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론 설법 46-생활 중에 깨달아라<각(覺)>

밀교신문   
입력 :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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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복지전수(福智全修)이니, 삼밀행과 희사(喜捨)로써 복덕지혜(福德智慧) 구족(具足)하게  부지런히 닦을지요. 이는 사리필구(事理必究)이니, 내가 당한 모든 일에 그 이치를 연구하고 판단하여 볼 것이라.


진리와 현실은 같은 것입니다. 본체와 그림자 사이와 같아서 본체가 곧 그림자요 그림자가 곧 본체입니다. 다만 본체는 변함에 없지만, 그림자는 빛에 의하여 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면서 모양도 빛의 각도에 따라 변화무상할 뿐입니다. 진리와 현실을 사람에 비유하면, 자성불(自性佛)과 자성중생(自性衆生)입니다. 진리의 불인 자성불은 영원한 것이요 현실의 중생인 자성중생은 일시적 머물다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본래 자성불<육대(六大)>이 어느 때부터 형상의 업을 지어<사만(四曼)> 자성을 감춘 중생으로 태어난 것입니다<삼밀(三密>. 이를 자성중생이라 합니다. 

 

보통의 눈으로는 자성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중생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자성의 본성을 잃어버리고 형상의 업이 시키는 대로 활동하며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을 더 많이 받으면서 육도를 오르내리면서 윤회하고 있습니다. 윤회하는 중생이 바라는 것은 복과 지혜의 구족입니다. 중생은 복지 구족을 바라면서 얼마든지 즐겁게 행복하게 안락하게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괴로움을 더 많이 받으며 살아갑니다.

 

진각성존은 자성 중생의 바라는 근본을 알았기에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법으로 복지전수, 사리필구, 생활취사(生活取捨), 결과내증(結果內證)의 실천법을 말씀하셨습니다. 앞의 둘은 자성 중생을 제도하는 근본이요, 뒤의 둘은 응용 실수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현교 사홍서원과 밀교 오대서원에서 “가가 없는 중생을 제도하기 서원합니다<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는 곧 자성중생<자성중생서원도(自性衆生誓願度)>의 재도를 뜻하는 것입니다. 

 

현교는 자성중생 제도 방법으로 “다함이 없는 번뇌 끊기를 서원합니다<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로 이어집니다. 방법으로 자성번뇌<자성번뇌서원단(自性煩惱誓願斷)> 끊는 법을 가르친 것입니다. 밀교는 자성 중생 제도의 방법으로 “가가 없는 복과 지혜를 모으기를 서원합니다<복지무변서원집(福智無邊誓願集)>”로 바뀝니다. 이것은 복지 구족한 즉신성불을 밝힌 것입니다.

 

이왕지사(已往之事) 중생으로 태어나서면 복지 구족하게 살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복지 구족하지 못한 중생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자비한 마음으로 화현하셨습니다. 중생과 같은 몸으로 태어났지만, 32상과 80종호 복지 구족한 모습으로 화현하신 것입니다. 32상은 복덕구족의 모습이요, 80종호는 지혜 원만한 모습입니다. 32상과 80종호는 한 생에 닦으신 것이 아닙니다. 무한한 생을 윤회하면서 복과 지혜를 닦아 나타난 즉신성불의 모습입니다. 연등불이 지나가는 진흙 길에 몸과 머리를 풀어 진흙을 밟지 않게 하셨고, 굶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보시하였으며, 사슴무리의 죽음의 난을 없애기 위하여 인왕 앞에 몸을 희생하고자 하였고, 한 구절의 정법을 얻기 위하여 나찰에게 몸을 보시하였으며, 바라문의 요구에 두 아들을 보시하고 아내마저 보시하였습니다. 이렇게 쌓은 공덕으로 32상과 80종호가 갖추어진 것입니다. 다시 32상은 하나의 상마다 100가지의 선행이 모여서 3000 위의가 구족하였으며, 80종호는 하나의 종호마다 1,000가지 슬기로운 행이 모여서 8만 세행이 갖춰진 것입니다.

 

자성불을 바탕으로 태어난 자성 중생은 이 몸 이대로 즉신성불의 몸입니다. 중생이 참고 살아간다는 감인(堪忍)의 사바세계에 태어났다 하여도 괴로움을 참아가면서 살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자성 중생이므로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갈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 자격을 활용하지 않고 고통을 참으면서 살아갑니까? 불보살은 우리들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고 희망의 말씀으로 방법을 자세하게 경전 곳곳에 밝혔습니다. 

 

반야심경에 “보살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여 마음에 걸림이 없고 두려움 없고 잘못된 생각을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었으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여 위가 없고 견줄 바도 없는 올바른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셨습니다. 완전한 열반이 복지구족이요, 올바른 깨달음이 지혜 성취입니다. 이와 같이 화신불이 보이신 일대사인연의 가르침이 모두 자성 중생의 복지구족을 성취하도록 가르친 것입니다.

 

중생 생활은 복잡하고 변화가 무상하여 8만 4천의 다양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다양한 흐름의 길 가운데 복덕과 지혜로 향하는 길이 제일입니다. 이 길을 복지전수(福智全修)의 길입니다. 허물할 것이 없는 완전한 복과 지혜, 모자람이 없이 원만한 복과 지혜, 비교할 수 없이 평등한 복과 지혜, 변함이 없이 영원한 복과 지혜를 닦는 길입니다. 이러한 길은 자성을 찾는 참회 수행을 하였을 때 비로소 보일 것입니다. 나만의 이익과 나만의 안락과 나만의 건강과 나만의 행복과 나만의 권력과 나만의 명예를 방하착(放下著)하고, 일체중생의 이익과 안락과 건강과 행복하기를 바라는 서원을 세우고 참회하고 희사하고 염송하면 됩니다.

 

중생은 자성불이면서도 어리석음이 만연하여 비록 용맹심을 발휘하여 정진하여도 복지 구족을 성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일 힘들인 만큼의 공덕을 얻지 못하였으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사리필구(事理必究)입니다.

 

수행하기 전에 먼저 진리와 현실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옳고 그름, 맞고 틀림, 잘하고 못함의 분별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자신의 판단에 집착하거나 연연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전부 옳은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말이 전부 정답이 아닙니다. 자신의 수준으로 상대를, 사회를 판단하려 하지 마십시오, 자신은 해결사도 아니며, 판사도, 검사도, 변호사도 아닙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불보살의 가르침을 바르게 듣게 되고 깨닫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도 자신을 버린 수행으로 복과 지혜를 닦아 양족존(兩足尊)이 되신 것입니다. 우리도 자성 중생에 맞는 복과 지혜를 닦아 자성 중생으로써 양족존의 즉신성불을 하십시오.

 

자신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면, 자신의 생각, 행동, 언어를 방하착 하고 선지식을 찾고, 성인이 남긴 가르침을 열람하며, 그 분의 행적을 본받아 가르침에 순응하면 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챙기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고집하지 않는 행동과 말과 생각을 할 때, 자연히 진리와 하나 되고, 자연과 하나 되고, 사회와 하나 되고, 다섯 가지 복과 하나 되고, 다섯 가지 지혜와 하나 되어, 복지 구족을 이룰 것입니다. 원만하고 완전한 복과 지혜를 닦아 가난 없고, 병 없고,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다 함께 해탈의 삶을 살아가는 도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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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 정사/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