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당 입문기

박소라   
입력 : 2001-08-17  | 수정 : 200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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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보원심인당에 다니고 있는 박소라(대구 송현여중 2학년) 양이 제3회 진각논문대상에 응모했던 것으로 글의 성격이나 작품성을 떠나 진각논문대상 실시이후 처음으로 중학생이 응모했다는 점 등 여러 가지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다. 본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한꺼번에 받았던 박소라 양의 원고를 '심인당 입문기'라는 내용으로 진언행자와 독자들의 일독을 권하며 전재한다. <편집자> 나의 사랑 심인당 무엇을 믿는다는 것에 대해 부끄럽게만 생각하고 지내던 내가 심인당과 인연하고부터 여러 사람 앞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게 됐으며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매일매일 맞이하는 아침 햇살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 이렇게 편안하고 아름답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바로 극락정토일 것인데…. 세상에 태어나서 사회의 일원이 되고, 그렇게 한평생을 누리는 그 삶 속에는 자기도 모르게 경험하게 되는 다른 세계가 있기 마련이다. 처음에 눈을 뜨고 유치원이라는 곳과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이라는 곳까지 졸업을 하게 되면 마지막에는 직장이라는 큰 곳까지 손을 뻗어 나가게 된다. 난 그 속에서 지금 중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한가지 부끄러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한 가지의 믿음도 없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나는 무교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지냈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교회라는 곳과 절이라는 곳에 다니면서 자기의 믿음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가 믿는 곳에 다니기를 원하면서 나에게 전도하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강력히 반대했다. 그때까지 나는 한 가지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인 줄만 알았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아무 것도, 어떤 존재도 믿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나는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세상에 태어나서 만나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믿음 같은, 처음 겪어보는 영적인 존재 같은 것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영적인 존재 같을 믿기로 결정하기가 무척 힘들고, 또 그 믿음을 지속적으로 이어 간다는 그 자체가 더욱 어렵다는 것을…. 5학년 때 처음으로 만났던 보원심인당. 나는 처음 심인당이라는 말을 듣고는 그냥 일반 절과 다를 바가 없는 그런 곳인 줄 알았다. 어머니께서 먼저 다녀오시고 나서 우리에게 소식을 전해주기 전까지 우리 가족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심인당은 밀교라서 다른 불교와는 다르게 부처님의 상이 없는 곳이라고 했다. 어머니 말씀을 듣고 나서 사이비(?) 종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믿음을 가지려는 사람으로서 어디를 가나 쉬 마음이 내키지 않고 꺼림칙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머니를 믿기로 했다. 그런 연후 처음 심인당을 찾아갔을 때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다른 절과 달리 산 속에 있지 않고 일반 도시 속에 장엄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인당 안으로 들어서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지며 편안한 느낌마저 감도는 것을 느꼈다. 처음 가본 곳에서 이렇게 마음이 끌리는 것을 느낀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나와 심인당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심인당과의 인연으로 인해서 나는 여러 가지 기쁨을 얻었다. 가장 큰 기쁨은 바로 내가 옛날부터 지니고 왔던 걱정이 싹 사라졌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는 어딘가 다른 나였다. 다른 사람들은 물에 들어가서 물장구를 치며 즐겁게 놀고 있을 때 나는 밖에서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런 점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왜 나는 이럴까? 왜 나는 물어 들어가면 안 되는 걸까? 이런 나를 원망했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아도 좀처럼 병이 나을 것 같지가 않았다. 물에만 들어가면 재발하는 중이염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비인후과에는 여름만 되면 단골 손님이 되어 간호사 언니들이 내 이름을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코가 좀 좋지 않으면 어김없이 들리는 병원. 나는 그런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내 귀를 싫어했다. 만성 중이염. 이런 병은 처음 들어봤다. 그런 이유로 인해서 나는 처음 만나는 심인당에 마음을 두기로 했다. 심인당에서 가르치는 교리는, 내가 처음으로 대하는 탓도 있었겠지만 참으로 신기했다. 마음을 두기만 했는데 이렇게 편안할 수가 있는지…. 한 가지 신기한 것이 있다면 이 심인당에 마음을 두고 나서 나의 큰 걱정거리를 없애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는 귀에 갑자기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것은 바로 만성 중이염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싹 사라졌다는 것이다. 나도 놀랐다. 우리 가족 모두 내가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랬다. 심인당을 만나기 전에 내가 이렇게 기뻐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 후로 나는 친구들과 물에서도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만약 심인당과 인연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직도 물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나는 심인당을 만났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다. 