나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생각할 때 이제 주5일 근무제를 긍정적으로 도입할 시기가 되었다고 보여진다. 주5일 근무제의 핵심은 현재의 토요일 오전 근무를 아예 공휴일로 바꾸고, 대신 현재의 월가, 연가 등 일부를 폐지하여 법정근무시간을 채우는 방법이다. 이렇게 할 때 심리적인 작용으로 재계가 우려하는 '놀자'라는 분위기의 확산으로 생산성 저하를 우려할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충분한 휴식이나 업무의 집중력으로 생산성 증감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생각된다. 주5일 근무제의 긍정적 효과로 우리가 더욱 기대하는 것은 충분한 휴식 시간으로 인하여 가정 중심의 건전한 여가 활용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리현상 중의 하나는 가장들이 부족한 휴식 시간으로 말미암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보다는 가정과 직장의 분리가 불투명하고, 사회적으로 그릇된 음주문화가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직장인들이 과도한 업무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주중에 과음, 폭음으로 이어지는 그릇된 음주문화는 업무의 능률 저하는 물론, 가정의 기능을 무색케 할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의 사회활동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도 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중국, 북한 등에서도 이미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지 오래인 만큼, 우리도 이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할 시기가 되었다고 보여지며, 특히 일요일까지 법회 등 신앙활동으로 실질적인 주7일을 모두 공공의 일로 보내는 종교인들에게는 주5일 근무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등 구조적인 문제도 풀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보여진다. 애종심과 신심, 시각을 달리하자 종교인의 기본 의식과 활동은 신심을 바탕으로 해야한다. 자기의 종교, 진리에 대한 믿음 없이 행하는 일은 신행이 아니고 단순한 일일뿐이다. 이러한 신심으로 뭉쳐진 집단이 바로 종교이고, 종단이다. 그런데 이 신심만을 강조하자면 '수행' 혹은 '성직'적인 측면이 강하므로 일반 신교도, 혹은 종사자들의 경우 이 신심을 대체하는 용어로 '애종심'이라는 말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애종심은 분명 신심을 바탕으로 한 신행 형태이지만 신심이 수행적, 종교적 측면을 강조하는 말이라면 애종심은 활동적, 업무적 성격이 강한 용어이다. 애종심과 신심의 문제를 새삼 정리해 보고자 하는 것은 개인의 성향이나 역할에 따라 굳이 성직이 아니라도 종단과 교법을 위하여 신명을 다 바쳐 일하는 일반 불제자들의 경우, 애종심 만으로도 충분한 구성원의 명분과 소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하나의 의미이지만 이판(理判)과 사판(事判), 이부(理部)와 사부(事部) 같은 이원의 논리로 신심과 애종심의 관점을 달리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종단이 성장하자면 교단의 구성원도 다양해 질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구도는 신심을 바탕으로 하되, 만다라의 구조처럼 각 직능과 역할에 따라 상호공경과 조화로써 원융의 세계를 펼쳐가야 한다.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종단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하는 제도 방편이 강구되어야만 신심은 객관화되고 실천적으로 무장된 애종심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종단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신심의 주체인 교역자들이지만 각양각색의 인연으로 종단과 관계를 맺은 산하 시설의 종사자들 또한 종단과 생명을 같이하는 구성원들이기에 투철한 애종심으로 종단에 기여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