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관계를 잘 풀어나가려면?

밀교신문   
입력 :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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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간에 인연이 잘 풀리려면 무엇보다 시간을 두고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서로의 마음 씀씀이도 넉넉해야겠지요. 그런데 요즘 마음이 급한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단기적인 안목으로 이른바 돈 되는관계만 맺고 유지하려고 하잖아요. 당장 큰 이익이 없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관계를 맺어 나가야 하는데, 작은 이익에 집착해서 소탐대실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나무를 심고 가꾼다고 할 때, 그 나무가 심자마자 당장에 큰 그늘이 되어서 모두에게 더위를 식혀주는 건 아니겠지요. 나무가 커서 그늘을 만들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세월을 기다려 줘야 해요. 병아리가 닭이 될 때까지 따뜻한 온도에서 품어줄 줄 알아야 하는데, 품어주기는커녕 조바심을 내면서 날달걀을 덜렁 깨뜨려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린 보통 그러잖아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너한테 준 돈이 얼만데.” 이러면서 내가 관심을 쏟은 만큼, 상대도 나만큼 해주길 기대하는 조급한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순수했던 인연이 어느 순간부턴가 현실적인 타산에 물든 악연으로 변질되고 마는 거예요.

 

그러니 인연을 가꾸기 위해 쏟아부은 정성이 금방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답답해하거나 아쉬워해서는 안 됩니다. 심은 나무가 자라서 그늘이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인연을 발전시키기 위해 쏟은 노력과 정성이 결실을 맺는 데도 인내가 필요한 법입니다. 편안하게 참을 수 있는 안인이 된다면 더더욱 좋겠지요.

 

양계장에 가 보세요. 좀 더 빨리, 그리고 많이 달걀을 낳게 하려고 24시간 불을 켜 놓고 있습니다. 말이 양계장이지, 이건 폭력이에요. 동물 학대입니다. 내가 얻을 대가에 대해서 조급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지금의 내 삶을 온전하게 집중하면서 살 수 있어요. 내가 그 사람에게서 받을 것을 아직 못 받았다면, 그 사람에게도 사정이 있는 거겠지요. 바로 돌려주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 또 언젠가 내 자식들이 더 좋은 것을 받을 수도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이 좋습니다.

 

인연이 성숙할 때까지 묵묵하게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 진언행자가 되시기를 서원하면서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귀한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일체유정(一切有情) ()한 마음 물사(物事)에만 쏠리므로 만유실체(萬有實體) 못 본 자는 집착하여 전도(顚倒)한다. 현실밖에 없다 하고 이익한 데 집착하면 진리로서 요익(饒益)한 데 들어가기 어렵다.”(실행론 5-8-1)

 

길상심인당 주교