심인당에 다니면서부터 참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 또 한 가지 좋은 일은 바로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이다. 우리 가족 모두 그런 것들을 느끼는 것 같다. 예전에는 마음이 불안할 때 서로가 위로해 주고 도와주었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심인당은 이런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혀 주었던 것이다. 조금 불안하면 희사하고, 염송하면 되니까. 옛날 나를 생각하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려고 하면 얼굴이 금방 붉어져서 고개도 들지 못했었는데….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할 이야기는 당당하게 하는 내가 되었다. 그런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여러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다는 그것과, 앞에 서서도 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배짱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배짱이 부족했던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에게 부끄럼 당하는 것이 싫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그 때의 내 자신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지금의 내 자신이 너무 좋기 때문에…. 항상 열심히 하는 그 모습 사이에서 부처님도 분명히 언젠가는 도와주실 것이라고 믿으면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 있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게 해준 심인당이 고마울 뿐이다. 제일 떨리는 순간은 아무래도 시험을 치기 전일지도 모른다. 시험은 아무리 많이 준비하였다고 해도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몇 달 동안 배운 것들이 한 순간의 실수로 엉망이 되어 버릴 수도 있고, 한 순간의 결정으로 기쁨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시험 전이 제일 긴장된다. 그렇게 해서 나는 심인당에 눈을 더 돌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믿음이 있으면 그만큼 마음이 푸근해지는 법. 그래서 시험 치기 전에는 꼭 칠송(일곱 번 염송하는 것)을 하고 시작을 한다. 미처 생각 안나는 것들도 다 생각이 나니까. 그래서 나는 심인당이 너무 좋다. 심인당에서 대종사님을 만나고 나서는 너무 즐거웠다. 나날이 어려운 일이 생겨도 부처님에게 매달리면 다 해결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항상 그렇다.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어김없이 부처님을 부르곤 하니까. 나는 그런 부처님의 가르침을 본받아서 우리에게 법을 설해 주시는 대종사님이 너무 좋다. 항상 인자하신 웃음으로 심인당에 오는 여러 불자들을 맞아 주시고 하나라도 더 많이 알려주시기 위해서 법을 설하시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모든 불자들이 한 마음이 되어 대종사님의 설법에 귀를 세운다. 나 역시 그렇다. 대종사님이 법을 설하실 때가 제일 즐거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즐겁게 듣다 보면 내 마음에 와 닿아서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아야지,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세상을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일이 많이 생긴다. 사람들끼리 서로 다투어서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고, 도둑질 같은 법적으로 처리해야할 일도 발생할 수 있고…. 이런 세상 속에서 나는 한 가닥의 희망을 발견한다. 심인당에 오면 알 수 있다. 사람들간의 도리를 알 수 있고, 사람 사이의 예의와 마음에 와 닿는 여러 가지 법을 들으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지금까지 저질렀던 부끄러운 행동을 반성하게 된다. 대종사님의 설법은 그런 것이다. 너무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자기 마음속의 행동을 다스리는 법인 것이다. 자기 마음부터 아름다우면 모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아름다운 법을 설해 주시는 대종사님이 너무 고마울 뿐이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나도 대종사님 같은 분이 되어서 이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어리고,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이 남아 있기에 더 많이 노력하련다. 시간 정진하는 그것조차 견디기가 힘드니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것이다. 요즈음에 들어서는 아침에 맞이하는 해가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더욱 찬란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아침의 싱그러운 바람소리에 잠을 깨면 환하게 나를 반겨주는 마음 속의 부처님. 잠깐의 시간 동안이지만 그 시간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다. 10분 동안의 염송을 통해서 나는 부처님과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우리 가족 모두가 그렇다. 아침에 짧게는 5분이라도 염송으로 하루를 여니까. 그래서 우리 가족 모두는 이구동성으로 아침이 너무 밝아 보인다고 한다. 아침에 부처님을 만나고 학교로 가면 훨씬 마음이 가벼워진다. 편안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편안하면 학교생활도 그만큼 즐거워지는 것 같다. 아침마다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저 태양만큼 아름다운 내 마음속의 부처님 역시 내 마음속에 항상 존재하고 계시다는 것을. 내 마음이 좀더 아름답다면 부처님 역시 더욱 빛나 보일 거라고. 찬란한 태양의 빛을 머금고 자라나는 식물들처럼, 모든 사람들 마음속에서 항상 빛이 나는 일들만 생기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들 마음이 편안하다면, 모두 아름답다면 이 세상은 더욱 희망찬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심인당에 다니면서 느꼈다. 이 모든 것들을, 세상은 그대로 보는 것보다 가슴 그대로 와 닿는 그런 느낌이 더욱 설레면서 사랑스러워 보인다는 것을. 그래서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을. 가끔씩은 태양이 내 맘속에 있는 부처님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형성은 없지만 내 마음속에 계신 부처님만큼 깨끗하고 부드러우신 분은 안 계시니까. 앞으로 내 맘속에서 연꽃처럼 영원히 머무를 것이다. 육자대명왕진언 옴마니반메훔! 은은하게 울린다. 심인당의 죽비소리, 영원할 지어다. 온 세상에 퍼져라. 심인당! 박소라 (보원심인당 신교도, 송현여중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