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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본성(本性)이고 인격(人格)이다

밀교신문   
입력 : 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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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구슬땀은 소리 없이 흐르고, 여름빛이 짙어지는 따가운 햇살에 밤낮을 가리지 않는 매미 소리는 한여름 무더위와 겨루기라도 하듯 점점 더 요란해지며 여름 절정을 알려줍니다. 강렬한 햇빛에 더욱 신이 난 열정적인 매미들의 합창은 내리쬐는 태양처럼 쨍쨍하기도 하고, 한여름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처럼 시원스럽기도 합니다.

 

우리는 눈으로 사물을 보고 관찰하면서 자신의 안목(眼目)으로 취사선택하여, 보고 듣고 말합니다. 상대방의 표정을 읽기도 하고, 말투나 마음 씀씀이나 행동을 보고 이렇다, 저렇다라고 말을 많이 하는 경우도 생기고,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판단이 서면 일부러 줄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언제나 을 합니다.

삼사일언(三思一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을 할 때는 신중하게 여러 번 생각하고 해야 함을, 말이란 항상 조심해야 하며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잘 사용하면 어려운 일도 해결할 수 있음을 뜻하는 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칼로 벤 상처는 아물어도 말로 입은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라고 하죠.

 

내 위주로만 말을 하고 내 생각으로만 받아들이거나, 전혀 다른 뜻으로 생각하며 상대방 말은 제대로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하면 답답해지고 불편한 감정만 만들게 됩니다. 상황에 따라 말을 달리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억을 못 하고, 엉뚱하게 말을 전하기도 하면서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말하는 자신에게도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경우가 되는 것입니다.

 

언중유골(言中有骨)’, 평범한 말에 깊은 속뜻이 담겨 있으니 잘 알아차리라는 말입니다.

 

말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듣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생각이나 의식이 말로 나오는 순간 내용이나 본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에 어떤 말을 했느냐보다 어떻게 들었느냐가 중요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상대의 마음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왜곡되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듣다 보면 자신의 불편함을 합리화시켜 다른 이야기로 전달되게 마련입니다.

 

같은 말이어도 누가 했느냐에 따라,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의도가 다르게 전달이 되는 걸 보면, ‘이 같은 말 같아 보이지만 다른 말이 되어 펼쳐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에겐 별일이 아닌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별일이 될 수 있기에, 말을 들을 때는 본질을 잘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말은 단순히 입에서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말 한마디에는 내면에 있는 본성을, 자신의 성품(性品)과 인격(人格)을 한꺼번에 담아냅니다.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내면의 깊이로 진실함을 갖춘 말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열리게 하고, 말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말이란 입 밖으로 나오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번 나온 말은 누군가의 귀에 남고 마음에 스며들어 오랫동안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말을 아끼면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말로 함께 소통할 수 있기를···

 

심정도 전수/안산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