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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호-세상을 바꾸는 ‘돈쭐’, ‘혼쭐’ 문화

밀교신문   
입력 :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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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돈쭐’, ‘혼쭐문화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MZ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돈쭐돈으로 혼쭐 낸다는 뜻의 긍정 신조어이며, ‘혼쭐은 그 반대 의미로 쓰인다. 경제 활동을 시작한 젊은이들의 소비 방식이 소셜 미디어를 타고 즉시 전파되면서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사람의 선행이 돈쭐로 돌아오고, 다시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된다. 이들은 좋은 일에는 돈쭐이라는 구매로, 갑질 기업에는 혼쭐이라는 불매 운동을 같이 벌인다. 작년 초에 소년 가장 형제에게 치킨을 제공하고, 이발까지 시켜서 보낸 홍대 치킨집의 미담을 기억한다. 개인의 인스타그램으로 알려지면서 돈쭐주문이 일어났고, 사연이 방송에 소개되어 선한 영향력 가게캠페인으로 번져갔다. 코로나19 불황으로 자신의 가게를 건사하기도 힘든 소상공인 식당들도,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훈훈한 소식을 이어가고 있다.

 

선한 영향력 가게는 급식카드를 이용하는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시민모임으로 20197월 시작되었다. 지금은 2,600여 곳의 외식업체가 가입했다. 6,000원 한도인 급식카드로 망설이는 고등학교 여학생에게 음식을 제공한 해장국집, 부대찌개 식당, 홍대 맛집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많은 가게의 선행이 소개되었다.

하지만 선한 영향력 가게가 체계를 갖출수록 찾아오는 아이들이 오히려 줄어드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까지 학교 주변 가게가 더욱 그렇다. 무엇이 이들의 방문을 어렵게 할까? 주변 시선에 아이들은 급식카드를 꺼내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고,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좋은 일도 이른바 멍석깔아놓으면 오히려 눈치 보이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선한 영향력 가게의 좋은 뜻을 살리는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배달비 없는 음식 배달이나 키오스크를 통한 포장주문,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주문 등 티 나지 않게 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자. 그래서 선한 영향력 가게의 긍정의 힘이 세상을 바꾸는 나눔 문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