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론 설법 44-불공공덕(佛供功德)

밀교신문   
입력 : 2022-02-25  | 수정 : 2022-03-29
+ -

<밀교신문 연재> 실행론 설법44

20220127141748_e93b0c0f6c0158edaa005af10886abc5_436j.png

 
불(佛)에 공양(供養)하는 자는 큰 복덕을 얻게 되며, 속히 보리성취(菩提成就) 하여 일체중생들이 안락(安樂)함을 얻게 하며, 법(法)에 공양하는 자는 지혜가 곧 증장(增長)하여 법의 자재(自在) 증득(證得)하고 모든 법의 그 실성(實性)을 능히 깨쳐 알게 되며, 승(僧)에 공양하는 자는 한량없는 복덕성(福德性)과 일체 자량(資糧) 증장하고 불도성취(佛道成就) 되느니라.
 
부처님께 귀명 함은 믿음의 불공이요, 법에 귀명 함은 깨달음의 불공이요, 승에 귀명 함은 화합의 불공입니다. 자성의 믿음을 공양하고 자비의 가르침을 깨우쳐 공양하고 모든 것과 하나 되는 화합을 공양하는 것이 불법승 삼보에 불공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뜻을 세운 불공은 기복불공(祈福佛供)이 아닌 자성을 찾아 밝히는 불공이 될 것입니다.
불공은 하나 되는 행위입니다. 불공은 동화되는 수행입니다. 불공은 평등하게 나눔을 실천하는 행위입니다. 이를 밀교에서는 상호공양(相互供養)이라 합니다. 불과 보살이 상호 공양하여 여래를 이루고, 보살과 중생이 상호 공양하여 응공(應供)을 이루고, 중생과 불이 상호 공양하여 즉신성불 하는 것입니다.
 
즉신성불은 곧 선지식입니다. 선지식은 자신이 곧 여래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응공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정변지(正徧智)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명행족(明行足)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선서(善逝)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세간해(世間解)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무상사(無上士)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조어장부(調御丈夫)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천인사(天人師)임을 깨닫는 것이요, 자신이 곧 불세존(佛世尊)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불공이란 용어 속에 법공(法供) 승공(僧供)의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통일하여 불공이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불공은 곧 즉신성불을 이루는 선지식으로 승공이 되는 것입니다. 승공은 또한 화공(化供)으로 교화를 뜻합니다.
 
싯다르타 태자도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다음 열반에 드시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바라나시로 향하였습니다. 승공하는 수행자는 일체중생을 위하여 서원하고 참회하고 희사하고 정진하면서 바른 생각으로 공양하고 바른 말씨로 공양하고 바른 행동으로 공양하여야 합니다. 부처님은 보살이 되어 중생을 교화하지만, 수행자는 선지식으로 일체중생을 해탈의 길로 이끌어야 합니다. 화엄경에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을 친근하고 법을 물었을 때, 선재동자의 수행력을 보고 선지식을 찾는 길로 덕운비구를 찾도록 하였습니다. 이로부터 52선지식을 찾아 법을 배우고 익히고 깨달음을 얻은 다음 다시 문수보살을 찾아 해탈의 법을 완성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법을 청할 때는 선지식을 찾아야 하고, 법을 청하는 사람이 있으면, 선지식이 되어야 합니다.
 
