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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生存)을 위한 전략(戰略)

밀교신문   
입력 :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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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生存)을 위해 전략이 왜 필요한가? 전략(戰略)은 생존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다양한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6.25라는 동족상잔의 뼈아픈 역사를 생각해 보자. 단 며칠 새 서울이 함락되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상황에서 구사일생 '생존'을 가능하게 했던 동력이 무엇이었을까?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돋보였던 것은 역시 인천 상륙 작전이 아니었을까. 패색이 짙었던 그 위기 상황에서 리더는 정교한 상황 판단에 의한 치밀한 전략으로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천상륙 작전은 '전략'이 생존에 절대적으로 작용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제 냉엄한 정글의 법칙이 작동하는 자연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몸집이 아주 작은 꼬마물떼새 어미가 물가 자갈밭에 알을 낳아 품고 있다. 이 광경을 조류계 상위 포식자인 황조롱이가 높은 나무꼭대기에서 주시하고 있다. 황조롱이는 꼬마물떼새 새끼가 알에서 부화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어미를 사냥할 수도 있겠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라, 큰 힘 들이지 않고 먹이를 사냥할 수 있는 새끼의 부화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즉 황조롱이 나름의 '전략'인 셈이다. 며칠 뒤 알에서 새끼가 부화하고, 새끼는 본능적으로 천적 포식자의 표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움직인다. 이 또한 약자의 타고난 생존 전략이다. 그런데 황조롱이는 미동도 없다. 이 광경을 그저 주시만 하고 있다. 물론 꼬마물떼새 어미도 이러한 황조롱이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0

 

며칠이 더 지나자 꼬마물떼새 어미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끼를 데리고 이동을 준비한다. 열린 공간에서 안전한 숲으로 새끼를 이주시키려는 의도였다. 드디어 황조롱이가 높은 나무 꼭대기에서 새끼들을 향해 살기 어린 발톱을 세워 덮치려고 한다. 백척간두의 지경에 처한 꼬마물떼새 새끼다. 이때 어미 새는 갑자기 다리를 절뚝거린다. 생사를 가르는 이 절박한 위기 상황에서 어미 새는 왜 갑자기 이런 행동을 했을까? 어미 새는 새끼에게 닥친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황조롱이의 주의를 자신에게 끌기 위해 연기를 한 것이다. 새끼를 덮치려 했던 황조롱이는 순간 절뚝거리는 어미로 향한다. 황조롱이는 어미를 더 좋은 먹잇감으로 생각한 것이다. 절뚝거리는 어미 새가 황조롱이의 주의를 끄는 사이 새끼들은 재빨리 숲으로 숨는다. 새끼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것을 본 어미 새는 자신을 노렸던 황조롱이를 피해 재빨리 도망을 친다. 어미는 물론 새끼 모두 '생존'에 성공했다. 꼬마물떼새 어미의 '전략'이 생존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인간사든 자연계든 전략의 부재는 생존의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1세기 치열한 무한 경쟁의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을 관찰해 보면 자신만의 전략이 있다. 잘 사는 국가 또한 견고한 전략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처럼 전략은 자신은 물론 사회, 국가를 살리고 나아가 전 지구적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 동력인 것이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위기는 오늘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2022년 봄, '생존을 위한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가 아닐까.

 

방건희/진선여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