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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

밀교신문   
입력 :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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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맞이하는 연휴 아침이지만, 따뜻한 말이 오가며 아침 한 끼를 같이 먹는 게 쉽지 않은 집이 있다. 평소엔 각자 정신없이 출근하느라 스치는 일도 없다 보니 다 같이 시간 맞춰 식사하는 것부터 삐그덕거린다. 여유로운 아침은 어느새 역정으로 번지고, 쉽게 풀릴 수 있었던 오해는 서운함이 더해져 서로에게 등을 돌린다.

 

오해에서 이해로, 단절에서 연결로 가는 해결책은 대화에 있다. 누군가 대화를 왜 배워야 하냐고 묻는다면, 대화는 상대방을 바꾸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고, 상대를 보는 마음의 시선이 변하고, 불편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용기를 낼 수 있고, 서로에게 더 유익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서로가 행복해지는 지름길이 바로 대화에 있다. 대화가 단절된 집은 온기가 없어 차갑지만, 잘못된 대화로 가득한 집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줘서 따갑다.

 

가정에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재산은 일확천금이 아니라 대화다. 흔히들 건강한 대화를 하려면 역지사지 태도를 취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친구 사이라면 입장 바꿔 생각하는 것이 연습으로 가능하지만, 부모와 자녀 경우엔 쉽지 않다. 아이는 부모로서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로서의 삶을 살아본 적이 있는 부모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아이였을 때를 떠올리며, 자녀를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고함을 쳐서라도 답답한 마음을 전하려는 아이의 욕구가 무엇인지, 어디서 오는 두려움인지 귀 기울여야 한다. 억울함이 담긴 눈물의 의미를 알아차릴 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구할 수 있다. 주체할 수 없이 커져 버린 아이의 감정이 감당하는 게 버겁더라도, 자신을 알아달라는 구조신호를 온몸으로 보내는 것으로 바라본다면, 피하고 싶은 매서운 산불이 아니라 애처로워 감싸고 싶은 손난로처럼 느껴질 것이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독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큰아이는 더 큰 사랑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애정결핍 대신 애정이 넘치는 어른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툴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부모님이 있었다. ‘도대체 왜 그러니? 왜 이럴까?’라는 시선으로 아이의 행동이나 감정을 판단하고 이해하려는 태도 대신, ‘그럴 수 있지, 그랬구나~’라며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준 순간을 먹고 자랐다.

 

수많은 다툼과 갈등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끈을 놓지 않은 건 아이를 향한 부모의 짙은 책임감, 헤아릴 수 없는 희생, 무한한 사랑 때문이었고, 그 사실을 서서히 깨달은 아이는 불평하는 걸 멈추고, 어떤 형태의 관심이 얼마만큼 왜 필요한지를 표현하는 연습을 키우며 단단해졌다. 자기 감정표현을 잘하려면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훈련을 거듭했고 그 결과 타인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공감 능력도 향상되었다. 결핍으로 시작되었지만, 결국엔 더 유연한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보완해준 셈이다

 

양유진/네이버 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