선지식은 일체중생을 이익과 안락을 주면서 만물에까지 편안함을 줍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뛰어나지도 않고, 군림하지도 않고, 자연과 함께하면서 흙에 있으면 흙과 하나가 되고, 물에 있으면 물과 하나가 되고, 불에 있으면 불과 하나가 되고, 나무에 있으면 나무와 하나가 되고, 바람에 있으면 바람과 하나가 되고, 허공에 있으면 허공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어느 장소 어느 시간에 있으나, 그 시간과 그 장소와 동화되어 하나 되는 것입니다. 재물을 구하면 재물과 하나 되고, 명예를 구하면 명예와 하나 되고, 건강을 바라면 건강과 하나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지식의 삶입니다. 자연과 멀리하지 않고 시간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선지식입니다. 악지식은 자연과 상대를 믿지 않은 것이며,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지 않은 것이며, 만물과 동화되지 않고 역순(逆順)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혼자만이 오롯하면 악지식입니다. 자기만을 생각하면 악지식입니다. 자기만의 일을 하면 악지식입니다. 악지식의 마음으로 하는 불공은 올바른 불공이 될 수 없고, 공양하여도 올바른 공양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이보다 몇 배의 힘을 쏟아도 공덕 성취는 한미(限微)하게 될 것입니다.
 
세간에서 말하는 불공은 가난한 사람이 재물을 구하기를 바라고, 헐벗은 자가 옷을 구하기를 바라고, 병든 자가 병의 쾌유를 바라면서 자리를 구하고 명예를 구하기 위하여 불공합니다. 희사하고 기도하는 불공을 합니다. 이러한 불공은 곧 기복 불공이 되는 것입니다. 기복 불공은 자신의 원과 같은 본존을 찾습니다. 삼세의 행복과 성공을 위하여 천불(千佛)도량과 오불(五佛)도량을 찾고, 병고 해탈을 위하여 약사(藥師) 도량을 찾고, 이고득락(離苦得樂)을 위하여 미타(彌陀)도량을 찾고, 보은의 마음으로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도량을 찾고, 지혜를 얻기 위하여 문수도량을 찾고, 행원을 성취를 위하여 보현도량을 찾고, 현실의 복락을 위하여 관음도량을 찾고, 자녀를 얻기 위하여 칠성도량을 찾고, 신통함을 얻기 위하여 나반도량을 찾고, 풍어와 바다의 안전을 위하여 용왕도량을 찾고, 재앙을 소멸하기 위하여 신중도량을 찾고, 지옥을 면하기 위하여 지장도량과 시왕도량을 찾습니다.
 
이 모든 도량을 찾는 중심은 자신의 마음입니다. 자신의 마음에 천하의 서원도량이 총지(總持)하여 있습니다. 낱낱의 부처와 낱낱의 보살과 낱낱의 명왕을 찾아 불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 자심에 총지한 도량을 찾아 귀명하고 참회하여 비로자나불의 본심진언을 염하고 송하면서 자신의 바라는 마음으로 상호공양하면, 나의 바라는 마음을 불보살이 알고, 자연 법계가 알고, 삼라만상이 알게 되어 자연 절로 모든 서원이 성취될 것입니다.
 
자신이 인을 짓고 부모를 찾아 함께 동업을 지어 태어난 이 몸은 소중한 것입니다. 소중한 몸은 모두 상호공양으로 이루어진 즉신성불의 몸입니다. 즉신성불한 몸은 비로자나불과 마왕 파순이가 함께 존재합니다. 선지식의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은 비로자나불의 힘을 가지 받음이요, 악지식의 마음으로 생활하면 마왕 파순이의 힘을 가지 받은 것입니다. 가지 받는다는 것은 주인공을 정하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반드시 상호공양의 올바른 불공으로 비로자나불을 주인공으로 하는 가지를 받아 해탈의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불공은 자신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최대한 배려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공하지 않는 가족에게 불공을 핑계 삼아 불편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이 서로에게 공양하는 마음의 시작입니다.
 
진각성존은 “한 사람이 정기불공을 하여 자기가 이익하고 행복함은 물론이요, 또한 교도 전체에게 그 이익과 행복이 1/10, 1/100, 1/1000이라도 회향하게 되어 개개인이 모두 이익된다.” 하셨습니다. 이러한 법이 내가 사는 마을과 사회와 국가도 그 해택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법승 삼보에 상호공양 하는 불공 공덕입니다.

5며.jpg

혜정 정사/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