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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심인당에는 부처님이 세분 계신다.

밀교신문   
입력 :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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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님, 우리 심인당에 부처님이 세분 계십니다. 알고 계십니까!”

 

? 각자님 뭐라구요?”

 

자성일 불사를 마치고 신교도분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한 각자님께서 혼자만 알고 계신 비밀을 흥분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일반 사찰에야 불상을 모시고 있으니 부처님이 계시는 것이 당연하지만,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는 심인당에 부처님이 계시다니 반가우면서도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어느 자성일 아침, 각자님께서는 불사에 참석 못할 것 같아 심인당에 일찍 오셔서 염송하고 계셨다고 한다. 조금 있으니 노보살님 세분이 오셔서 말씀을 하시더란다. 새벽 정송하러 오신 보살님이 자성일불사 오실 보살님 각자님들 편하게 앉으시라고 방석을 다 깔아 놓고 가셨는데 많은 방석을 깔다 보니 좀 삐뚤빼뚤했던 모양이다. 이것을 보고 노보살님 한 분이 깔려면 제대로 깔지. 이게 뭐고!’ 타박을 하며 방석을 고치셨다. 옆에 있던 다른 노보살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방석을 깐 사람도 부처요. 고친 사람도 부처요. 이렇게 말하는 나도 부처다.” 하며 껄껄껄웃으시더란다. 여러 대중을 위해 방석을 깐 사람도, 고친 사람도 부처다. 그런데 삐뚤게 방석 깐 사람을 부처로 만들고, 타박하며 고친 사람도 부처로 만들었으니, 두 보살님을 부처로 만든 그 보살님도 부처가 맞다.

 

친정어머니 살아계실 때 어느 날 통화하던 중, 무슨 말끝이었던지 전수님, 우리 심인당에는 부처님이 다섯 분 계신데이.” 하며 자랑하듯 말씀하셨다. 그 소리를 들을 땐 그런가보다 했는데 통화를 끝낸 뒤 그 부처님이 도대체 누군지 너무 궁금했다. 어릴 적부터 다녔던 심인당이라 불명만 알려 주시면 누군지 알 수 있는 터라 어느 보살님이 부처님이신가궁금증이 더해갔다. 통화하기 전에는 통화하면 여쭤봐야지하고 통화를 끝내면 오늘도 못 여쭤봤네그러기를 여러 번. 어느 날은 여쭤보려고 작정하고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한술 더 떠서 말씀하셨다. “뭐라고? 내가 다섯 분이라고 했다고! 우리 심인당에는 부처님 많은데.” 하시며 시쳇말로 김새게 만드셨다. 그래서일까 많은 부처님께 둘러싸여 계셔선지 어머니는 행복하셨다.

 

교화하면서 참 많은 부처님을 만났다.

 

내 마음 번뇌스러울 때, 이럴 때 부처님은 어떻게 하실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답이 나오면 힘들더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여러 대중 앞에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보살님을 두고 오늘 저 보살님이 내 업장을 녹여주는구나! 보살님 고맙습니다.’ 하시던 보살님.

 

지옥의 자리에서 좋고 나쁜 모든 일이 다 내 인연임을 알고 편안하게 극락을 만들어가던 보살님.

 

나를 힘들게 하는 자리에 원망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아야 업장이 소멸됨을 깨쳤습니다.”

 

내가 힘든 그 자리가 복 지을 자리구나! 내가 미운 그 자리가 복 지을 자리구나! 싶습니다.”

 

그분들이 정말 100% 부처님이시냐면 그렇지는 않다. 분명 허물도 갖고 계신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 그분들은 부처님이셨다. 깨쳐서 성불하고 성불하여 실천하지만, 부처님 가르침대로 실천하면 그 순간 부처인 것이다.

 

지금도 부처님을 마주했던 그 순간을 생각하면 번뜩이는 법문으로 내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치던 그 날의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다. 부처님을 만나 가슴 한켠이 환희로 뻐근했던 느낌이 생생하다. 많은 고승들이 불보살님 친견하기를 서원했는데 부처님을 친견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부처님 종조님의 귀한 가르침을 실천하여 그 순간 부처님으로 나투신 보살님들이 너무 예뻤다. 고맙기 그지 없었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의 부처님을 만날지 벌써부터 가슴 설렌다.

 

지면의 한계가 있어 그동안 만난 많은 부처님을 다 적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법신생 전수/의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